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산업이 불황을 겪으면서 중소 자동차 제조기업이 줄도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자동차 회사가 파산하면 협력업체들까지 타격을 받아 금융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中 자동차社 4곳 연내 파산설…은행권 '초긴장'
중국 경제매체 신랑재경은 11일 “최근 인터넷에 중소 자동차업체의 파산 위험을 경고하는 시중은행의 내부 메일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핑안은행의 리스크관리실은 각 영업점에 메일을 보내 “연말까지 자동차 회사 네 곳이 파산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며 “이로 인해 500억위안(약 8조3000억원)대 부실채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정보를 공유했다. 핑안은행이 지목한 자동차업체는 례바오, 중타이, 화타이, 리판 등이다. 핑안은행은 “이들 회사와 협력업체의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이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은행 측은 파산설이 빠르게 확산하자 “고객 관리 강화 차원에서의 일상적인 리스크 관리”라고 해명했다. 거론된 례바오, 리판 등 자동차 회사들도 즉각 파산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실적 악화로 이들 업체의 경영난이 기정사실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70년 역사의 례바오는 자동차 생산을 중단하고 임직원 임금을 삭감하는 등 비상 경영에 들어갔다. 례바오의 지난해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반 토막 수준인 7만7600대였다. 올 상반기 판매량도 2만8000대에 그쳤다. 리판도 부채가 빠르게 불어나 충칭시 정부가 지원에 나섰다.

중국 자동차 판매는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급감하고 있다. 작년 승용차 판매량은 전년보다 6% 감소해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했다. 중국승용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8월까지 15개월 동안 월별 판매량은 올 6월을 제외하고 모두 작년 같은 기간보다 줄었다.

정부 보조금이 끊기자 성장세를 보이던 전기차 시장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홍콩 최고 부자인 리카싱이 투자한 중국 전기차 업체 FDG는 경영 실적이 악화돼 지난달 24일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중국판 테슬라’로 불리는 니오도 최근 4년간 누적 손실이 57억달러(약 6조7000억원)를 기록할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올초 전기차 보조금을 작년보다 60% 감소한 대당 6만위안(약 1000만원)으로 줄였고, 내년에는 보조금 지급을 전면 중단할 예정이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