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시장 위축되며 올해도 먹구름
다임러는 11일(현지시간) 지난해 매출 1727억유로(약 222조원), 순이익 27억유로(약 3조5000억원)를 거뒀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2018년보다 3.2% 늘었지만 순이익은 64.5% 줄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고급차 수요가 급감한 2009년 26억유로 순손실을 낸 이후 이익이 가장 적었다. 연간 자동차 판매량은 2018년보다 1만 대 줄어든 334만 대로 집계됐다.
다임러는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 사건에서 미국과 독일 등 각국 정부가 부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벌금, 각종 소송 비용 등으로 54억유로를 이미 손실로 반영해 순이익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다만 디젤 게이트와 관련해 여전히 “어떤 부정도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올라 칼레니우스 다임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재정적 걸림돌을 상당 부분 해소했기 때문에 올해는 실적이 정상 궤도로 복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임러는 비용 절감과 미래차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지난해부터 대규모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2022년까지 1만 명 이상을 감원해 14억유로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시장에선 다임러가 올해도 고전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이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크게 위축되면서 다임러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벤츠는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 239만 대 가운데 29%인 69만 대를 중국에서 판매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성장세가 꺾이면서 완성차 업체들의 실적이 동반 하락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자동차산업의 축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임러의 수익성이 빠르게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슈테판 슈나이더 도이체방크 이코노미스트는 “다른 완성차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다임러도 미래차 부문에 수십억유로를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