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수입품 탄소세 부과 검토"…무역 갈등 새로운 불씨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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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다보스포럼 연설
EU, 2050년까지 '탄소제로' 목표
유럽기업들 경쟁력 상실 우려 땐
탄소배출량 많은 국가 과세 조치
세계 탄소배출 1·2위 中·美 '압박'
EU, 2050년까지 '탄소제로' 목표
유럽기업들 경쟁력 상실 우려 땐
탄소배출량 많은 국가 과세 조치
세계 탄소배출 1·2위 中·美 '압박'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22일(현지시간) 탄소(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수입품에 탄소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U가 실제 ‘액션’에 들어가면 탄소배출량이 많은 중국 미국 인도 등이 강하게 반발하며 새로운 무역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독일 dpa통신에 따르면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날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설에서 EU의 ‘탄소 중립’ 계획으로 EU 제품이 세계 시장에서 불리한 상황에 처한다고 판단하면 상대국 제품에 탄소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우리의 무역과 노동자들을 위한 공정함의 문제”라며 “불공정한 경쟁으로부터 이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U 집행위는 지난 14일 ‘2050년까지 EU를 탄소 중립 대륙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을 통해 유럽 대륙의 순탄소배출량(배출량-감축량)을 제로(0)로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조치다. 이 과정에서 석유화학, 철강, 알루미늄 등 탄소배출량이 많은 유럽 기업들은 국제 경쟁력 상실을 우려해왔다.
EU가 탄소배출량이 많은 수입품에 탄소세를 부과하면 EU 기업의 불이익은 상쇄된다. 반면 EU에 수출하려는 기업의 부담은 커진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연설에서 특정 국가를 거론하진 않았지만 세계 시장에서 기후대책에 미온적인 국가에 손해 보는 일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2017년 기준으로 탄소배출 1위 국가는 중국이다. 세계 배출량의 27%가량을 차지한다. 이어 미국, 인도, 러시아, 일본, 독일, 한국 순이다. 미국과 인도의 비중도 각각 14%대와 6%대에 달한다.
중국은 EU 집행위의 탄소세 도입 움직임에 공공연하게 거부감을 표시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때부터 “기후변화는 사기”라고 비판하며 미국 내 탄소세 도입 주장을 묵살해왔다. EU가 탄소세를 부과하면 중국과 미국이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10월 기후변화 억제를 위해 당시 세계 평균으로 t당 2달러 정도인 탄소세를 2030년까지 t당 75달러 수준으로 올리자는 파격적 제안을 하기도 했다.
미국과 EU의 무역갈등은 조기 타결 기대가 커졌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눴다”며 “우리는 몇주 후에 서명할 수 있는 합의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합의는 무역뿐 아니라 기술, 에너지도 포함할 것이라고 했다. 블룸버그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2월에 트럼프 대통령과의 무역협상을 위해 워싱턴DC로 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EU가 미국과의 협상에서 이른 시일 내 합의하지 않으면 자동차 등 EU 제품에 고율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압박했다. 미국은 2018년 7월부터 EU와 무역협상을 벌이면서 EU에 농축산물·자동차 시장 개방 확대, 관세 인하, 비관세 장벽 축소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 일본, 중국, 멕시코, 캐나다와의 협상이 어느 정도 일단락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마지막 남은 유럽과의 무역협상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미국은 EU 국가의 디지털세 도입 움직임에도 제동을 걸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다보스포럼에서 “만약 미국 디지털 기업에 임의로 세금을 부과한다면 우리는 자동차 기업에 대한 관세를 임의로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선 영국, 이탈리아를 거론하며 디지털세를 도입하면 보복관세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사지드 자비드 영국 재무장관은 “국제적 해법을 찾는다면 (디지털세를) 폐지할 것”이라면서도 “(그렇지 않으면) 계획대로 4월에 디지털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맞섰다.
프랑스는 미국과 ‘휴전’했다. 디지털세 도입을 1년간 보류하고 대안을 논의하는 대신 미국은 이 기간 프랑스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를 유예하기로 했다.
워싱턴=주용석/런던=강경민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독일 dpa통신에 따르면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날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설에서 EU의 ‘탄소 중립’ 계획으로 EU 제품이 세계 시장에서 불리한 상황에 처한다고 판단하면 상대국 제품에 탄소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우리의 무역과 노동자들을 위한 공정함의 문제”라며 “불공정한 경쟁으로부터 이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U 집행위는 지난 14일 ‘2050년까지 EU를 탄소 중립 대륙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을 통해 유럽 대륙의 순탄소배출량(배출량-감축량)을 제로(0)로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조치다. 이 과정에서 석유화학, 철강, 알루미늄 등 탄소배출량이 많은 유럽 기업들은 국제 경쟁력 상실을 우려해왔다.
EU가 탄소배출량이 많은 수입품에 탄소세를 부과하면 EU 기업의 불이익은 상쇄된다. 반면 EU에 수출하려는 기업의 부담은 커진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연설에서 특정 국가를 거론하진 않았지만 세계 시장에서 기후대책에 미온적인 국가에 손해 보는 일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2017년 기준으로 탄소배출 1위 국가는 중국이다. 세계 배출량의 27%가량을 차지한다. 이어 미국, 인도, 러시아, 일본, 독일, 한국 순이다. 미국과 인도의 비중도 각각 14%대와 6%대에 달한다.
중국은 EU 집행위의 탄소세 도입 움직임에 공공연하게 거부감을 표시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때부터 “기후변화는 사기”라고 비판하며 미국 내 탄소세 도입 주장을 묵살해왔다. EU가 탄소세를 부과하면 중국과 미국이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10월 기후변화 억제를 위해 당시 세계 평균으로 t당 2달러 정도인 탄소세를 2030년까지 t당 75달러 수준으로 올리자는 파격적 제안을 하기도 했다.
미국과 EU의 무역갈등은 조기 타결 기대가 커졌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눴다”며 “우리는 몇주 후에 서명할 수 있는 합의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합의는 무역뿐 아니라 기술, 에너지도 포함할 것이라고 했다. 블룸버그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2월에 트럼프 대통령과의 무역협상을 위해 워싱턴DC로 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EU가 미국과의 협상에서 이른 시일 내 합의하지 않으면 자동차 등 EU 제품에 고율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압박했다. 미국은 2018년 7월부터 EU와 무역협상을 벌이면서 EU에 농축산물·자동차 시장 개방 확대, 관세 인하, 비관세 장벽 축소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 일본, 중국, 멕시코, 캐나다와의 협상이 어느 정도 일단락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마지막 남은 유럽과의 무역협상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미국은 EU 국가의 디지털세 도입 움직임에도 제동을 걸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다보스포럼에서 “만약 미국 디지털 기업에 임의로 세금을 부과한다면 우리는 자동차 기업에 대한 관세를 임의로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선 영국, 이탈리아를 거론하며 디지털세를 도입하면 보복관세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사지드 자비드 영국 재무장관은 “국제적 해법을 찾는다면 (디지털세를) 폐지할 것”이라면서도 “(그렇지 않으면) 계획대로 4월에 디지털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맞섰다.
프랑스는 미국과 ‘휴전’했다. 디지털세 도입을 1년간 보류하고 대안을 논의하는 대신 미국은 이 기간 프랑스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를 유예하기로 했다.
워싱턴=주용석/런던=강경민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