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중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당초 절대강자로 간주됐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아이오와주와 뉴햄프셔주 경선에서 몰락하면서다.

바이든의 빈자리는 아직까지 경선에 뛰어들지 않은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과 아이오와·뉴햄프셔에서 돌풍을 일으킨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2파전으로 채울 전망이다. 뉴햄프셔에서 예상 밖 3위에 오른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도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블룸버그는 2월에 열리는 4개 주 경선을 건너뛰고 14개 주 경선이 몰려 있는 3월 3일 ‘슈퍼 화요일’에 집중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블룸버그는 총자산 555억달러로 세계 9위의 부자다. 민주당 대권 레이스에서도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아직까지 주별 경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3위권에 오르며 만만찮은 파괴력을 예고하고 있다. 중도 성향의 민주당 주류와 무당파를 잡을 수 있는 유력한 ‘카드’로 주목받지만, 당내에선 ‘돈으로 선거를 산다’는 비판도 나온다.

부티지지는 아이오와·뉴햄프셔 경선을 거치며 돌풍의 주인공이 됐다. 2008년 경선 스타로 부상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백인 오바마’로도 불린다. 하지만 흑인 등 유색인종 유권자층의 지지가 상대적으로 적은 게 약점이다. 당장 이달 22일 네바다주 경선, 29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경선에서도 바람을 이어갈지 미지수인 데다, 전국 지지율도 5위권(리얼 클리어 폴리틱스 기준)에 그친다.

클로버샤는 뉴햄프셔에서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5위권으로 예상됐던 뉴햄프셔에서 샌더스, 부티지지와 함께 빅3로 부상하면서다. 하지만 아직까지 전국 지지율은 5%가 채 안 된다.

바이든은 네바다주 경선에 올인해야 할 상황이다. 여기서 1위를 하면 그나마 체면을 차리면서 경선을 이어갈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