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령 운전자가 일으키는 교통사고가 잇따르자 일본 정부가 고령자 전용 운전면허를 발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7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자동 브레이크 등 안전장치를 갖춘 차량에 한해 운전할 수 있는 면허제도를 새로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75세 이상 고령 운전자를 대상으로 자동 브레이크 등 안전 기능이 있는 차종만 운전 가능한 면허를 새로 도입할 방침이다.

자동차 회사에는 실수로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를 잘못 밟는 것을 방지하는 시스템 개발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6월 하순 각의(국무회의)에서 큰 틀을 확정한 뒤 경찰청, 국토교통성 등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세부 사항을 마련하기로 했다. 2020년 이후 최대한 빨리 새 면허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새 운전면허는 의무 적용하지 않고 고령 운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고령자 운전면허를 강제할 경우 일상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권장사항으로 우선 도입하기로 했다.

초고령사회인 일본에선 최근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고령 운전자가 일으킨 사망사고는 전체 사망 교통사고의 15%를 차지했다.

지난 10일 효고현의 한 공립병원 주차장에선 A씨(81)가 운전하던 차량이 77세의 부인을 치었다. 부인은 곧바로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5일 후쿠오카시에선 80대 남성이 운전하던 승용차가 교차로에서 다른 차량과 부딪히면서 총 6대의 차량이 충돌했다. 이 사고로 운전자와 동승자가 사망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