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방위 압박에 中 화웨이 '백기'…주력 반도체칩 '기린' 생산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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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자체 기술로 개발한 칩
핵심부품 조달 힘들어진 탓
핵심부품 조달 힘들어진 탓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다음달 주력 반도체 칩세트인 기린의 생산을 중단한다. 미국 정부가 부품 공급업체에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하라고 압박하면서 기린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을 조달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9일 중국 경제전문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위청둥 화웨이 소비자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일 열린 중국 정보화 100인 포럼에서 “미국의 고강도 규제 탓에 9월 15일부터 대표 상품인 기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생산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올가을 출시할 예정인 스마트폰 메이트40를 끝으로 기린 AP를 적용한 화웨이 스마트폰을 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공지능(AI) 기반의 반도체 칩도 생산이 중단된다”고 설명했다.
기린은 화웨이의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업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이 설계한 칩이다. 중국 기업이 100% 지식재산권을 가진 첫 반도체로, 해외는 물론 대만 기술에도 의존하지 않고 자체 힘으로 개발한 것이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업체인 SMIC(중신궈지)가 생산을 맡고 있다.
위 CEO는 “화웨이가 반도체 칩에 수년간 투자 및 연구개발(R&D)을 해왔는데 반도체 제조라는 가장 중요한 부분에는 참여하지 않았다”며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결정은 화웨이의 수익성 측면에서 커다란 손실이라고도 했다. 업계에서는 화웨이의 매출 손실이 수십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각국에 통신장비 등을 공급하는 화웨이가 간첩 행위를 하고 중국 정부에 사용자 정보를 유출하고 있다며 전방위로 공격해왔다. 미국 기업은 물론 유럽을 포함한 동맹국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화웨이 보이콧을 벌여왔다. 지난 5월 미 상무부는 미국 외 소프트웨어업체와 정보기술(IT) 장비기업에도 화웨이와 거래하려면 먼저 라이선스를 취득하도록 했다. 화웨이의 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반도체 공급을 차단해 중국 정부에 타격을 주기 위한 조치였다.
화웨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은 시놉시스, 카덴스디자인시스템스 등 미국 기업 소프트웨어에 의존해 반도체 칩을 설계하고 있다. 생산은 미국 기업 장비를 사용하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업체인 대만 TSMC에 맡겨왔다. 하지만 미국의 규제 강화 이후 TSMC는 5월 15일부터 화웨이의 신규 주문을 받지 않고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화웨이는 이후 대만의 반도체 칩 제조사인 미디어텍과 협력 강화에 나섰지만, 이 회사 제품은 기존에 TSMC에서 조달하던 ‘맞춤형 반도체’의 기술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의 제재를 돌파하기 위해 화웨이가 반도체 칩 공급처를 다변화하려고 노력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것 같다”며 “미국의 압박에 백기를 든 셈”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9일 중국 경제전문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위청둥 화웨이 소비자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일 열린 중국 정보화 100인 포럼에서 “미국의 고강도 규제 탓에 9월 15일부터 대표 상품인 기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생산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올가을 출시할 예정인 스마트폰 메이트40를 끝으로 기린 AP를 적용한 화웨이 스마트폰을 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공지능(AI) 기반의 반도체 칩도 생산이 중단된다”고 설명했다.
기린은 화웨이의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업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이 설계한 칩이다. 중국 기업이 100% 지식재산권을 가진 첫 반도체로, 해외는 물론 대만 기술에도 의존하지 않고 자체 힘으로 개발한 것이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업체인 SMIC(중신궈지)가 생산을 맡고 있다.
위 CEO는 “화웨이가 반도체 칩에 수년간 투자 및 연구개발(R&D)을 해왔는데 반도체 제조라는 가장 중요한 부분에는 참여하지 않았다”며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결정은 화웨이의 수익성 측면에서 커다란 손실이라고도 했다. 업계에서는 화웨이의 매출 손실이 수십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각국에 통신장비 등을 공급하는 화웨이가 간첩 행위를 하고 중국 정부에 사용자 정보를 유출하고 있다며 전방위로 공격해왔다. 미국 기업은 물론 유럽을 포함한 동맹국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화웨이 보이콧을 벌여왔다. 지난 5월 미 상무부는 미국 외 소프트웨어업체와 정보기술(IT) 장비기업에도 화웨이와 거래하려면 먼저 라이선스를 취득하도록 했다. 화웨이의 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반도체 공급을 차단해 중국 정부에 타격을 주기 위한 조치였다.
화웨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은 시놉시스, 카덴스디자인시스템스 등 미국 기업 소프트웨어에 의존해 반도체 칩을 설계하고 있다. 생산은 미국 기업 장비를 사용하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업체인 대만 TSMC에 맡겨왔다. 하지만 미국의 규제 강화 이후 TSMC는 5월 15일부터 화웨이의 신규 주문을 받지 않고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화웨이는 이후 대만의 반도체 칩 제조사인 미디어텍과 협력 강화에 나섰지만, 이 회사 제품은 기존에 TSMC에서 조달하던 ‘맞춤형 반도체’의 기술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의 제재를 돌파하기 위해 화웨이가 반도체 칩 공급처를 다변화하려고 노력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것 같다”며 “미국의 압박에 백기를 든 셈”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