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컴퓨팅부터 AI까지"…칭화대, 中 첨단산업 '굴기'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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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글로벌 인재포럼 2019
글로벌 산학협력 현장을 가다 (5) 중국
칭화홀딩스 세워 기업·인재 육성
중국식 산학협력 '샤오반 기업'
글로벌 산학협력 현장을 가다 (5) 중국
칭화홀딩스 세워 기업·인재 육성
중국식 산학협력 '샤오반 기업'
중국 수도인 베이징의 북서쪽 하이뎬구(海淀區)에 있는 칭화대. 정문을 나서면 오른쪽으로 ‘칭화사이언스파크’란 간판이 눈에 띈다. ‘중국의 매사추세츠공대(MIT)’로 불리는 칭화대가 세운 세계 최대 규모의 산학협력 연구개발(R&D) 기지다. 연면적 73㎢ 규모로 1993년 조성됐다.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와 PC 제조업체 레노버, 포털기업 바이두 등 중국을 대표하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이곳에서 탄생했다. 중국 기업은 물론 글로벌 기업이 집결해 연구 경쟁을 벌이는 중국 첨단산업의 ‘심장’과도 같은 곳이다.
중국식 산학협력 통해 배출된 샤오반
칭화대는 칭화사이언스파크를 통해 학생들의 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칭화대 졸업생이 창업하면 칭화사이언스파크에 있는 사무실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기업이 어느 정도 성장하면 칭화대가 일정 지분을 갖는다.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중관춘(中關村)과도 가까워 지리적으로 장점이 많다. 현재 이곳엔 칭화대 졸업생이 세운 기업과 해외 유학파가 창업한 벤처기업, 다국적 기업의 중국 지사 등 500여 개 기업, 4만여 명이 둥지를 틀고 있다.
칭화사이언스파크엔 중국의 독특한 산학협력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 대학과 기업이 하나가 돼 대학·생산현장·시장 간 거리를 좁혀 기술의 상품화를 선도하고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인력을 양성해 나가는 시스템이다. 대학이 기업을 운영해 수익도 올리고 인재도 키우는 중국식 산학협력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이끌고 있는 칭화유니(쯔광·紫光)도 이런 과정을 통해 성장했다. 중국에선 이를 ‘샤오반(校辦) 기업’이라고 부른다.
칭화대는 교수나 학생이 창업한 샤오반 기업을 지원하는 것을 넘어 직접 출자도 한다. 기업은 대학의 인재나 연구시설을 활용하면서 성장해 여기에서 생긴 이익을 칭화대에 환원한다. 예전엔 학생들의 실습을 돕기 위해 시작한 산학협력이 이제는 대학이 적극적으로 기업을 설립해 육성하는 단계로 발전했다. 샤오반 기업엔 교수는 물론 학생들도 근무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각종 세제혜택을 주며 샤오반 기업을 장려하고 있다.
칭화홀딩스 세워 체계적으로 관리
칭화대는 단순한 대학이 아니다. 지주회사인 칭화홀딩스를 통해 칭화유니, 칭화퉁팡 등 14개 상장회사를 포함한 50여 개 자회사와 100여 개의 샤오반 기업을 거느리고 있다.
칭화홀딩스의 출발은 소규모 대학 벤처였다. 칭화대 교수와 학생들이 연구 성과를 상업화하기 위해 세운 샤오반 기업이 계속 늘어나자 대학교수만으로는 관리하기 힘들어졌다. 칭화대는 샤오반 기업과 자산을 체계적으로 통합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2003년 자본금 25억위안(약 4200억원)을 투자해 칭화홀딩스를 세웠다. 칭화홀딩스 지분은 100% 칭화대 소유다. 칭화대의 지분은 중국 교육부가 100% 가지고 있다.
칭화홀딩스는 지난 30여 년간 1만여 개 기업을 육성했다. 업체 10만여 곳에 창업 지원 서비스도 제공했다. 칭화홀딩스의 사업 분야는 반도체를 비롯해 디스플레이, 기초과학, 생명공학, 에너지, 클라우드 컴퓨팅, 금융, 의료서비스, 컨설팅, 디자인, 문화·예술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지금까지 1만8000여 건의 국내외 특허를 출원해 중국 500대 기업 중 R&D 역량면에서 7위로 평가받고 있다.
칭화홀딩스는 설립 이후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7년 기준 자산은 3528억위안(약 59조원)으로 14년 만에 140배로 늘었다. 자산 규모로 중국 상위 500대 기업 중 163위를 차지했다. 같은 해 영업이익은 956억위안(약 16조원)을 기록했다. 직원 수는 2만 명을 넘는다.
칭화홀딩스는 매년 순익의 10% 정도를 칭화대에 배당한다. 또 매년 1억~2억위안의 연구비를 칭화대에 지급한다. 칭화대는 원천기술이나 특허를 칭화홀딩스에 팔아 기술료 수입도 올린다. 칭화대는 이렇게 거둬들인 자금을 모두 인재 양성과 기술 개발에 쓰고 있다.
시안에 4차 산업혁명 연구기지도 세워
칭화대는 지난 5월 산시성 시안에 ‘교차정보핵심기술연구원’이란 연구센터를 열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인공지능(AI) 칩과 핀테크(금융기술), 스마트시티 디자인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자 미래 기반산업으로 꼽히는 분야다.
중국 정부와 시안시 정부는 시안 기술특구 내에 있는 11층짜리 건물을 10년간 무상 임대해줬다. 앞으로 5년 동안의 운영 자금으로 매년 3000만위안(약 50억원)을 현금으로 출자하기로 했다. 이 연구원 바로 옆에는 똑같이 생긴 건물이 있는데, 삼성전자 시안 연구센터다.
칭화대 시안 연구원에는 많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입주해 있다. 이들은 연구원에 소정의 연구비를 내고 칭화대 연구진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기술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중국 정부가 연구원에 출자한 현금을 투자받을 수도 있다. 투자 결정은 칭화대 교수들이 한다. 연구원이 R&D를 넘어 벤처캐피털 역할까지 하는 셈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칭화대뿐 아니라 베이징대, 저장대와도 공동 연구할 것”이라며 “미래 핵심 기술의 인력 풀 역할까지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중국식 산학협력 통해 배출된 샤오반
칭화대는 칭화사이언스파크를 통해 학생들의 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칭화대 졸업생이 창업하면 칭화사이언스파크에 있는 사무실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기업이 어느 정도 성장하면 칭화대가 일정 지분을 갖는다.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중관춘(中關村)과도 가까워 지리적으로 장점이 많다. 현재 이곳엔 칭화대 졸업생이 세운 기업과 해외 유학파가 창업한 벤처기업, 다국적 기업의 중국 지사 등 500여 개 기업, 4만여 명이 둥지를 틀고 있다.
칭화사이언스파크엔 중국의 독특한 산학협력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 대학과 기업이 하나가 돼 대학·생산현장·시장 간 거리를 좁혀 기술의 상품화를 선도하고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인력을 양성해 나가는 시스템이다. 대학이 기업을 운영해 수익도 올리고 인재도 키우는 중국식 산학협력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이끌고 있는 칭화유니(쯔광·紫光)도 이런 과정을 통해 성장했다. 중국에선 이를 ‘샤오반(校辦) 기업’이라고 부른다.
칭화대는 교수나 학생이 창업한 샤오반 기업을 지원하는 것을 넘어 직접 출자도 한다. 기업은 대학의 인재나 연구시설을 활용하면서 성장해 여기에서 생긴 이익을 칭화대에 환원한다. 예전엔 학생들의 실습을 돕기 위해 시작한 산학협력이 이제는 대학이 적극적으로 기업을 설립해 육성하는 단계로 발전했다. 샤오반 기업엔 교수는 물론 학생들도 근무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각종 세제혜택을 주며 샤오반 기업을 장려하고 있다.
칭화홀딩스 세워 체계적으로 관리
칭화대는 단순한 대학이 아니다. 지주회사인 칭화홀딩스를 통해 칭화유니, 칭화퉁팡 등 14개 상장회사를 포함한 50여 개 자회사와 100여 개의 샤오반 기업을 거느리고 있다.
칭화홀딩스의 출발은 소규모 대학 벤처였다. 칭화대 교수와 학생들이 연구 성과를 상업화하기 위해 세운 샤오반 기업이 계속 늘어나자 대학교수만으로는 관리하기 힘들어졌다. 칭화대는 샤오반 기업과 자산을 체계적으로 통합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2003년 자본금 25억위안(약 4200억원)을 투자해 칭화홀딩스를 세웠다. 칭화홀딩스 지분은 100% 칭화대 소유다. 칭화대의 지분은 중국 교육부가 100% 가지고 있다.
칭화홀딩스는 지난 30여 년간 1만여 개 기업을 육성했다. 업체 10만여 곳에 창업 지원 서비스도 제공했다. 칭화홀딩스의 사업 분야는 반도체를 비롯해 디스플레이, 기초과학, 생명공학, 에너지, 클라우드 컴퓨팅, 금융, 의료서비스, 컨설팅, 디자인, 문화·예술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지금까지 1만8000여 건의 국내외 특허를 출원해 중국 500대 기업 중 R&D 역량면에서 7위로 평가받고 있다.
칭화홀딩스는 설립 이후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7년 기준 자산은 3528억위안(약 59조원)으로 14년 만에 140배로 늘었다. 자산 규모로 중국 상위 500대 기업 중 163위를 차지했다. 같은 해 영업이익은 956억위안(약 16조원)을 기록했다. 직원 수는 2만 명을 넘는다.
칭화홀딩스는 매년 순익의 10% 정도를 칭화대에 배당한다. 또 매년 1억~2억위안의 연구비를 칭화대에 지급한다. 칭화대는 원천기술이나 특허를 칭화홀딩스에 팔아 기술료 수입도 올린다. 칭화대는 이렇게 거둬들인 자금을 모두 인재 양성과 기술 개발에 쓰고 있다.
시안에 4차 산업혁명 연구기지도 세워
칭화대는 지난 5월 산시성 시안에 ‘교차정보핵심기술연구원’이란 연구센터를 열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인공지능(AI) 칩과 핀테크(금융기술), 스마트시티 디자인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자 미래 기반산업으로 꼽히는 분야다.
중국 정부와 시안시 정부는 시안 기술특구 내에 있는 11층짜리 건물을 10년간 무상 임대해줬다. 앞으로 5년 동안의 운영 자금으로 매년 3000만위안(약 50억원)을 현금으로 출자하기로 했다. 이 연구원 바로 옆에는 똑같이 생긴 건물이 있는데, 삼성전자 시안 연구센터다.
칭화대 시안 연구원에는 많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입주해 있다. 이들은 연구원에 소정의 연구비를 내고 칭화대 연구진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기술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중국 정부가 연구원에 출자한 현금을 투자받을 수도 있다. 투자 결정은 칭화대 교수들이 한다. 연구원이 R&D를 넘어 벤처캐피털 역할까지 하는 셈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칭화대뿐 아니라 베이징대, 저장대와도 공동 연구할 것”이라며 “미래 핵심 기술의 인력 풀 역할까지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