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의 재정적자가 7년 만에 1조달러를 넘어섰다.

CNBC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13일(현지시간) 작년 재정적자가 2018년 대비 17.1% 늘어난 1조200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2012년 이후 7년 만에 적자폭이 1조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미 재무부는 지출이 늘어났지만 법인세 감면 등으로 세입이 줄어든 것을 재정적자 확대의 원인으로 꼽았다. 지출이 가장 컸던 분야는 사회보장, 국방, 의료 등의 부문이었다.

미국 재정적자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재정적자는 3566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8%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되면 올해 미국의 재정적자도 1조달러를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재정적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조4000억달러 수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후 2012년까지 1조달러 이상의 재정적자가 이어졌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는 1조달러를 넘기지 않았다. CNBC는 “최근 적자 폭이 커지면서 현재 23조2000억달러에 달하는 미 국가 채무 역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7년 말부터 대대적인 감세정책을 펼쳤다. 그는 경제 성장으로 재정수입도 늘어날 것이란 논리를 폈다. 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법인세 인하와 규제 완화책 등으로 경기를 부양해 재정수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오히려 적자를 늘렸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정적자 확대 속도는 완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재정적자 증가율 17.1%는 2018년 증가율(28.2%)에 비해 다소 떨어졌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