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와 거래 끊겠다더니…美, 인텔·AMD엔 납품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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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CPU 40% 화웨이가 구입
공급 끊으면 美 기업 '직격탄'
中 '블랙리스트' 만들어 반격
공급 끊으면 美 기업 '직격탄'
中 '블랙리스트' 만들어 반격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공격에 맞서 중국 정부도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중국판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본격적인 보복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미국 반도체회사 인텔과 AMD가 주력 거래업체인 화웨이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허가를 미 정부로부터 받았다.
미 상무부는 지난 15일부터 미국 기술이 사용된 반도체를 화웨이에 공급할 경우 사전에 당국의 허가를 받도록 해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을 사실상 차단했다. 지난해 화웨이의 반도체 구매액은 208억달러로 세계 3위였다. 화웨이에 대한 제재 조치로 가장 타격을 받는 미국 회사로는 인텔이 꼽힌다. 인텔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시장 점유율이 95%에 달하는데, 그중 40%를 화웨이가 구입해왔다.
중국 상무부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블랙리스트 기업은 중국의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해치는 외국 기업과 개인이 대상”이라며 관련 규정을 공개했다. 이 명단에 오른 외국 기업은 중국으로부터 물건을 사거나 팔 수 없고 직원의 중국 입국이 제한되거나 비자가 취소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벌금을 부과하거나 ‘다른 필요한 조치’도 할 수 있다.
중국은 아직 블랙리스트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시스코를 비롯해 자국에서 사업하는 미 기업을 상대로 사실상 보복 조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스코가 오랫동안 납품해 온 중국 국유 통신사와의 계약이 끊겼으며, 미국 화학업체 듀폰은 화웨이의 조달업체 명단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블랙리스트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미국 기업으로 시스코와 애플, 퀄컴, 보잉 등을 꼽았다. 중국 정부는 최근 자국 기업들에 ‘위약금을 물더라도 미국 납품업체와의 계약을 파기하라’는 지침을 내려보냈다.
환구시보는 영국계 글로벌은행 HSBC도 중국판 블랙리스트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에 런던과 홍콩증시에 상장된 HSBC 주가는 이날 1995년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 HSBC가 미국의 제재 대상과 불법 금융 거래를 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다만 블랙리스트 공개와 관련해선 중국 지도부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투자를 감독하는 후춘화 부총리 등은 상무부와 사이버 보안당국에 명단에 포함될 기업을 추려서 제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담당하는 류허 부총리 등은 “명단을 공개하면 미국의 더 큰 보복을 부를 수 있기 때문에 오는 11월 미 대선이 끝날 때까지 미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중국 정부는 미국이 제재를 발표하면 비슷한 수준으로 대응하며 수위를 조절해왔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중국의 향후 대응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WSJ는 내다봤다.
김정은/선한결 기자 likesmile@hankyung.com
인텔·AMD “화웨이 거래” 첫 허가
로이터통신은 21일(현지시간) 인텔과 AMD가 미 당국으로부터 화웨이와 제품을 거래할 수 있도록 허가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이 화웨이의 반도체 공급망 제재를 시작한 이후 수출 허가를 받은 첫 사례다.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미 상무부는 지난 15일부터 미국 기술이 사용된 반도체를 화웨이에 공급할 경우 사전에 당국의 허가를 받도록 해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을 사실상 차단했다. 지난해 화웨이의 반도체 구매액은 208억달러로 세계 3위였다. 화웨이에 대한 제재 조치로 가장 타격을 받는 미국 회사로는 인텔이 꼽힌다. 인텔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시장 점유율이 95%에 달하는데, 그중 40%를 화웨이가 구입해왔다.
中, 블랙리스트에 시스코
중국 상무부가 준비하고 있는 ‘신뢰할 수 없는 기업’(중국판 블랙리스트)에 화웨이의 글로벌 경쟁사인 미국 통신장비업체 시스코시스템즈가 포함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중국 상무부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블랙리스트 기업은 중국의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해치는 외국 기업과 개인이 대상”이라며 관련 규정을 공개했다. 이 명단에 오른 외국 기업은 중국으로부터 물건을 사거나 팔 수 없고 직원의 중국 입국이 제한되거나 비자가 취소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벌금을 부과하거나 ‘다른 필요한 조치’도 할 수 있다.
중국은 아직 블랙리스트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시스코를 비롯해 자국에서 사업하는 미 기업을 상대로 사실상 보복 조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스코가 오랫동안 납품해 온 중국 국유 통신사와의 계약이 끊겼으며, 미국 화학업체 듀폰은 화웨이의 조달업체 명단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블랙리스트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미국 기업으로 시스코와 애플, 퀄컴, 보잉 등을 꼽았다. 중국 정부는 최근 자국 기업들에 ‘위약금을 물더라도 미국 납품업체와의 계약을 파기하라’는 지침을 내려보냈다.
환구시보는 영국계 글로벌은행 HSBC도 중국판 블랙리스트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에 런던과 홍콩증시에 상장된 HSBC 주가는 이날 1995년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 HSBC가 미국의 제재 대상과 불법 금융 거래를 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다만 블랙리스트 공개와 관련해선 중국 지도부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투자를 감독하는 후춘화 부총리 등은 상무부와 사이버 보안당국에 명단에 포함될 기업을 추려서 제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담당하는 류허 부총리 등은 “명단을 공개하면 미국의 더 큰 보복을 부를 수 있기 때문에 오는 11월 미 대선이 끝날 때까지 미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중국 정부는 미국이 제재를 발표하면 비슷한 수준으로 대응하며 수위를 조절해왔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중국의 향후 대응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WSJ는 내다봤다.
김정은/선한결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