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대박 주역 미야모토 시게루 심층인터뷰] "철없는 생각이 재미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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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트렌드를 거스르는 기발한 창의력
'게임계의 스필버그' 닌텐도 게임개발본부장 미야모토 시게루 전무 인터뷰
한국경제신문은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게재된 '닌텐도 신화해부' 시리즈에 대한 독자 여러분의 호응에 감사드리는 뜻에서 닌텐도 게임개발을 총괄하는 미야모토 시게루 전무의 인터뷰 전문을 게재합니다. /편집자
“동키 홍? 홍키 동? 콩키 동? 도대체 이게 뭐야.”
1981년 일본의 게임회사 닌텐도가 ‘동키 콩(Donky Kong)’이란 비디오 게임을 내놓기 직전 미국 지사의 판매팀 회의실.판매팀 간부들은 이름부터 비아냥거리며 게임개발자 미야모토 시게루가 돌았다고 비웃었다.지구를 침공한 외계인들을 레이저 광선으로 맞춰 떨어 뜨리는 게임이 유행하던 당시 소녀를 유괴한 고릴라를 땅딸이 목수가 뒤쫓는 유치한 게임이 팔릴 리 없다고 혹평했다.
그러나 당시 닌텐도의 야마우치 히로시 사장(창업가 경영자로 현재 상담역)은 모든 비판을 무시하고 ‘동키 콩’을 시장에 내놓았다.이 게임은 닌텐도 역사상 최초의 ‘성공 작품’이 됐다.주인공 땅딸이 목수 ‘마리오’는 지금 세계적 캐릭터 스타가 돼 있다.
닌텐도의 성공 신화를 얘기할 때 많이 꼽히는 요인이 ‘시장의 트랜드를 거스르는 기발한 창의력’이다.그 창의력의 원천은 물론 게임개발자다.게임에 미친 천재들의 엉뚱한 발상과 상상력이 대박 게임을 탄생시키는 산실이다.닌텐도에도 그런 게임 천재들이 많다.그 중에서도 현재 닌텐도 게임개발본부장을 맡고 있는 미야모토 시게루 전무(56)는 게임 천재의 원조격이다.
단독 인터뷰를 위해 최근 교토의 닌텐도 본사에서 만난 미야모토 전무는 청바지에 검은색 재킷 차림이었다.두 귀를 다 덮을 정도로 기른 장발은 50대 중반의 신사를 연상했던 기자의 뒤통수를 쳤다.‘게임계의 스티븐 스필버그’라는 닉네임에 어울리는 용모라고나 할까.사실 용모보다 더 인상적인 건 그의 눈이었다.웃을 때마다 반짝이며 장난기와 호기심이 가득한 눈빛은 32년전 그가 닌텐도의 문을 처음 두드렸을 때 당시 야마우치 사장이 그를 발탁한 이유이기도 했다.
▶게임 개발에선 창의력이 중요한데, 닌텐도 창의력의 원천은 무엇인가.
“창업가 3세인 야마우치 히로시 상담역은 ‘닌텐도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다,따라서 수익은 모두 엔터테인먼트를 위해서 투자한다’고 말해왔다.그는 또 ‘엔터테인먼트는 독특한 분야이기 때문에 다른 회사를 쫓아가서는 안되고, 독창적인 일을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닌텐도의 게임 개발자들은 그의 생각이 옳다고 믿고 따라왔다.다른 사람이 하지 않는 것을 생각하고 만들어야 한다는 경영자의 요구가 사원들의 창의력을 키웠다.이걸 ‘혁신’이라고 표현해도 괜찮다.”
▶닌텐도엔 게임개발자에 대한 우대 문화가 있다고 하던데.
“게임개발자들이 하고 싶은 일을 맘대로 할 수 있는 여건이 돼 있다.닌텐도는 개발자들도 모두 봉급제여서 어떤 개발자가 대박 게임을 만들었다고 해서 개인적으로 큰 돈을 버는 건 아니다.대신 게임개발실 직원들은 개발비 등 예산을 무제한 쓸 수 있다.재산은 많이 못 모아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돈을 맘대로 쓸 수 있다는 건 개발자에겐 행복이다.”
▶원래부터 게임개발자를 그렇게 우대했나.
“야마우치 히로시 상담역이 사장 시절부터 그랬다.무섭기로 유명한 야마우치 사장이었지만 개발실 직원들이 지쳐서 유급휴가를 신청하면 ‘회사는 수익을 내고 있으니 걱정말고,편히 쉬고 오라’고 허락했다.게임개발실은 신성불가침의 영역이었다.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부하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간섭해선 안된다는 게 야마우치 사장의 철학이었다.”
미야모토 전무에게 야마우치 전 사장의 기억은 특별할 것이다.공부 보다는 엉뚱한 상상의 스케치와 미국 컨트리 음악을 듣는 것으로 시간을 보낸 대학(가나자와시립대학 산업미술공예학과) 졸업 후 미야모토는 아버지에게 당신의 오랜 친구인 닌텐도의 야마우치 사장을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일반 회사엔 도저히 다니기 싫었던 그는 게임기를 만드는 회사라면 재미를 붙일 수 있을 것 같았다.
1977년 스물네살 때 닌텐도 사장실로 찾아가자 야마우치 사장은 “며칠내로 뭔가 재미있는 장난감 아이디어를 가져와 보라”고 말했다.야마우치 사장은 친구 아들이라서 그냥 한번 만나준 것이었지만 장난기와 호기심이 가득한 그의 눈빛에 호감을 느껴 그런 주문을 했다.
미야모토는 며칠 후 무른 나무로 동물 캐릭터를 넣어 만든 어린이용 옷걸이와 세명이 동시에 탈 수 있는 시소 등 발명품과 밑그림을 들고 갔다.야마우치 사장은 그의 아이디어를 보면서 풍부한 창의력과 개발능력을 간파해 즉각 닌텐도 직원으로 채용했다.
▶닌텐도만이 갖고 있는 개발자 중심의 조직 문화 같은 것이 있나.
“무엇보다 닌텐도의 현재 경영진 6명중 사장을 포함해 4명이 게임 개발자 출신이다.때문에 회사의 의사결정이 개발자 중심으로 이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경영진이 개발자들을 이해하기 때문에 현장감 있고, 신속한 판단도 가능하다.신입 개발자들에 대한 특별한 교육시스템 같은 것은 없다.닌텐도에서 개발자 선후배간 관계는 기본적으로 스승과 제자 관계다.후배는 선배로부터 일을 조금씩 배우고 익히면서 경력을 쌓고, 자기가 선배가 되면 후배에게 노하우를 전수하도록 돼 있다.이런 것들이 쌓이고 쌓여 게임 개발분야에서 경쟁력이 높아진 것이다.”
▶개발자 선후배 간이 스승과 제자 관계라면 조직 규율이 엄격할 것 같은데.
“그렇지는 않다.조직 안에서의 인간관계는 굉장히 원만하다.새로운 것을 생각하고,고객 들한테 제대로 된 게임을 전달하기 위해 고민하는 과정은 엄격하지만 인간적 관계는 친밀하다.모두가 게임을 개발할 때 ‘고객의 눈으로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든다’는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7층짜리 본사 건물에 회의실 응접실만 40개가 넘는 것으로 들었다.왜 그렇게 많은가.
“게임 개발 직원들이 수시로 회의를 열어 아이디어를 교환해야 하고, 외부에서도 게임소프트웨어를 개발해 갖고 오는 손님들이 많기 때문이다.좋은 게임은 책상머리가 아니라 토론중에 나오는 경우가 많다.”
▶전체 사원중 개발인력 비율은 어느정도인가.
“약 1500명 사원중 1000명 정도가 개발자다.금년 신입사원 102명중에서는 80명 정도가 개발 인원이다.전체 사원의 70% 정도가 개발자라고 보면 된다.닌테도는 본사 이외에도 외부 협력사 직원 1000명 정도가 게임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따라서 모두 2000명 정도가 게임 개발에 매달리고 있는 셈이다.”
▶본사의 게임 개발자 중에는 나이가 많은 분들도 많다고 들었는데.
“40~50대의 개발자들도 많다.본사의 개발인력중 40대는 30명 정도다.나는 1977년에 입사했는데, 당시 나와 함께 입사해 현재 50대인 개발자 10명도 모두 닌텐도에 근무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글로벌 게임회사들이 온라인 게임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닌텐도는 온라인 게임을 확대할 계획은 없나.
“10년전 까지만 해도 닌텐도는 온라인 게임에 소극적이란 말을 많이 들었다.닌텐도가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당시엔 비즈니스로서 시기상조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지금은 온라인 게임 등에 진출할 시기가 됐다고 본다.다만 닌텐도는 PC를 통한 인터넷 상에서의 가상 현실 게임과 같은 좁은 의미의 온라인 게임에 관심 있는 게 아니다.닌텐도가 흥미 있는 부분은 네트워크 게임이다.예컨대 위와 DS도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것이 가능한데, 그럼 재미가 배가된다.그런식으로 한정된 PC 온라인이 아니라 폭넓은 네트워크 게임쪽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 게임시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 인구를 감안할 때 최근 닌텐도DS 등의 판매량에 무척 만족하고 있다.PC를 통한 온라인 게임이 유행해 DS와 같은 휴대용 게임이 일반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DS는 발매 1년 만에 100만대, 2년째에 200만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
▶게임시장은 나라별 특성이 없나.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재미를 느끼는 ‘놀이’는 나라에 관계없이 통할 수 있다.사람들이 진심으로 즐겁게 느끼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제품을 만든다면 세계 어디에도 팔 수 있다.특히 교토의 기업들은 다른 곳의 유행을 따라가지 않고, 본연의 모습에 충실하게 제품을 만든다.그럼 세계적인 상품이 된다고 믿는다.”
▶DS와 위 이후 차기 제품은 어떤 것인가.
“보통 새로운 게임기를 하나 만드는 데 5년 정도 걸린다.지금도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대외적으로 말하긴 어렵다.DS와 위는 게임기의 패러다임을 바꾼 경우인데, 그런 패러다임 시프트가 또 언제 필요할지는 단언할 수 없다.”
▶닌텐도 게임의 궁극적인 목표는.
“가족 영화 처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든다는 것이다.즉 5세부터 95세까지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폭넓은 연령층에서 흥미를 갖도록 하려면 어떤 놀이거리가 좋을까를 항상 고민한다.게임이라는 게 원래 ‘즐겁자’고 하는 것인 만큼 더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다.”
교토=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
'게임계의 스필버그' 닌텐도 게임개발본부장 미야모토 시게루 전무 인터뷰
한국경제신문은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게재된 '닌텐도 신화해부' 시리즈에 대한 독자 여러분의 호응에 감사드리는 뜻에서 닌텐도 게임개발을 총괄하는 미야모토 시게루 전무의 인터뷰 전문을 게재합니다. /편집자
“동키 홍? 홍키 동? 콩키 동? 도대체 이게 뭐야.”
1981년 일본의 게임회사 닌텐도가 ‘동키 콩(Donky Kong)’이란 비디오 게임을 내놓기 직전 미국 지사의 판매팀 회의실.판매팀 간부들은 이름부터 비아냥거리며 게임개발자 미야모토 시게루가 돌았다고 비웃었다.지구를 침공한 외계인들을 레이저 광선으로 맞춰 떨어 뜨리는 게임이 유행하던 당시 소녀를 유괴한 고릴라를 땅딸이 목수가 뒤쫓는 유치한 게임이 팔릴 리 없다고 혹평했다.
그러나 당시 닌텐도의 야마우치 히로시 사장(창업가 경영자로 현재 상담역)은 모든 비판을 무시하고 ‘동키 콩’을 시장에 내놓았다.이 게임은 닌텐도 역사상 최초의 ‘성공 작품’이 됐다.주인공 땅딸이 목수 ‘마리오’는 지금 세계적 캐릭터 스타가 돼 있다.
닌텐도의 성공 신화를 얘기할 때 많이 꼽히는 요인이 ‘시장의 트랜드를 거스르는 기발한 창의력’이다.그 창의력의 원천은 물론 게임개발자다.게임에 미친 천재들의 엉뚱한 발상과 상상력이 대박 게임을 탄생시키는 산실이다.닌텐도에도 그런 게임 천재들이 많다.그 중에서도 현재 닌텐도 게임개발본부장을 맡고 있는 미야모토 시게루 전무(56)는 게임 천재의 원조격이다.
단독 인터뷰를 위해 최근 교토의 닌텐도 본사에서 만난 미야모토 전무는 청바지에 검은색 재킷 차림이었다.두 귀를 다 덮을 정도로 기른 장발은 50대 중반의 신사를 연상했던 기자의 뒤통수를 쳤다.‘게임계의 스티븐 스필버그’라는 닉네임에 어울리는 용모라고나 할까.사실 용모보다 더 인상적인 건 그의 눈이었다.웃을 때마다 반짝이며 장난기와 호기심이 가득한 눈빛은 32년전 그가 닌텐도의 문을 처음 두드렸을 때 당시 야마우치 사장이 그를 발탁한 이유이기도 했다.
▶게임 개발에선 창의력이 중요한데, 닌텐도 창의력의 원천은 무엇인가.
“창업가 3세인 야마우치 히로시 상담역은 ‘닌텐도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다,따라서 수익은 모두 엔터테인먼트를 위해서 투자한다’고 말해왔다.그는 또 ‘엔터테인먼트는 독특한 분야이기 때문에 다른 회사를 쫓아가서는 안되고, 독창적인 일을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닌텐도의 게임 개발자들은 그의 생각이 옳다고 믿고 따라왔다.다른 사람이 하지 않는 것을 생각하고 만들어야 한다는 경영자의 요구가 사원들의 창의력을 키웠다.이걸 ‘혁신’이라고 표현해도 괜찮다.”
▶닌텐도엔 게임개발자에 대한 우대 문화가 있다고 하던데.
“게임개발자들이 하고 싶은 일을 맘대로 할 수 있는 여건이 돼 있다.닌텐도는 개발자들도 모두 봉급제여서 어떤 개발자가 대박 게임을 만들었다고 해서 개인적으로 큰 돈을 버는 건 아니다.대신 게임개발실 직원들은 개발비 등 예산을 무제한 쓸 수 있다.재산은 많이 못 모아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돈을 맘대로 쓸 수 있다는 건 개발자에겐 행복이다.”
▶원래부터 게임개발자를 그렇게 우대했나.
“야마우치 히로시 상담역이 사장 시절부터 그랬다.무섭기로 유명한 야마우치 사장이었지만 개발실 직원들이 지쳐서 유급휴가를 신청하면 ‘회사는 수익을 내고 있으니 걱정말고,편히 쉬고 오라’고 허락했다.게임개발실은 신성불가침의 영역이었다.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부하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간섭해선 안된다는 게 야마우치 사장의 철학이었다.”
미야모토 전무에게 야마우치 전 사장의 기억은 특별할 것이다.공부 보다는 엉뚱한 상상의 스케치와 미국 컨트리 음악을 듣는 것으로 시간을 보낸 대학(가나자와시립대학 산업미술공예학과) 졸업 후 미야모토는 아버지에게 당신의 오랜 친구인 닌텐도의 야마우치 사장을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일반 회사엔 도저히 다니기 싫었던 그는 게임기를 만드는 회사라면 재미를 붙일 수 있을 것 같았다.
1977년 스물네살 때 닌텐도 사장실로 찾아가자 야마우치 사장은 “며칠내로 뭔가 재미있는 장난감 아이디어를 가져와 보라”고 말했다.야마우치 사장은 친구 아들이라서 그냥 한번 만나준 것이었지만 장난기와 호기심이 가득한 그의 눈빛에 호감을 느껴 그런 주문을 했다.
미야모토는 며칠 후 무른 나무로 동물 캐릭터를 넣어 만든 어린이용 옷걸이와 세명이 동시에 탈 수 있는 시소 등 발명품과 밑그림을 들고 갔다.야마우치 사장은 그의 아이디어를 보면서 풍부한 창의력과 개발능력을 간파해 즉각 닌텐도 직원으로 채용했다.
▶닌텐도만이 갖고 있는 개발자 중심의 조직 문화 같은 것이 있나.
“무엇보다 닌텐도의 현재 경영진 6명중 사장을 포함해 4명이 게임 개발자 출신이다.때문에 회사의 의사결정이 개발자 중심으로 이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경영진이 개발자들을 이해하기 때문에 현장감 있고, 신속한 판단도 가능하다.신입 개발자들에 대한 특별한 교육시스템 같은 것은 없다.닌텐도에서 개발자 선후배간 관계는 기본적으로 스승과 제자 관계다.후배는 선배로부터 일을 조금씩 배우고 익히면서 경력을 쌓고, 자기가 선배가 되면 후배에게 노하우를 전수하도록 돼 있다.이런 것들이 쌓이고 쌓여 게임 개발분야에서 경쟁력이 높아진 것이다.”
▶개발자 선후배 간이 스승과 제자 관계라면 조직 규율이 엄격할 것 같은데.
“그렇지는 않다.조직 안에서의 인간관계는 굉장히 원만하다.새로운 것을 생각하고,고객 들한테 제대로 된 게임을 전달하기 위해 고민하는 과정은 엄격하지만 인간적 관계는 친밀하다.모두가 게임을 개발할 때 ‘고객의 눈으로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든다’는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7층짜리 본사 건물에 회의실 응접실만 40개가 넘는 것으로 들었다.왜 그렇게 많은가.
“게임 개발 직원들이 수시로 회의를 열어 아이디어를 교환해야 하고, 외부에서도 게임소프트웨어를 개발해 갖고 오는 손님들이 많기 때문이다.좋은 게임은 책상머리가 아니라 토론중에 나오는 경우가 많다.”
▶전체 사원중 개발인력 비율은 어느정도인가.
“약 1500명 사원중 1000명 정도가 개발자다.금년 신입사원 102명중에서는 80명 정도가 개발 인원이다.전체 사원의 70% 정도가 개발자라고 보면 된다.닌테도는 본사 이외에도 외부 협력사 직원 1000명 정도가 게임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따라서 모두 2000명 정도가 게임 개발에 매달리고 있는 셈이다.”
▶본사의 게임 개발자 중에는 나이가 많은 분들도 많다고 들었는데.
“40~50대의 개발자들도 많다.본사의 개발인력중 40대는 30명 정도다.나는 1977년에 입사했는데, 당시 나와 함께 입사해 현재 50대인 개발자 10명도 모두 닌텐도에 근무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글로벌 게임회사들이 온라인 게임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닌텐도는 온라인 게임을 확대할 계획은 없나.
“10년전 까지만 해도 닌텐도는 온라인 게임에 소극적이란 말을 많이 들었다.닌텐도가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당시엔 비즈니스로서 시기상조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지금은 온라인 게임 등에 진출할 시기가 됐다고 본다.다만 닌텐도는 PC를 통한 인터넷 상에서의 가상 현실 게임과 같은 좁은 의미의 온라인 게임에 관심 있는 게 아니다.닌텐도가 흥미 있는 부분은 네트워크 게임이다.예컨대 위와 DS도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것이 가능한데, 그럼 재미가 배가된다.그런식으로 한정된 PC 온라인이 아니라 폭넓은 네트워크 게임쪽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 게임시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 인구를 감안할 때 최근 닌텐도DS 등의 판매량에 무척 만족하고 있다.PC를 통한 온라인 게임이 유행해 DS와 같은 휴대용 게임이 일반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DS는 발매 1년 만에 100만대, 2년째에 200만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
▶게임시장은 나라별 특성이 없나.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재미를 느끼는 ‘놀이’는 나라에 관계없이 통할 수 있다.사람들이 진심으로 즐겁게 느끼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제품을 만든다면 세계 어디에도 팔 수 있다.특히 교토의 기업들은 다른 곳의 유행을 따라가지 않고, 본연의 모습에 충실하게 제품을 만든다.그럼 세계적인 상품이 된다고 믿는다.”
▶DS와 위 이후 차기 제품은 어떤 것인가.
“보통 새로운 게임기를 하나 만드는 데 5년 정도 걸린다.지금도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대외적으로 말하긴 어렵다.DS와 위는 게임기의 패러다임을 바꾼 경우인데, 그런 패러다임 시프트가 또 언제 필요할지는 단언할 수 없다.”
▶닌텐도 게임의 궁극적인 목표는.
“가족 영화 처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든다는 것이다.즉 5세부터 95세까지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폭넓은 연령층에서 흥미를 갖도록 하려면 어떤 놀이거리가 좋을까를 항상 고민한다.게임이라는 게 원래 ‘즐겁자’고 하는 것인 만큼 더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다.”
교토=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