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운 인피니툼파트너스 상무
박태운 인피니툼파트너스 상무
이달 초 국내 최대 스포츠 투자 전문펀드를 운용하는 인피니툼파트너스가 스포츠 매니지먼트사 YG스포츠를 전격 인수했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스포츠업계가 떠들썩했다. 스포츠 매니지먼트 기업은 사업 분야가 제한적인 데다 경쟁이 과도해 펀드에는 매력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펀드가 스포츠 매니지먼트사를 인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YG스포츠는 이후 ‘지애드 스포츠’로 회사 이름을 바꿨다.

박태운 인피니툼파트너스 상무(사진)는 지애드 스포츠 인수를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지애드 스포츠 지분을 사들인 인피니툼파트너스의 스포츠 1, 2호 펀드 운용을 맡고 있다. 26일 만난 그는 “지애드 스포츠 임직원들이 가진 업계 최고의 전문성, 네트워크 역량 등을 높이 샀다”며 “골프산업 전 영역으로 ‘밸류 체인’ 확장을 통한 종합 골프 서비스 기업으로서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낼 수 있는 가능성을 봤다”고 강조했다.

인피니툼파트너스에 합류하기 전 국내 1호 스포츠 전문펀드인 UTC인베스트먼트에서 일했던 박 상무는 스크린골프 브랜드 QED를 직접 기획·제안했다. YG스포츠와 기술력을 보유한 크리에이츠를 연결했고 QED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두 회사가 ‘시너지’를 내면서 QED는 국내 스크린골프 ‘빅3’로 성장했다. ‘골프 포털’ 스마트스코어에도 투자해 큰 성공을 거뒀다. 그는 “QED 기술이 너무 좋은데 브랜드화를 제대로 못해 헐값에 시스템을 팔고 있었다”며 “QED를 알리는 데 성공했고, 그때 YG스포츠의 가능성을 봤다”고 설명했다.

박 상무는 고등학교를 마친 뒤 축구가 너무 좋아 무조건 영국으로 건너갔다. 거기서 대학을 다니면서 한 국내 스포츠 매체의 축구 전문 리포터로 일했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박지성이 전성기를 보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정기적으로 출입했다. 이후 스페인으로 건너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밟았고 글로벌 컨설팅그룹 커니에 입사해 일을 배웠다. 그는 “하지만 스포츠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았고 결국 내 전문 분야를 접목해 유망한 스포츠 기업을 발굴하는 직업을 갖게 됐다”고 했다.

펀드가 인수한 첫 스포츠 매니지먼트사인 만큼 지애드 스포츠와 박 상무의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 지애드 스포츠는 현재 하고 있는 매니지먼트, 용품 유통 등을 넘어 여행 등으로 사업 분야를 확장할 계획이다. 박 상무는 “골프산업에서 지애드 스포츠가 가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며 “글로벌 스포츠 매니지먼트 기업으로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