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역사상 가장 빠른 'V자' 반등…"실물경기 회복은 갈 길 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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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지수 사상 최고치
Fed 과감한 돈풀기에…증시 '코로나 쇼크' 돌파
기술株 폭등세…낙폭 컸던 항공·에너지株도 급반등
코로나 재유행 등 불확실성 여전…증시 과열 우려도
Fed 과감한 돈풀기에…증시 '코로나 쇼크' 돌파
기술株 폭등세…낙폭 컸던 항공·에너지株도 급반등
코로나 재유행 등 불확실성 여전…증시 과열 우려도
“미국 증시의 기록적 상승은 미 중앙은행(Fed) 부양책의 도움을 받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8일(현지시간) 투자자 노트에서 ‘내 탓이오(mea culpa)’를 외치며 올해 말 S&P500지수의 목표치를 상향 조정했다. 지난 석 달간 랠리를 놓친 데 대한 반성이었다. 이날 S&P지수는 전날보다 1.2% 오른 3232.39를 기록, 연초 대비 상승세로 돌아섰다. 또 나스닥지수는 110.66포인트(1.13%) 상승한 9924.75로 마감돼 사상 최고치에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폭락했던 미 증시는 Fed의 ‘헬리콥터 머니’ ‘V자형 경기회복 기대’ 등에 힘입어 코로나 낙폭을 대부분 회복하고 이제 새 역사에 도전할 채비를 마쳤다.
역사상 가장 빨랐던 상승세
지난 2월 19일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사상 최고치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미국에 확산하기 시작하자 뉴욕증시의 10년 강세장은 순식간에 무너졌다.
미 경제가 곳곳에서 봉쇄되던 3월 15일 Fed는 제로금리 및 7000억달러 규모의 양적완화(QE: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 시중의 국채 등을 매입하는 경기부양 프로그램)를 발표했다. 17일엔 기업어음(CP) 매입기구 설립을 발표했고 23일 무제한 QE와 학자금 대출, 자동차 대출, 신용카드 대출 등 온갖 대출의 매입 방안도 내놓았다.
그날 미 증시는 바닥을 쳤다. 이후 석 달도 안 돼 주요 지수는 40% 넘게 급등했고 이날 나스닥은 사상 최고치 기록을 다시 세웠다. Fed의 총자산은 6월 1일자로 7조1652억달러까지 증가해 3월 2일(4조2415억달러)에 비해 석 달 새 3조달러가량 증가했다. 천문학적인 돈이 시장에 풀린 것이다.
게다가 5월부터는 경제가 재개돼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특히 지난 5일 발표된 5월 고용보고서는 ‘V자’ 반등 시나리오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당초 5월 일자리는 833만 개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지만 정작 251만 개 증가로 나타났다. 20%를 넘을 수도 있다던 실업률은 13.3%로 떨어졌다. 씨티그룹은 “경기가 시장 예상치보다 강하게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동안은 경제 봉쇄에서도 혜택을 볼 수 있는 기술주가 폭등했다.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은 모두 신고가 기록을 세웠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도 이날 7.26% 올라 949.92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최근엔 낙폭이 컸던 항공주, 여행관련주, 에너지주 등이 폭등하고 있다. 아메리칸에어라인은 지난 4일 하루 41% 폭등한 데 이어 이날도 9% 상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항공주를 손절매한 워런 버핏에 대해 “때로는 버핏과 같은 사람도 실수한다”고 놀릴 정도다.
펀더멘털은 아직…곳곳에 위험
주가는 급등하고 있지만 경제 펀더멘털은 좋은 편이 아니다. 5월 251만 개 일자리가 살아났지만 이는 3~5월 사라진 일자리 2200만 개의 일부에 불과하다. 상당수 일자리는 회복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강하다. 여기에 경제 재개와 함께 코로나19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7일 캘리포니아와 유타,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아칸소, 텍사스 등 7개 주에서 코로나19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5일엔 신규 감염자가 2만8602명으로 급증해 5월 초 수준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시위는 경제 재개와 코로나19 확산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미·중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점도 위험 요인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신장위구르 지역 소수민족 인권 학대와 관련해 중국 당국자를 제재할 수 있도록 한 ‘위구르 인권정책 법안’에 서명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중국과의 갈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증시 과열 조짐도 엿보인다. 파산설이 나도는 셰일업체 체사피크에너지는 이날 181% 급등했다. 지난달 22일 파산보호를 신청한 렌터카업체 허츠의 주가는 이날 115% 올라 5.53달러를 기록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풋·콜옵션 비중도 0.37까지 떨어졌다. 시장 상승을 내다본 콜옵션 매수가 하락을 예상하는 풋옵션의 세 배 가까이 된다는 얘기다. 한편 미 증시는 9일 하락세로 출발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뱅크오브아메리카는 8일(현지시간) 투자자 노트에서 ‘내 탓이오(mea culpa)’를 외치며 올해 말 S&P500지수의 목표치를 상향 조정했다. 지난 석 달간 랠리를 놓친 데 대한 반성이었다. 이날 S&P지수는 전날보다 1.2% 오른 3232.39를 기록, 연초 대비 상승세로 돌아섰다. 또 나스닥지수는 110.66포인트(1.13%) 상승한 9924.75로 마감돼 사상 최고치에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폭락했던 미 증시는 Fed의 ‘헬리콥터 머니’ ‘V자형 경기회복 기대’ 등에 힘입어 코로나 낙폭을 대부분 회복하고 이제 새 역사에 도전할 채비를 마쳤다.
역사상 가장 빨랐던 상승세
지난 2월 19일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사상 최고치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미국에 확산하기 시작하자 뉴욕증시의 10년 강세장은 순식간에 무너졌다.
미 경제가 곳곳에서 봉쇄되던 3월 15일 Fed는 제로금리 및 7000억달러 규모의 양적완화(QE: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 시중의 국채 등을 매입하는 경기부양 프로그램)를 발표했다. 17일엔 기업어음(CP) 매입기구 설립을 발표했고 23일 무제한 QE와 학자금 대출, 자동차 대출, 신용카드 대출 등 온갖 대출의 매입 방안도 내놓았다.
그날 미 증시는 바닥을 쳤다. 이후 석 달도 안 돼 주요 지수는 40% 넘게 급등했고 이날 나스닥은 사상 최고치 기록을 다시 세웠다. Fed의 총자산은 6월 1일자로 7조1652억달러까지 증가해 3월 2일(4조2415억달러)에 비해 석 달 새 3조달러가량 증가했다. 천문학적인 돈이 시장에 풀린 것이다.
게다가 5월부터는 경제가 재개돼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특히 지난 5일 발표된 5월 고용보고서는 ‘V자’ 반등 시나리오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당초 5월 일자리는 833만 개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지만 정작 251만 개 증가로 나타났다. 20%를 넘을 수도 있다던 실업률은 13.3%로 떨어졌다. 씨티그룹은 “경기가 시장 예상치보다 강하게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동안은 경제 봉쇄에서도 혜택을 볼 수 있는 기술주가 폭등했다.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은 모두 신고가 기록을 세웠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도 이날 7.26% 올라 949.92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최근엔 낙폭이 컸던 항공주, 여행관련주, 에너지주 등이 폭등하고 있다. 아메리칸에어라인은 지난 4일 하루 41% 폭등한 데 이어 이날도 9% 상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항공주를 손절매한 워런 버핏에 대해 “때로는 버핏과 같은 사람도 실수한다”고 놀릴 정도다.
펀더멘털은 아직…곳곳에 위험
주가는 급등하고 있지만 경제 펀더멘털은 좋은 편이 아니다. 5월 251만 개 일자리가 살아났지만 이는 3~5월 사라진 일자리 2200만 개의 일부에 불과하다. 상당수 일자리는 회복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강하다. 여기에 경제 재개와 함께 코로나19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7일 캘리포니아와 유타,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아칸소, 텍사스 등 7개 주에서 코로나19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5일엔 신규 감염자가 2만8602명으로 급증해 5월 초 수준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시위는 경제 재개와 코로나19 확산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미·중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점도 위험 요인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신장위구르 지역 소수민족 인권 학대와 관련해 중국 당국자를 제재할 수 있도록 한 ‘위구르 인권정책 법안’에 서명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중국과의 갈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증시 과열 조짐도 엿보인다. 파산설이 나도는 셰일업체 체사피크에너지는 이날 181% 급등했다. 지난달 22일 파산보호를 신청한 렌터카업체 허츠의 주가는 이날 115% 올라 5.53달러를 기록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풋·콜옵션 비중도 0.37까지 떨어졌다. 시장 상승을 내다본 콜옵션 매수가 하락을 예상하는 풋옵션의 세 배 가까이 된다는 얘기다. 한편 미 증시는 9일 하락세로 출발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