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서 취소·축소…고령자 및 환자엔 "집에서 기도하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로 중동 이슬람교의 예배 행사가 차질을 빚고 있다.

이슬람 국가들은 휴일인 금요일마다 이슬람교 신자들이 모스크(이슬람 사원)에 모여 대규모 예배를 했다.

그러나 13일(현지시간) 밀접 접촉으로 인한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로 곳곳에서 예배 행사가 취소되거나 축소됐다고 카타르에 본부를 둔 알자지라방송이 전했다.

쿠웨이트 정부는 이날 이슬람교도들에게 모스크가 아니라 집에서 기도할 것을 요청했다.

쿠웨이트 종교당국은 이날 성명으로 "모스크들의 문은 닫혀 있을 것"이라며 "파트와(이슬람 율법해석)에 따라 금요일에 모스크에서 열리는 기도에 참석할 필요가 없고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집에서 기도하는 것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쿠웨이트는 자국에서 감염자가 100명을 기록한 코로나19의 확산세에 잔뜩 긴장한 모습이다.

코로나19 공포에 중동 이슬람 금요예배도 '직격탄'
이슬람교와 기독교, 유대교의 공동 성지인 예루살렘 내 예배도 위축된 분위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이슬람교의 3대 성지로 꼽히는 알아크사모스크 등 예루살렘 내 모스크들에 수천 명이 모였지만 평소보다 참석자는 적었다.

참석자들은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기도할 때 서로 떨어져 앉았고 일부는 얼굴에 마스크를 착용했다.

알아크사모스크 측은 고령자나 환자에게 혼잡한 모스크에 들어오지 말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의 주요 도시에서는 금요 예배가 취소됐다고 알자지라방송이 전했다.

이란은 중동에서 코로나19 사태가 가장 심각한 상황이다.

이란 보건부는 13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1천289명(13%↑) 증가해 1만1천364명이 됐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전날보다 85명 늘어 514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공포에 중동 이슬람 금요예배도 '직격탄'
또 이슬람 수니파 국가인 이집트 정부는 지난 10일 모든 모스크에 금요일 예배의 설교를 15분 이내로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집트 모스크들에서 13일 진행된 합동예배는 평소보다 짧았다.

또 지중해 연안 국가 레바논은 이슬람 시아파 모스크들에서 금요일 예배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이슬람 수니파의 경우 고령자나 환자들은 집에서 기도하라는 권고를 받았다.

이슬람 수니파의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달 초부터 자국민과 자국 거주 외국인 무슬림의 메카와 메디나 성지순례를 금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