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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무게를 줄일 수 있어 ‘신의 금속’으로 불리는 고장력 강판을 10년 넘게 연구한 40대 연구원 A씨. 그는 최근 경기 판교의 한 공유오피스에서 중국 바이어 B씨에게 중국에서 일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A씨는 이직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B씨는 언제든 연락하라며 회사 소개서를 건넸다. A씨는 “꿈도 못 꿔본 연봉에 자녀들 국제학교 학비, 양가 부모님 건강검진(1인 500만원대), 가사도우미까지 제공하겠다는 제안이 귓가에 맴돈다”며 “흔들릴 수밖에 없는 조건”이라고 말했다.S급 인재 빼가는 중국3일 과학계에 따르면 한국의 우수 인재를 빼가려는 중국의 움직임이 날이 갈수록 노골화하고 있다. 연봉은 세 배가 기본인 데다 50평(165㎡)대 아파트, 통역 지원, 연 여섯 차례 한국에 오갈 수 있는 왕복 항공편, 세금 대납 등 갖가지 혜택을 제시한다.과거엔 대기업에 접근해 기술 유출을 대가로 거금을 건넸지만 최근엔 대기업 계열사나 중소·중견기업, 대학, 연구소 등으로 공략 대상이 다양해졌다. 중국 헤드헌터들은 연구개발(R&D) 인재들이 모인 판교, 테헤란로, 대덕연구단지에서 대놓고 영입전을 펼치고 있다. 해외 유명 학회에 참가한 특정 교수를 영입하기 위해 현지에 방문하는 ‘핀셋 헌팅’도 벌어진다.유럽이나 미국을 거쳐 중국으로 가는 ‘우회 제안’을 하는 것도 새롭게 나타난 양상이다. 서울대에 재직 중인 한 교수는 “중국이 투자한 유럽 관계사로 이직한 다음 3년 뒤 중국 본사로 옮기는 방안을 제시했다”며 “미국에 중국 자본으로 스타트업을 차리고 그리로 유도하기도 한다”고 했다.날로
2024.11.03
중국계 미국인인 제인 우 노스웨스턴의대 교수가 지난 8월 시카고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18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중국계 물리학자인 장서우청 스탠퍼드대 교수가 갑자기 사망한 것이다. 두 교수가 ‘천인계획’에 참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들이 미·중 갈등의 희생양이 됐다는 음모론이 퍼졌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GT)는 “중국의 ‘과학 굴기’를 견제하려는 미 행정부가 중국 과학자를 대상으로 마녀사냥을 일삼은 결과”라고 지적했다.천인계획에 대한 미국의 대응은 무자비할 정도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연구자의 비자 심사를 강화한 것은 기본이다. 국립보건원(NIH)과 국립과학재단(NSF)은 천인계획 참여 연구자에게 자금 지원을 끊었다. 국방부는 3000건 이상의 연구 프로젝트를 샅샅이 뒤져 중국 연관성이 발견된 공동 연구 300여 건을 중단했다.연방 정부와 의회도 중국을 견제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달 중국계를 겨냥한 방첩 프로그램인 ‘차이나 이니셔티브’ 법안이 하원을 통과했다. 찬성이 237표, 반대가 180표였다. 공화당이 고안한 프로그램임에도 다수의 민주당 의원이 찬성표를 던졌다.차이나 이니셔티브가 가동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18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우수 인재와 지식재산권(IP)을 탈취하려는 중국 시도를 저지하려는 목적의 수사 프로그램이 만들어진 바 있다. 인종적 편견과 공포를 조성한다는 우려가 커지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22년 2월 이 프로그램을 종료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다시 바뀌었다. 공화당의 랜스 구든(텍사스) 하원의원은 “중국은 미국의 IP와 인재에
2024.11.0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정예 부대인 ‘특수작전군’이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 지역에 집결하고 있다. 북한 당국이 분쟁 지역에 대규모 전투병력을 파병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대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북한군 파병 문제가 우크라이나전쟁의 향배를 좌우할 결정적인 ‘게임체인저’로 부상했다는 분석마저 나온다. 이번 사태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말처럼 ‘러·북 양측의 일(это дело двух сторон)’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터에 북한이 군대를 보낸다는 ‘설’이 ‘사실’로 확인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6일 의회 연설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인력을 공급한 사실을 정보기관이 확인했다”며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전쟁에 사실상 두 번째 국가가 참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파병설이 나온 지 이틀도 안 된 18일 윤석열 대통령은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북·러 군사 밀착이 군사 물자의 이동을 넘어 실질적 파병으로까지 이어진 현 상황은 우리나라는 물론 국제사회를 향한 중대한 안보 위협”이라고 평가했다. 같은 날 국가정보원도 “북한이 8일부터 러시아 파병을 위한 특수부대 병력 이동을 시작했다”며 북한군의 참전 사실을 전격 확인했다. 국정원은 북한 특수부대 1500여 명이 러시아 태평양함대 소속 상륙함 네 척과 호위함 세 척에 타고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했으며 곧 전선에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신중한 입장을 보이던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2
2024.10.29
북한 특수작전군은 제11군단 예하 10개 여단, 각각 2개의 해상 및 공중저격여단 등으로 구성되며 전체 인원은 20만 명 수준이다. 북한에서 ‘폭풍군단’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제11군단의 전신은 1968년 청와대 습격 사건을 주도한 특수 제8군단이다. 북한 파병부대는 제11군단을 모체로 구성됐으며 초대 사령관에 김영복 총참모부 부총참모장(상장)이 발탁된 것으로 보인다.김영복은 제11군단장을 지내는 등 특수전 및 합동작전에 정통한 인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최측근 인사다. 김정은이 김영복을 파병 사령관으로 임명한 것은 러시아의 특별군사작전에 깊게 관여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김정은은 후방 침투 및 교란, 시설 파괴 등 주로 ‘적지 종심 작전’(적 전투력의 중추부를 타격하는 작전)에 특화된 정예 특수작전군을 파병하기로 했다. 하지만 특수작전군은 북한 전역에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시기 국경 통제 임무에 순환 배치돼 탈북자 감시 등 경계 임무를 수행한 탓에 전투 감각이 떨어졌다는 평이 많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장의 작전 환경이 대부분 평지이고 무인기 등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가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만큼 산악 지형에 특화된 북한 특수작전군의 일반적인 임무 환경과도 차이가 크다.따라서 북한 특수작전군은 자폭 드론 등 신형 전투 장비 운용 및 지형 숙지와 같은 필수 전시 교육을 거쳐 전투 감각을 끌어올리고 점진적으로 러시아군과의 연합태세를 확립해 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일부 특수작전군은 쿠르스크 탈환 작전에 우선 투입돼 국경 통제, 우크라이나군 후방 퇴로 차단, 게릴라 작전 등의 임무를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1만2000명 규모로 예상되는
2024.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