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마리화나(대마초)의 비범죄화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하자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마리화나 ETF인 MJ는 전날보다 5.39% 오른 11.5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월 초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캐나다 마리화나 업체인 틸레이 주가는 19.2% 폭등했다. 이밖에 아프리아, 오로라 카나비스, 캐노피그로스 등 기호용·의료용 마리화나 업체의 주가는 10~13% 올랐다.

전날 부통령 후보 TV토론회에 나온 해리스 상원의원의 발언이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리스 상원의원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당선되면 연방정부 차원에서 마리화나를 비범죄화할 것"이라며 "마리화나 관련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의 범죄 기록도 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마리화나는 '회색지대'에 놓여있다. 연방법은 마리화나의 흡연과 유통을 금지하지만, 캘리포니아·일리노이 등 11개 주는 기호용으로 허용하고 있다. 플로리다·루이지애나 등 33개주는 의료용으로 합법화한 상태다.

마리화나 업계에서는 새로운 투자 활로가 열릴지 관심이다. 은행을 포함해 미국의 전통적인 금융기관들은 마리화나 산업에 투자하지 않는다. 마리화나를 합법화하는 주가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연방법이 마리화나를 금지하고 있어서다. 이로 인해 마리화나 업체들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마리화나 관련 제품 제조업체 선더스톰의 공동 설립자인 키이스 시치는 "은행에 접근할 수 있게 되는 것만으로도 업계에는 큰 변화"라며 "자본 시장에서 자유롭게 투자를 유치할 수 있게 되면 사업을 더욱 안정적으로 꾸려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다음 달 3일 열리는 대선을 앞두고 사전 투표 열풍이 고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9일 기준 660만명이 넘는 유권자가 조기·우편 투표를 마쳤다. 2016년 대선 때보다 10배가 넘는 규모다.

마이클 맥도널드 플로리다대 교수는 "이렇게 많은 사람이 조기에 투표를 마친 것은 처음"이라며 "많은 사람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판단을 이미 마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