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에 이렇게 손님없는 '블프' 처음"…온라인 매출은 하루 10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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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블프' 현장 돌아보니
백화점·대형 의류매장 등 '썰렁'
쇼핑객보다 점원 더 많은 곳도
"전국 쇼핑몰 주차장 텅 비어"
온라인 매출 작년보다 21.5%↑
앱 주문 후 매장 픽업 확산
백화점·대형 의류매장 등 '썰렁'
쇼핑객보다 점원 더 많은 곳도
"전국 쇼핑몰 주차장 텅 비어"
온라인 매출 작년보다 21.5%↑
앱 주문 후 매장 픽업 확산
미국의 최대 쇼핑 축제일인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은 지난 27일 뉴욕 맨해튼 34번가. 작년만 해도 메이시스백화점이 오전 5시에 문을 열면 수백 명이 할인 상품을 먼저 차지하려고 몸싸움까지 벌였지만 올해는 180도 달랐다. 개장 시간은 작년과 똑같았으나 사람 구경하기가 힘들 정도였다. 대신 다른 소비자 및 직원과 직접 대면할 필요가 없는 온라인 쇼핑 매출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불러온 변화다.
인근의 대형 의류 판매점인 H&M 빌딩은 더 한산했다. 건물 정문에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과 함께 입장객 수를 최대 526명으로 제한한다는 안내문을 써놨지만 쇼핑객보다 직원 수가 더 많았다. 할인 폭이 백화점만큼 크지 않기 때문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었다. 저가형 잡화를 파는 노드스트롬 랙도 마찬가지였다. 긴 줄이 생길 것에 대비해 계산대를 추가해놨지만 텅 비어 있었다.
의류 매장인 올드네이비는 이번 할인 행사에 대비해 ‘컨비니언스 스폿(convenience spot)’을 늘려 호평을 받았다. 온라인으로 구매한 사람들이 이곳에서 상품을 찾아 치수를 재본 뒤 바로 가져가거나 교환할 수 있도록 마련한 장소다. 온라인과 대면 쇼핑 사이에서 접점을 찾은 장치라는 설명이다. 이 회사 직원인 제임스 블레이크는 “예년과 달리 할인 행사를 나흘 앞당겨 시작했는데 매장 손님은 많지 않았다”며 “다들 휴대폰으로 쇼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이례적으로 새벽부터 대기자들이 줄을 선 곳도 일부 있었다. ‘게임스톱’ 등 게임용품 판매점이다. 플레이스테이션5, X박스 같은 신형 콘솔 게임을 구입하려는 사람이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하지만 신제품 입고 물량이 매장별로 5개 안팎에 불과하다는 얘기를 듣자 상당수가 발길을 돌렸다.
‘미국의 코로나19 진앙지’로 꼽히는 뉴욕만 이런 상황을 겪은 건 아니다. NBC방송은 “코로나19 감염을 두려워한 사람이 늘다 보니 전국 쇼핑몰의 주차장이 하루 종일 비어 있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유통정보 제공업체인 센서매틱솔루션은 이날 매장을 직접 방문한 소비자가 작년보다 52.1% 급감했다고 분석했다.
이 회사의 브라이언 필드 디렉터는 “전염병 우려 탓에 크리스마스 때까지 시간을 두고 쇼핑하려는 수요가 커졌을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스마트폰을 이용한 쇼핑이 작년 대비 25.3% 급증한 36억달러로 계산됐다. 모바일 쇼핑 비중은 지난해 동기보다 7%포인트 확대된 40%에 달했다. 미국의 온라인 소비자들은 한 번 쇼핑할 때마다 평균 95.60달러어치를 카트에 담은 것으로 조사됐다. 단일 품목으로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레고였다.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이날 온라인 판매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고객관리 솔루션 업체인 세일즈포스는 블프 당일 세계 온라인 쇼핑 매출이 작년보다 30% 늘어난 622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한국 일본 등에서 미국의 ‘블프 할인 상품’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크게 늘어났을 것이란 관측이다.
30일로 예정된 ‘사이버 먼데이’ 행사 때는 더 많은 온라인 쇼핑객이 몰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매년 블프 때보다 사이버 먼데이 때 온라인 매출이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사이버 먼데이는 추수감사절과 블프 연휴 때 쇼핑 기회를 놓친 소비자를 위해 기획된 또 다른 할인 행사다.
어도비는 올해 사이버 먼데이 매출이 작년보다 15~35% 증가한 108억~127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루 매출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또 경신할 것이란 예측이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코로나 때문이라지만 이럴 줄은…”
이날 오전 내내 미국 최대 백화점 체인인 메이시스의 남성 및 아동의류 매장을 찾은 고객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의류매장의 한 직원은 “코로나19 영향이라지만 손님이 이 정도로 없을 줄은 몰랐다”며 “평소의 평일 수준”이라고 혀를 내둘렀다.인근의 대형 의류 판매점인 H&M 빌딩은 더 한산했다. 건물 정문에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과 함께 입장객 수를 최대 526명으로 제한한다는 안내문을 써놨지만 쇼핑객보다 직원 수가 더 많았다. 할인 폭이 백화점만큼 크지 않기 때문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었다. 저가형 잡화를 파는 노드스트롬 랙도 마찬가지였다. 긴 줄이 생길 것에 대비해 계산대를 추가해놨지만 텅 비어 있었다.
의류 매장인 올드네이비는 이번 할인 행사에 대비해 ‘컨비니언스 스폿(convenience spot)’을 늘려 호평을 받았다. 온라인으로 구매한 사람들이 이곳에서 상품을 찾아 치수를 재본 뒤 바로 가져가거나 교환할 수 있도록 마련한 장소다. 온라인과 대면 쇼핑 사이에서 접점을 찾은 장치라는 설명이다. 이 회사 직원인 제임스 블레이크는 “예년과 달리 할인 행사를 나흘 앞당겨 시작했는데 매장 손님은 많지 않았다”며 “다들 휴대폰으로 쇼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이례적으로 새벽부터 대기자들이 줄을 선 곳도 일부 있었다. ‘게임스톱’ 등 게임용품 판매점이다. 플레이스테이션5, X박스 같은 신형 콘솔 게임을 구입하려는 사람이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하지만 신제품 입고 물량이 매장별로 5개 안팎에 불과하다는 얘기를 듣자 상당수가 발길을 돌렸다.
‘미국의 코로나19 진앙지’로 꼽히는 뉴욕만 이런 상황을 겪은 건 아니다. NBC방송은 “코로나19 감염을 두려워한 사람이 늘다 보니 전국 쇼핑몰의 주차장이 하루 종일 비어 있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유통정보 제공업체인 센서매틱솔루션은 이날 매장을 직접 방문한 소비자가 작년보다 52.1% 급감했다고 분석했다.
이 회사의 브라이언 필드 디렉터는 “전염병 우려 탓에 크리스마스 때까지 시간을 두고 쇼핑하려는 수요가 커졌을 수 있다”고 했다.
온라인 쇼핑 매출은 최대 경신
한산한 대형 매장들과 달리 온라인 쇼핑 열기는 뜨거웠다. 소프트웨어 업체인 어도비의 유통정보 분석시스템 ‘어도비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은 블프 당일 온라인에서 총 90억달러어치를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74억달러)보다 21.5% 늘어난 역대 최대 기록이다. 어도비는 미국 100대 온라인 소매사이트 중 상위 80곳의 거래를 분석해 결과를 추산했다.특히 스마트폰을 이용한 쇼핑이 작년 대비 25.3% 급증한 36억달러로 계산됐다. 모바일 쇼핑 비중은 지난해 동기보다 7%포인트 확대된 40%에 달했다. 미국의 온라인 소비자들은 한 번 쇼핑할 때마다 평균 95.60달러어치를 카트에 담은 것으로 조사됐다. 단일 품목으로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레고였다.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이날 온라인 판매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고객관리 솔루션 업체인 세일즈포스는 블프 당일 세계 온라인 쇼핑 매출이 작년보다 30% 늘어난 622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한국 일본 등에서 미국의 ‘블프 할인 상품’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크게 늘어났을 것이란 관측이다.
30일로 예정된 ‘사이버 먼데이’ 행사 때는 더 많은 온라인 쇼핑객이 몰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매년 블프 때보다 사이버 먼데이 때 온라인 매출이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사이버 먼데이는 추수감사절과 블프 연휴 때 쇼핑 기회를 놓친 소비자를 위해 기획된 또 다른 할인 행사다.
어도비는 올해 사이버 먼데이 매출이 작년보다 15~35% 증가한 108억~127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루 매출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또 경신할 것이란 예측이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