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핵심 거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유럽은 물론이고 중남미와 오세아니아, 아프리카까지 무차별적으로 코로나19를 퍼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3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진자가 2502명으로 전날 대비 466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사망자는 하루 새 27명 늘어난 79명으로 집계됐다.

'슈퍼 전파자' 이탈리아…남미·뉴질랜드·아프리카까지 퍼뜨려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사망자는 중국(2943명)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다. 이탈리아 다음은 이란(77명)이다. 지역별로는 이탈리아 북부의 롬바르디아주, 베네토주 등에 확진자의 90% 가까이가 몰려 있다. 롬바르디아주에는 이탈리아의 경제·금융 중심지인 밀라노가, 베네토주엔 수상 도시 베네치아가 있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두 지역은 이탈리아 전체 경제의 약 30%를 차지한다.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서도 지금까지 모두 12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오세아니아와 남미는 코로나 청정 지역으로 불렸지만 이탈리아에 다녀온 관광객들이 잇따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있다. 아르헨티나 보건당국은 이날 43세 남성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아르헨티나의 첫 감염 사례다. 이 남성은 2주간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여행한 뒤 지난 1일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에서도 이탈리아에 다녀온 자국민 5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뉴질랜드에선 이탈리아 북부 지역을 방문한 30대 여성이 두 번째 확진자로 확인됐다. 이 감염자는 이탈리아에서 귀국한 뒤 에어뉴질랜드 국내선 비행기로 파머스턴노스 등 다른 지역을 다녀왔다.

중국은 이탈리아 등 해외에서 들어온 자국민들이 확진자로 밝혀지자 역유입 방지에 나섰다. 중국 저장성 당국은 이날 이탈리아에서 식당을 하다가 지난달 말 입국한 자국민 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아프리카 대륙의 확진자 가운데 이탈리아 등 유럽과 연관되지 않은 확진자는 이집트에서 지난 1일 확진 판정을 받은 정유업계 종사자 캐나다인 한 명뿐이다. 아프리카는 중국과의 긴밀한 경제적 연결고리 때문에 코로나19 대유행 우려가 제기됐지만 정작 감염은 유럽발(發)이 대부분이라는 얘기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