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돼 있는 주식을 분할하기로 확정했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홍콩증시 상장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1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전날 홍콩에서 연례 주주총회를 열어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보통주 1주를 8주로 쪼개는 주식 분할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알리바바 주식 40억 주는 320억 주로 늘어나게 된다.

알리바바 측은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하고 자본 조달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주식 분할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식 분할 결정은 알리바바가 홍콩증시에서 상장 절차를 진행 중인 가운데 이뤄졌다. 알리바바는 홍콩증시에서 2차 상장을 통해 200억달러(약 23조5600억원)를 조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중국 본토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면서 자본을 확충한다는 전략이다.

SCMP는 “주식 분할로 알리바바 보통주 1주에 대한 액면가도 줄어들게 되는데 거래 금액이 적을수록 투자자 유입이 활발해진다”며 “알리바바가 올해 안에 홍콩증시에 상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알리바바는 지난달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다. 중국 투자은행인 중국국제금융(CICC)과 크레디트스위스를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다. 상장이 계획대로 되면 2010년 이후 홍콩증시에서 이뤄지는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로 기록될 전망이다.

알리바바는 2014년에도 홍콩증시 상장을 추진했지만 차등의결권을 허용하지 않는 홍콩거래소 규제에 막혀 뉴욕증권거래소(NYSE)행을 택했다. 당시 상장 규모는 250억달러로 세계 증시 역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