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흑백 인종과 빈부 계층 간의 교육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18일(현지시간) 발표된 '2013 전미 학업성취도 평가(NAEP)' 결과를 토대로 "흑인 학생 대다수가 백인 학생들에 비해 성적이 크게 떨어졌으며 저소득층 학생과 부유층 학생 간의 성적 차이가 더 크게 벌어지는 현상도 계속됐다"고 전했다.

소위 '전국 성적표'(Nation's Report Card)라고 불리는 NAEP 시험은 미국 50개주 4학년과 8학년(한국 중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독해력 및 수학 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테스트다.

미국이 지난 10년 동안 교육 개선에 꾸준히 공을 들인 결과 전체 평균 점수는 인종 불문하고 모두 향상됐으나 흑백 인종과 소득 계층 간 격차는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흑인 저소득층의 도시 거주 비율이 높은 시카고는 독해력과 수학 성적 모두 미국의 주요 도시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타임스는 "4학년 수학 성적을 기준으로 시카고 흑백 학생 간 평균 점수는 40점이나 차이났다"며 "이에 대한 고찰이 시작된 2003년 이후 최대치"라고 분석했다. 무료급식 대상인 빈민층 학생들과 중산층 학생들의 성적 차이도 벌어졌다.

NAEP 웹사이트에 공개된 인종별 평균점수 격차는 흑백 인종 비교시 4학년 수학 26점(224/250), 8학년 수학 31점(263/294)에 달했으며 독해력은 4학년·8학년 모두 26점(206/232·250/276)이었다.

이 차이는 백인과 히스패닉계를 비교하거나 백인과 미국 원주민을 비교했을 때보다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백인 학생들의 평균 점수가 비교적 견고한 학업성취도를 반영하고 있는 반면 흑인 학생들의 평균 점수는 기초 이해 또는 부분적 숙달 수준에 머물러 있다.

독해력과 수학 두 영역에서 아시아계가 백인을 앞섰다. 학업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다고 평가받은 학생의 비율도 아시아계-백인-히스패닉계-흑인 순이었다.

한경닷컴 김민재 기자 mjk11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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