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20일 니카라과에 25억 달러를 투자해 하루 15만 배럴의 원유를 처리할 수 있는 정유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히고 착공식을 가졌다.

니카라과를 방문중인 차베스 대통령은 이날 수도 마나과에서 서쪽으로 70km 떨어져 있는 태평양 연안의 항구도시 푸에르토 산디노에서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과 나란히 정유시설 착공식을 가졌다고 멕시코의 유력일간지 레포르마가 21일 보도했다.

양국이 공동출자하여 설립되는 알바니사 회사는 베네수엘라로 부터 싼 값에 공급되는 원유를 정유하여 니카라과에 공급하는 한편 하루 10만 배럴로 예상되는 잉여분을 수출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니카라과 외에 쿠바와 브라질에서도 에너지 부문에서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임으로써 미국의 영향력을 줄인다는 명분을 내세워 정유공장 건설을 추진해 왔다.

오르테가 대통령은 니카라과가 정전사태 등 에너지 위기를 맞았을 때 베네수엘라 정부에서 발전기와 함께 4억 달러의 원조를 했다고 상기하면서 "니카라과가 에너지 위기를 맞았을 때 미국은 발전소 하나도 건설해 주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오르테가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폴 트리벨리 미국 대사는 유감을 표명하고 미국 정부는 5개년 원조계획에 따라 이미 1천만 달러를 제공한 데 이어 추가로 1천600만 달러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니카라과에서는 지난 수 십년간 에너지 분야의 투자를 등한시한 결과, 하루 수 시간의 정전사태는 일상사가 되어 있는 데다 스페인계의 배전회사 우니온 페노사와의 갈등까지 겹쳐 만성적인 에너지 부족현상을 겪고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 r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