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회의 불평등이 심해지고 있다. 상위 1% ‘슈퍼리치’의 자산이 10~50% 중산층 자산에 맞먹고 조만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9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Fed) 통계를 인용해 지난 6월 말 기준 자산 순위 상위 1%가 보유한 자산이 35조5000억달러(약 4경1100조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이는 중산층 40%의 자산 36조9000억달러(약 4경2700조원)를 살짝 밑도는 수준이다. 이 수치는 부동산, 주식·뮤추얼펀드, 연금, 개인 사업체 등 모든 자산을 포함한 수치다.

슈퍼리치의 자산 중 가장 많은 것은 주식·뮤추얼펀드 자산으로 13조3000억달러였다. 개인 사업체 자산이 7조6000억달러로 뒤를 이었다. 중산층 자산은 주로 부동산(12조2000억달러)과 연금(11조8000억달러)으로 구성됐다.

미국에서 슈퍼리치와 중산층 간 자산규모 격차는 최근 10여 년 새 급격히 줄고 있다. 2006년 3분기엔 상위 1%의 자산규모가 19조2000억달러로 중산층 자산규모(25조8000억달러)보다 훨씬 적었다. 블룸버그는 “그간 슈퍼리치들의 자산은 가파르게 증가했다”며 “이 흐름을 고려하면 조만간 슈퍼리치의 자산규모가 중산층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슈퍼리치의 자산이 크게 늘어난 것은 저금리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로 주가가 큰 폭으로 뛰면서 부유층의 자산이 더 크게 늘었다. 블룸버그는 “자산규모 상위 1%가 미국 기업 지분의 절반 이상을 보유했다”며 “지난 10여 년간 주가 상승으로 인한 이익이 대부분 상위 1%에 돌아갔다”고 평가했다.

상위 1~10% 구간을 구성하는 9% 부유층 자산은 42조6000억달러, 하위 50% 구간의 자산은 7조5000억달러로 집계됐다. 블룸버그는 “자산규모 하위 50%는 가계 부채의 35.7%를 차지하지만 자산 비중은 6.1%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