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논 차관보, 차베스 대통령 발언 등 추가>>
차베스 "추방 결정 지지"..샤논 美차관보 "사실이면 매우 유감"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자국 주재 미국 대사를 추방하기로 결정했다고 볼리비아 국영통신 ABI가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날 수도 라파스에서 열린 한 행사를 통해 필립 골드버그 볼리비아 주재 미국 대사를 '기피인물'로 규정하고 "골드버그 대사는 가능한 빨리 미국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다비드 초케우안카 외무장관에게 "골드버그 대사에 대해 즉각적인 추방 조치를 취할 것"을 지시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그동안 골드버그 대사가 볼리비아 보수우파 야권세력을 지원하면서 볼리비아의 분열과 정부 전복 음모를 부추기고 있다는 주장을 여러 차례 제기해 왔다.

골드버그 대사에 대한 추방 결정은 최근 야권이 장악하고 있는 지역에서 반정부 시위가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볼리비아 민주주의를 붕괴시키고 볼리비아 국민의 단결을 해치려는 분리.분열주의자들을 배격할 것"이라면서 "미국 대사에 대한 추방 결정은 신자유주의 반대를 위한 역사적인 투쟁이자 외세의 개입에 대한 명백한 거부"라고 말했다.

모랄레스 대통령과 함께 남미좌파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도 "미국 정부가 모랄레스 정부 전복을 위한 음모를 꾸미고 있다"면서 골드버그 대사 추방 결정에 대해 지지를 표시했다.

한편 토머스 샤논 미국 국무부 중남미 담당 차관보는 EFE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ABI 보도내용을 확인 중"이라면서도 "골드버그 대사에 대한 추방 결정이 사실일 경우 매우 유감스럽고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볼리비아에서는 최근 산타크루스, 베니,판도, 타리하, 추키사카 주 등 야권 지역에서 모랄레스 대통령의 권력집중 시도에 반대하고 주정부 자치권 확대 인정을 요구하는 격렬한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타리하와 추키사카 주 등 남부지역에서는 시위대가 천연가스 수송관 밸브를 파괴하면서 브라질 및 아르헨티나에 대한 천연가스 수출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