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이 아프리카 54개국 정상과 정부 대표들을 초청해 만난다. 오는 23~24일 러시아 소치에서 열리는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다. 러시아는 이번 회의를 통해 아프리카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푸틴 대통령은 21일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소치에서 열리는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는 (양측 사이) 첫 전면적 최고위급 회의”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아프리카 각국 지도자와 주요 지역 협의체 대표를 모두 초대했다”며 “이번 회의는 큰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회의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나이지리아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주요 국가들이 대거 참가할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 의장은 푸틴 대통령과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공동으로 맡는다. 회의 주제는 ‘평화, 안보, 발전’이다. 푸틴 대통령은 참가국 정상, 정부 대표들과 아프리카 대륙 안보 문제 및 러시아와의 경제 협력에 대해 주로 논의할 예정이다.

러시아는 중동을 넘어 아프리카에까지 영향력을 넓히려고 노력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그간 미국 등 서방 국가와 중국이 아프리카 역내 개발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는 비판 발언을 자주 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도 “다수 서방 국가가 아프리카 주권국에 압력, 위협, 협박을 가하는 것을 본다”며 “서방 국가는 그런 방식으로 과거 식민지에서 지녔던 영향력과 지배적 위치를 되찾기를 바라고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아프리카 대륙을 외세 침략으로부터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군사 원조에 나설 가능성도 내비쳤다. 최근 러시아군이 시리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터키-쿠르드족 분쟁에 개입한 것을 러시아군의 우수성을 증명하는 사례로 제시했다. 그는 “러시아는 시리아 사태에 개입한 것을 포함해 대(對)테러전 경험이 풍부하다”며 “러시아와 협력하면 안보상 이점이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