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불황기엔 립스틱 대신 파운데이션 화장품 판매가 늘어난다?

‘불황기엔 여성복이 안팔리고 립스틱이 잘 팔린다’는 속설이 무너지고 있다.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 불황 정도를 살펴보는 지수인 ‘립스틱 인덱스(지수)’가 힘을 잃어가는 대신 ‘파운데이션 화장품 지수’가 불황지표로 등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여성들이 불황기에도 꼭 구매하는 필수 품목이 립스틱에서 얼굴 결점을 덮어주는 파운데이션 화장품으로 대체됐다고 전했다.실제 세계 최대 화장품 회사 로레알 조사에 따르면 영국내 18∼19세 여성 3분의 1이 필수 화장품으로 파운데이션을 꼽아 8%에 그쳤던 립스틱을 압도했다.60대 이상에서만 파운데이션보다 립스틱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인 닐슨과 TNS 등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내 기초화장품 판매는 15% 늘어난 반면 립스틱 시장은 2.5% 성장하는데 그쳤다.미국에서도 지난해 미국내 립스틱 판매는 5.8% 감소한데 비해 파운데이션 화장품 판매는 2.5% 증가했다.

화장품은 불황기에도 외모를 가꾸려는 변함없는 여심(女心)을 반영한 품목인데다 상대적으로 가격도 저렴해 불황기 지표로 널리 이용돼왔다.립스틱은 2차 세계대전중 어려운 시절을 이겨나가는 여성들의 자존심을 반영한 상품으로 판매가 급증하며 불황기 대표상품으로 자리잡았다.지난 2001년 에스테로더의 로더 회장은 “경기가 어려울수록 립스틱 판매가 늘고 여성복 판매는 줄어든다”는 ‘립스틱 지표’를 내놓으며 불황 정도를 가늠하는 대표 지표로 자리잡았다.하지만 호황중에도 판매가 늘기도 한다는 반론으로 지표의 신뢰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