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공포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미국과 유럽 증시가 급락하고 아시아 증시는 크게 요동쳤다. 금융시장 불안감이 커지면서 미국과 일본, 독일 등 주요국 정부는 긴급 부양책을 꺼내들었다.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시장은 ‘공포(패닉)’가 지배했다. 개장 직후 주가가 7% 이상 떨어지자 주식 거래가 15분간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1987년 이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다우지수는 7.79%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7.60%, 7.29% 떨어졌다. 이날 하락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9월 29일(-6.98%) 이후 가장 컸다.

유럽과 남미 증시도 폭락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의 대표 주가지수는 7~8% 하락했으며 이탈리아는 하락폭이 11%를 웃돌았다. 브라질은 12% 이상, 아르헨티나도 13% 넘게 떨어졌다.

글로벌 증시가 폭락한 것은 코로나19가 무서운 속도로 세계에 퍼지고 있어서다. 코로나19가 발병한 국가는 115개국에 이른다. 확진자는 11만4000명이며 사망자는 4000명을 넘어섰다. 확진자가 급증해 1만 명에 육박한 이탈리아는 전국에 이동제한령을 발령했으며 주세페 콘테 총리는 국민 6000여 만 명에게 “가급적 집에 머물러 달라”고 호소했다.

주요국 정부는 시장 안정을 위해 긴급 부양책을 꺼내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급여세 인하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일본 정부는 약 18조원의 금융지원 대책을, 독일과 호주 정부도 각각 17조원과 8조원 규모의 부양책을 마련했다.

그 덕분에 10일 열린 아시아 증시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불안심리는 여전해 소폭 상승에 그쳤다.

도쿄=김동욱/워싱턴=주용석 특파원/강현우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