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와 JP모간, 모간스탠리 등 월가의 3대 투자은행이 일제히 미 증시 ‘바닥론’을 주장하고 나섰다. 미 중앙은행(Fed)의 공격적인 ‘돈 풀기’ 등으로 최악의 순간은 이미 지나갔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삭스 전략가는 13일(현지시간) 고객에게 보낸 메모에서 “유례없는 Fed 및 행정부의 부양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곡선 평탄화 등은 미 경제와 금융시장의 하방 위험을 극적으로 줄였다”며 “미 경제가 재개된 뒤 감염이 대규모로 재발하지 않는다면 미 증시가 새로운 저점을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또다시 2000까지 단기 하락할 것이란 기존 전망을 철회한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말 S&P500의 목표를 3000으로 유지했다. 코스틴 전략가는 “통상 경제 지표가 나빠지기 전에 시장은 바닥을 찍는다”며 “투자자는 1분기 실적 보고서는 지나치고 2021년 실적 회복 계획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 증시에서는 14일부터 JP모간이 1분기 실적을 공개하는 등 1분기 어닝시즌이 본격화된다.

마르코 콜라노비치 JP모간 글로벌 매크로 퀀트·파생 전략가는 “Fed의 지난 9일 조치가 위기의 전환점”이라며 “이 조치는 주가가 완전히 회복될 것이란 우리의 전망을 강화시킨다”고 밝혔다. Fed는 9일 2조3000억달러 규모의 추가 부양책을 내놓고 일부 정크본드까지 사들이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미 증시는 아마도 내년 상반기에 사상 최고치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전략가도 이날 “Fed에 맞서지 말라”며 S&P500지수의 연말 기본 시나리오를 기존 2700에서 3000으로 높였다. 이날 종가(2761.63)에 비해 약 8.6% 추가 상승할 것이란 얘기다. 또 강세장이 펼쳐질 경우의 목표치는 3000에서 3250으로 올렸다. 그는 “경기 침체가 공황으로 전개되지 않도록 무엇이든 다 하겠다는 Fed의 결단력에 대해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