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가 2조4500억원' 핏빗으로 대박 친 40대 한국계 창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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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박 핏빗 CEO의 성공 스토리
창업 12년 만에 구글에 매각
제임스 박 핏빗 소유 지분 8%
이번 매각으로 1750억원 '잭팟'
창업 12년 만에 구글에 매각
제임스 박 핏빗 소유 지분 8%
이번 매각으로 1750억원 '잭팟'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지난 1일 웨어러블 기기 업체 핏빗(Fitbit)을 21억달러(약 2조45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구글은 2012년 ‘구글 글라스’가 실패한 뒤 애플과 삼성전자가 장악한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 뛰어들지 않았다. 그런 구글이 다시 도전장을 내밀기 위해 핏빗을 인수하기로 한 것이다. 구글의 러브콜을 받은 핏빗 창업자는 한국계 미국인 제임스 박 최고경영자(CEO·43)다. 그는 2007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에릭 프리드먼 최고기술책임자(CTO)와 핏빗을 공동 창업했다. 핏빗은 만보계를 차고 다니던 시절 웨어러블 기기를 처음 선보이며 2000억달러가 넘는 시장을 만들어냈다. 제임스 박 CEO는 핏빗을 매각(소유 지분 8%)하면서 1억5000만달러(약 1750억5000만원)를 거머쥐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성공 신화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계 창업자, 美서 통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구글이 현금으로 주당 7.35달러에 핏빗을 인수하는 방안에 합의했다”며 “인수 절차는 내년께 최종 마무리된다”고 보도했다. 인수가는 지난달 31일 종가에 19%의 프리미엄을 얹은 금액이다. 지난달 28일 인수 추진 소식이 처음 나왔을 때를 기준으로 하면 70%가 넘는 웃돈이 붙었다.
외신에 따르면 구글 외에도 페이스북 등이 핏빗 인수를 타진했지만 두 배 이상 가격을 제시한 구글이 최종 승자가 됐다.
핏빗은 이용자의 건강 관련 데이터를 모아서 알려주는 기기를 생산하는 업체다. 이용자의 하루 걸음 수와 달린 거리, 소모 칼로리 등 운동량과 심장박동 수, 수면 시간 등을 측정해 알려주는 스마트워치가 대표 제품이다. 애플 운영체제(iOS) 및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과 연동해 쓸 수 있다. 핏빗은 설립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1억 대 이상 기기를 팔았고, 사용자 수는 2800만 명을 넘는다.
제임스 박 CEO는 “12년 전 우리는 세계 모든 이들을 더 건강하게 만들겠다는 대담한 비전을 세웠다”며 “핏빗은 구글의 자원과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웨어러블 분야의 혁신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 위해 대학졸업장 필요하지 않아”
제임스 박 CEO는 세 살 때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재미동포다. 그는 하버드대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했지만 창업을 위해 과감하게 중퇴를 결심했다. 1998년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도 입사했지만 1년 정도 다니다 그만뒀다. 제임스 박 CEO는 “어느 순간 많은 일들을 하기 위해 꼭 대학졸업장이 필요하지는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창업 성공을 위해서는) 아이디어와 기술력만 있으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의 사업 스토리가 마냥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그는 하버드대 중퇴 후 첫 창업에서 실패를 맛봤다. 1999년 전자상거래용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인 에페시테크놀로지를 세웠지만 판매 저조로 2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다시 도전에 나선 그는 온라인 사진공유 서비스 업체인 와인드업랩스를 설립한 뒤 성장시켜 2005년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인 씨넷에 매각했다. 씨넷에서 개발담당자로 일하던 그는 몸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닌텐도 위(Wii) 게임을 하다가 웨어러블 기기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이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기 위해 씨넷을 나와 세 번째 창업한 회사가 바로 핏빗이다.
애플 등과 스마트워치 경쟁
핏빗이 설립될 때만 해도 웨어러블 기기라는 시장 자체가 없었다. 게다가 핏빗 공동창업자 두 사람은 모두 소프트웨어 전문가여서 하드웨어에 관해선 문외한이었다. 이들은 건자재 매장 홈디포에서 산 나무 케이스에 자신들이 개발한 회로판을 직접 붙여서 피트니스 웨어러블 기기를 만들었다. 제품을 시장에 내놓자 주문이 쏟아지는 등 반응이 뜨거웠다. 핏빗은 믿을 수 있는 피트니스 기술에 적정한 가격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핏빗은 2015년 웨어러블 업계 최초로 나스닥에 상장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제임스 박 CEO의 2015년 재산은 6억6000만달러로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40세 미만 기업가 29위에 오르기도 했다. 제임스 박 CEO는 “핏빗의 창업과 경영은 도전의 연속이었다”며 “그럼에도 기술을 이용해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건 큰 동기 부여가 됐고 나를 즐겁게 했다”고 말했다.
■ 핏빗
美 웨어러블 기기업체. 스마트워치가 대표…제품 전세계 2800만명 이용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한국계 창업자, 美서 통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구글이 현금으로 주당 7.35달러에 핏빗을 인수하는 방안에 합의했다”며 “인수 절차는 내년께 최종 마무리된다”고 보도했다. 인수가는 지난달 31일 종가에 19%의 프리미엄을 얹은 금액이다. 지난달 28일 인수 추진 소식이 처음 나왔을 때를 기준으로 하면 70%가 넘는 웃돈이 붙었다.
외신에 따르면 구글 외에도 페이스북 등이 핏빗 인수를 타진했지만 두 배 이상 가격을 제시한 구글이 최종 승자가 됐다.
핏빗은 이용자의 건강 관련 데이터를 모아서 알려주는 기기를 생산하는 업체다. 이용자의 하루 걸음 수와 달린 거리, 소모 칼로리 등 운동량과 심장박동 수, 수면 시간 등을 측정해 알려주는 스마트워치가 대표 제품이다. 애플 운영체제(iOS) 및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과 연동해 쓸 수 있다. 핏빗은 설립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1억 대 이상 기기를 팔았고, 사용자 수는 2800만 명을 넘는다.
제임스 박 CEO는 “12년 전 우리는 세계 모든 이들을 더 건강하게 만들겠다는 대담한 비전을 세웠다”며 “핏빗은 구글의 자원과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웨어러블 분야의 혁신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 위해 대학졸업장 필요하지 않아”
제임스 박 CEO는 세 살 때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재미동포다. 그는 하버드대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했지만 창업을 위해 과감하게 중퇴를 결심했다. 1998년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도 입사했지만 1년 정도 다니다 그만뒀다. 제임스 박 CEO는 “어느 순간 많은 일들을 하기 위해 꼭 대학졸업장이 필요하지는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창업 성공을 위해서는) 아이디어와 기술력만 있으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의 사업 스토리가 마냥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그는 하버드대 중퇴 후 첫 창업에서 실패를 맛봤다. 1999년 전자상거래용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인 에페시테크놀로지를 세웠지만 판매 저조로 2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다시 도전에 나선 그는 온라인 사진공유 서비스 업체인 와인드업랩스를 설립한 뒤 성장시켜 2005년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인 씨넷에 매각했다. 씨넷에서 개발담당자로 일하던 그는 몸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닌텐도 위(Wii) 게임을 하다가 웨어러블 기기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이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기 위해 씨넷을 나와 세 번째 창업한 회사가 바로 핏빗이다.
애플 등과 스마트워치 경쟁
핏빗이 설립될 때만 해도 웨어러블 기기라는 시장 자체가 없었다. 게다가 핏빗 공동창업자 두 사람은 모두 소프트웨어 전문가여서 하드웨어에 관해선 문외한이었다. 이들은 건자재 매장 홈디포에서 산 나무 케이스에 자신들이 개발한 회로판을 직접 붙여서 피트니스 웨어러블 기기를 만들었다. 제품을 시장에 내놓자 주문이 쏟아지는 등 반응이 뜨거웠다. 핏빗은 믿을 수 있는 피트니스 기술에 적정한 가격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핏빗은 2015년 웨어러블 업계 최초로 나스닥에 상장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제임스 박 CEO의 2015년 재산은 6억6000만달러로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40세 미만 기업가 29위에 오르기도 했다. 제임스 박 CEO는 “핏빗의 창업과 경영은 도전의 연속이었다”며 “그럼에도 기술을 이용해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건 큰 동기 부여가 됐고 나를 즐겁게 했다”고 말했다.
■ 핏빗
美 웨어러블 기기업체. 스마트워치가 대표…제품 전세계 2800만명 이용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