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친구' 사우디 빈 살만, 뒤늦게 "바이든 축하해요" [선한결의 중동은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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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각국 축하세례에도 침묵했다가 뒤늦은 인사
"바이든은 그간 사우디 왕실 관련 불만 여럿"
"바이든은 그간 사우디 왕실 관련 불만 여럿"
중동 대표 친미국가이자 산유부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조 바이든 미국 대선 당선자의 승리에 뒤늦은 축하인사를 보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친밀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등은 선거 결과 보도 이후 침묵했으나 약 하루만에 '바이든 축하 대열'에 합류했다.
이는 중동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비해 뒤늦은 축하다. 미 대선 개표 주관 언론사인 AP통신 등이 바이든 승리를 보도한지 만 하루가 넘은 시점에 나왔다. 사우디가 4년 전 트럼프 대통령 당선 당시엔 즉각 축하 인사를 전한 것과도 대조된다.
카타르, 이집트, 요르단, 오만, 레바논 등은 바이든 당선인의 당선 선언 직후 축하 인사를 전하거나 축하 성명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매우 친밀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앞서 축하 성명을 냈다.
로이터통신은 "다른 아랍 국가들이 바이든 당선을 축하한다며 달려들었을 때 사우디 '실세' 빈 살만 왕세자는 침묵했다"며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탄자니아 대통령의 재선에 대해 축하 인사를 보냈지만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빈 살만 왕세자와 매우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사우디 왕실을 비판한 뒤 암살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살해사건을 두고는 배후로 지적된 빈 살만 왕세자 비호에 나서기도 했다. 미국 의회가 사우디 제재 움직임에 나서자 공개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냈고,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내가 빈 살만을 구했다"고 자랑하듯 얘기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같은 이유로 사우디 왕실엔 바이든 당선자의 승리가 트럼프 대통령 재선보다 훨씬 불리하다는게 중론이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예멘 내전에서 사우디의 무력행동, 여성 인권운동가 억류 등을 놓고 국제 사회가 사우디 왕실에 제기한 비판에 대해 든든한 완충제 역할을 해왔다"며 사우디 지도부는 바이든 당선 이후 이같은 상황이 바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닐 퀼리암 부연구위원은 "내년 출범할 바이든 행정부는 사우디 대내외 정책에 대한 불만을 일찌감치 내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앞서 사우디에 까슈끄지 살해 사건 책임을 묻고, 예맨 내전에 대해 미국이 사우디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바이든 당선인은 2015년 이란핵합의 복구 합의 등 보다 유연한 접근법을 택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합의는 바이든 당선인이 부통령을 지낸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나왔다. 민주당 정강위원회는 지난 8월 이란이 핵합의 의무를 이행할 경우 이란핵합의에 다시 참여할 수 있다고 공약했다.
다만 바이든 당선인이 대통령에 올라도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가 급격히 달라지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사우디의 정치 소식통은 "사우디와 미국의 관계는 깊고 전략적"이라며 "대통령이 바뀌어도 양국 관계가 쉽게 변하긴 어렵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사우디 SPA는 "살만 국왕은 바이든 당선인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며 모든 측면에서 강화하고 발전하려는 양국과 그 국민들 사이 역사적 친밀한 관계를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퀼리암 채텀하우스 부연구위원은 "사우디 지도부는 바이든 행정부가 사우디와 미국간 관계를 재검토할 것을 우려해 일단 긍정적인 발언을 여럿 내놓고, 예맨 내전에서도 발을 빼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같은날 탄자니아 재선도 축하했는데…미국엔 하루간 '침묵'
8일(현지시간) 사우디 국영 SPA통신은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와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자에게 대선 승리를 축하했다고 보도했다.이는 중동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비해 뒤늦은 축하다. 미 대선 개표 주관 언론사인 AP통신 등이 바이든 승리를 보도한지 만 하루가 넘은 시점에 나왔다. 사우디가 4년 전 트럼프 대통령 당선 당시엔 즉각 축하 인사를 전한 것과도 대조된다.
카타르, 이집트, 요르단, 오만, 레바논 등은 바이든 당선인의 당선 선언 직후 축하 인사를 전하거나 축하 성명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매우 친밀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앞서 축하 성명을 냈다.
로이터통신은 "다른 아랍 국가들이 바이든 당선을 축하한다며 달려들었을 때 사우디 '실세' 빈 살만 왕세자는 침묵했다"며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탄자니아 대통령의 재선에 대해 축하 인사를 보냈지만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당선, 사우디 왕실엔 불리"
일각에선 사우디 실권자인 빈 살만 왕세자가 대선 결과 불복 의사를 밝힌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를 고려해 즉각 바이든 당선인 축하에 나서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빈 살만 왕세자와 매우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사우디 왕실을 비판한 뒤 암살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살해사건을 두고는 배후로 지적된 빈 살만 왕세자 비호에 나서기도 했다. 미국 의회가 사우디 제재 움직임에 나서자 공개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냈고,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내가 빈 살만을 구했다"고 자랑하듯 얘기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같은 이유로 사우디 왕실엔 바이든 당선자의 승리가 트럼프 대통령 재선보다 훨씬 불리하다는게 중론이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예멘 내전에서 사우디의 무력행동, 여성 인권운동가 억류 등을 놓고 국제 사회가 사우디 왕실에 제기한 비판에 대해 든든한 완충제 역할을 해왔다"며 사우디 지도부는 바이든 당선 이후 이같은 상황이 바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닐 퀼리암 부연구위원은 "내년 출범할 바이든 행정부는 사우디 대내외 정책에 대한 불만을 일찌감치 내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앞서 사우디에 까슈끄지 살해 사건 책임을 묻고, 예맨 내전에 대해 미국이 사우디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바이든, 이란핵합의 복구 의사…중동 정세 촉각
대(對)이란 접근법도 관건이다. 대이란 강경파인 트럼프 대통령이 자리에서 내려올 경우 이란과 대립해온 사우디엔 부담이 커진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끈 미국은 그간 이란이 무력 도발을 시사하면 중동 역내에 항공모함과 전투기 등을 보내 이란을 압박해왔다.반면 바이든 당선인은 2015년 이란핵합의 복구 합의 등 보다 유연한 접근법을 택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합의는 바이든 당선인이 부통령을 지낸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나왔다. 민주당 정강위원회는 지난 8월 이란이 핵합의 의무를 이행할 경우 이란핵합의에 다시 참여할 수 있다고 공약했다.
다만 바이든 당선인이 대통령에 올라도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가 급격히 달라지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사우디의 정치 소식통은 "사우디와 미국의 관계는 깊고 전략적"이라며 "대통령이 바뀌어도 양국 관계가 쉽게 변하긴 어렵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사우디 SPA는 "살만 국왕은 바이든 당선인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며 모든 측면에서 강화하고 발전하려는 양국과 그 국민들 사이 역사적 친밀한 관계를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퀼리암 채텀하우스 부연구위원은 "사우디 지도부는 바이든 행정부가 사우디와 미국간 관계를 재검토할 것을 우려해 일단 긍정적인 발언을 여럿 내놓고, 예맨 내전에서도 발을 빼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