93세 버핏의 놀라운 ‘워라밸’…“새벽 4시에 기상할 마음없어”
미국의 가장 유명한 사업가들이 일을 위해 극도로 엄격한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는 것과 달리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놀라울 정도로 건강한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30일(현지시간) 미 경제지 포춘은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CEO들이 새벽이 오기 전에 일어나 극도로 하드코어한 업무 환경을 조성하는 것으로 헤드라인을 장식할 때 워런 버핏과 같은 CEO에 대해 읽는 것은 신선하다”며 “그는 컴퓨터 없이, 최소한의 회의만 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고 전했다.

당연히 버핏이 게으른 것은 아니다. 포춘지는 “2005년 월스트리트저널(WSJ)의 특집 기사를 보고 그가 읽고 생각하는 시간과 오프라인 상태를 유지하는 능력, 참석하고 싶지 않은 회의를 피하는 능력을 부러워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로써 현대 사무직 어디에나 존재하는 이메일, 슬랙 메시지 등의 끊임없는 방해 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유형의 ‘딥워크’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모든 명확한 정신적 공간이 버핏이 자신의 직감을 믿을 수 있게 해준다는 설명이다.

버핏은 WSJ에 “나는 좋은 환경을 만들었다”며 “내가 해야 할 일은 생각하고 다른 사람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뿐”이라고 밝혔다.

특히 버핏의 유명세에 비해 그의 일상이 놀라울 정도로 평범하다는 평가다. 그의 일상엔 새벽 4시의 크라이오테라피(냉각 사우나)나 일일 체지방 검사와 같은 것도 없다.

버핏은 “합리적인 오전 6시 45분에 일어나 뉴스를 읽고 때로는 시장이 열린 후에도 사무실에 도착한다”고 말했다. 그의 식단 또한 건강식이 아닌 맥도날드, 콜라 등인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여가 시간에는 책을 읽고, 정신을 예리하게 유지하기 위해 브리지를 하고, 우쿨렐레를 연주한다”고 덧붙였다.

버핏은 또한 2017년 한 인터뷰에서 “잠을 꽤 많이 잔다”며 “나는 자는 것을 좋아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나는 보통 밤에 여덟 시간을 자고, 새벽 4시에 일어나 출근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포춘은 “WSJ가 이 인터뷰를 보도한 지 거의 20년이 지났기 때문에 그 사이 몇 가지 사항이 변경됐을 수 있으나 그는 오랫동안 같은 일상을 유지해 왔다”고 덧붙였다. 버핏의 친한 친구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립자 빌 게이츠는 “버핏은 습관의 존재”라고 밝힌 바 있다.

게이츠는 “내가 존경하는 버핏의 습관 중 하나는 그가 회의 없이 일정을 지킨다는 것”이라며 “그는 거절하는 데에도 능숙하며 사무실에 앉아서 읽고 생각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외에도 그가 할 일이 몇 가지 있지만 많지는 않다”고 언급했다.


김나영기자 nan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