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멀리 더 정확하게…골프채 '피팅'이 첫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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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댓 취미 - 골프 장비 선택할 땐
전문 피팅룸에서 스윙 속도·스피드 측정 후
샤프트 무게·휨 정도 등 다양한 변수 조합
내 몸·실력에 딱 맞는 클럽 찾을 수 있어요
전문 피팅룸에서 스윙 속도·스피드 측정 후
샤프트 무게·휨 정도 등 다양한 변수 조합
내 몸·실력에 딱 맞는 클럽 찾을 수 있어요
남서울CC 16번홀 파5, 라이벌인 동반자가 똑바로 날아가는 240m짜리 티샷을 날렸다. 어안이 벙벙할 새도 없이 3번 유틸리티로 툭 쳐서 투 온 성공. “에이 잘 못 쳐요”라는 너스레에 부아가 치민다. 집으로 돌아와 거리가 잘 나간다는 드라이버를 검색해본다. 요새 잘나간다는 클럽을 구입해 복수를 노린 다음 라운드. 첫 티샷에서 비명 같은 탄식이 터졌다. “어 왜 이러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골프 인구 증가를 불렀다. 골프 동호인이 늘면서 클럽 수요도 폭증했다. 그러나 충분한 사전 준비 없이 덜컥 골프백을 채웠다간 후회하기 십상이다. 전문가들은 골프 초보든 고수든 한 번쯤 피팅을 받고, 나에게 맞는 샤프트가 무엇인지 알아볼 가치가 있다고 조언한다.
서울 도곡동 PXG 직영점에서 마스터 피터로 활동하는 정승우 카네 과장을 만났다. 그는 리디아 고, 최혜진, 김세영, 홍란 등 유명 프로 선수들의 피팅을 맡았던 베테랑이다.
정 과장은 “피팅이란 내가 어떤 구질을 갖고 있는지, 스윙 스피드는 얼마나 나오는지 등의 데이터를 확보한 뒤 적절한 클럽 스펙을 찾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내 실력에 맞지 않는 채를 쓰고 있다면 잠재력에 못 미치는 거리가 나오거나 샷이 엉망으로 나와 흥미를 잃을 수 있다. 샤프트뿐만 아니라 그립, 헤드, 심지어 볼도 피팅의 영역이다.
피팅을 위해선 먼저 자신이 쓰던 클럽을 갖고 와야 한다. 전문 피팅룸에서 기존 채의 특성을 파악하는 게 먼저다. 분석에는 주로 트랙맨이나 GC쿼드 같은 장비가 쓰인다. 스윙 속도, 타구 스피드, 비거리 같은 기본 자료부터 골퍼가 올려치는지, 내려찍는지, 인 투 아웃 스윙인지 아웃 투 인 스윙인지 등도 체크한다.
여러 번의 시타를 거쳐 나온 데이터를 확인한 뒤 샤프트 무게, 샤프트의 휨 정도(플렉스), 헤드 로프트 각 등 다양한 변수를 조합해 최적의 결과를 도출한다. 흔히 건장한 체격은 드라이버에 60g대 스티프(S) 플렉스 샤프트를, 왜소한 체격은 40g대 레귤러(R) 샤프트를 써야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건 정답이 아니다.
나에게 맞는 골프 클럽을 구하는 것은 천생연분을 찾아 떠나는 모험과도 같다. 10m만 더 멀리, 조금 더 원하는 곳으로 날리기 위해 마니아들은 어떤 수고도 감내한다. 부산에서 활동하는 아마추어 골퍼 정슬기 씨(37)도 그중 한 사람이다. 구력 4년의 보기 플레이어인 그는 스탁 샤프트(골프 클럽을 살 때 이미 끼워져 있는 기성품) 대신 애프터마켓 샤프트로 불리는 전문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그는 “내 몸 외 모든 장비에서 의심할 여지를 남겨놓지 말자는 생각에 1년 차 때부터 투어AD의 모델 10여 개를 구해 쳐 본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유명 샤프트를 적극적으로 구해 쓰고 있다.
요즘 가장 뜨거운 애프터마켓 샤프트는 후지쿠라의 벤투스다. 더스틴 존슨, 로리 맥길로이 같은 유명 선수들이 벤투스 샤프트를 사용하면서 인기가 퍼졌다. 지난달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E1 채리티 오픈 우승자 지한솔,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KB금융 리브챔피언십 우승자 문경준도 드라이버에 각각 벤투스 레드와 블랙을 끼웠다.
애프터마켓 샤프트의 대명사 투어AD는 최근 VR 모델이 인기를 끌고 있다. 투어AD는 고탄도, 저탄도, 드로, 페이드 등 골퍼의 취향에 맞춰 다양한 제품군을 형성하고 있다.
철제(스틸) 샤프트와 탄소 섬유를 추가 가공한 그라파이트 샤프트가 양분했던 아이언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에어로테크사의 스틸파이버는 그라파이트 샤프트에 가는 철제 섬유를 감아 만든 아이언용 샤프트다. 스틸 샤프트 대비 10g 정도 가벼우면서도 비슷한 강성을 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스틸은 버겁고, 탄소 섬유를 추가 가공한 그라파이트는 너무 가볍거나 ‘시니어용 채’를 쓴다는 놀림을 받기 싫은 사람들에게 대안이 될 수 있다.
퍼터도 그라파이트 재질의 샤프트가 점차 영역을 넓히고 있다. 미국 BGT사의 스태빌리티 샤프트가 대표적이다. 8겹 탄소 섬유가 퍼팅 시 뒤틀림을 최소화해 스트로크의 일관성을 높인다. 그라파이트 소재답게 부드러운 타감도 특징이다.
이 같은 전문 샤프트는 드라이버용 기준 30만~50만원이다. 웬만한 기성품 드라이버 한 개 값이다. 자신에게 맞는 샤프트 스펙을 피팅숍에서 추천받은 뒤 중고 거래를 통해 구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해외 직구도 늘고 있지만 정식 수입사를 통해 구입하는 것이 안전하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서울 도곡동 PXG 직영점에서 마스터 피터로 활동하는 정승우 카네 과장을 만났다. 그는 리디아 고, 최혜진, 김세영, 홍란 등 유명 프로 선수들의 피팅을 맡았던 베테랑이다.
정 과장은 “피팅이란 내가 어떤 구질을 갖고 있는지, 스윙 스피드는 얼마나 나오는지 등의 데이터를 확보한 뒤 적절한 클럽 스펙을 찾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내 실력에 맞지 않는 채를 쓰고 있다면 잠재력에 못 미치는 거리가 나오거나 샷이 엉망으로 나와 흥미를 잃을 수 있다. 샤프트뿐만 아니라 그립, 헤드, 심지어 볼도 피팅의 영역이다.
피팅을 위해선 먼저 자신이 쓰던 클럽을 갖고 와야 한다. 전문 피팅룸에서 기존 채의 특성을 파악하는 게 먼저다. 분석에는 주로 트랙맨이나 GC쿼드 같은 장비가 쓰인다. 스윙 속도, 타구 스피드, 비거리 같은 기본 자료부터 골퍼가 올려치는지, 내려찍는지, 인 투 아웃 스윙인지 아웃 투 인 스윙인지 등도 체크한다.
여러 번의 시타를 거쳐 나온 데이터를 확인한 뒤 샤프트 무게, 샤프트의 휨 정도(플렉스), 헤드 로프트 각 등 다양한 변수를 조합해 최적의 결과를 도출한다. 흔히 건장한 체격은 드라이버에 60g대 스티프(S) 플렉스 샤프트를, 왜소한 체격은 40g대 레귤러(R) 샤프트를 써야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건 정답이 아니다.
나에게 맞는 골프 클럽을 구하는 것은 천생연분을 찾아 떠나는 모험과도 같다. 10m만 더 멀리, 조금 더 원하는 곳으로 날리기 위해 마니아들은 어떤 수고도 감내한다. 부산에서 활동하는 아마추어 골퍼 정슬기 씨(37)도 그중 한 사람이다. 구력 4년의 보기 플레이어인 그는 스탁 샤프트(골프 클럽을 살 때 이미 끼워져 있는 기성품) 대신 애프터마켓 샤프트로 불리는 전문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그는 “내 몸 외 모든 장비에서 의심할 여지를 남겨놓지 말자는 생각에 1년 차 때부터 투어AD의 모델 10여 개를 구해 쳐 본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유명 샤프트를 적극적으로 구해 쓰고 있다.
요즘 가장 뜨거운 애프터마켓 샤프트는 후지쿠라의 벤투스다. 더스틴 존슨, 로리 맥길로이 같은 유명 선수들이 벤투스 샤프트를 사용하면서 인기가 퍼졌다. 지난달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E1 채리티 오픈 우승자 지한솔,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KB금융 리브챔피언십 우승자 문경준도 드라이버에 각각 벤투스 레드와 블랙을 끼웠다.
애프터마켓 샤프트의 대명사 투어AD는 최근 VR 모델이 인기를 끌고 있다. 투어AD는 고탄도, 저탄도, 드로, 페이드 등 골퍼의 취향에 맞춰 다양한 제품군을 형성하고 있다.
철제(스틸) 샤프트와 탄소 섬유를 추가 가공한 그라파이트 샤프트가 양분했던 아이언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에어로테크사의 스틸파이버는 그라파이트 샤프트에 가는 철제 섬유를 감아 만든 아이언용 샤프트다. 스틸 샤프트 대비 10g 정도 가벼우면서도 비슷한 강성을 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스틸은 버겁고, 탄소 섬유를 추가 가공한 그라파이트는 너무 가볍거나 ‘시니어용 채’를 쓴다는 놀림을 받기 싫은 사람들에게 대안이 될 수 있다.
퍼터도 그라파이트 재질의 샤프트가 점차 영역을 넓히고 있다. 미국 BGT사의 스태빌리티 샤프트가 대표적이다. 8겹 탄소 섬유가 퍼팅 시 뒤틀림을 최소화해 스트로크의 일관성을 높인다. 그라파이트 소재답게 부드러운 타감도 특징이다.
이 같은 전문 샤프트는 드라이버용 기준 30만~50만원이다. 웬만한 기성품 드라이버 한 개 값이다. 자신에게 맞는 샤프트 스펙을 피팅숍에서 추천받은 뒤 중고 거래를 통해 구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해외 직구도 늘고 있지만 정식 수입사를 통해 구입하는 것이 안전하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