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백신 최선봉에 선 '그리스인 수의사'…'광속' 개발팀 꾸려 코로나와 343일 사투 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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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첫 코로나 백신 접종
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
코로나 극복에 모든 걸 걸다
바이오엔테크와 손잡고 개발 착수
오스트리아 공장 직접 방문하며 '올인'
"성공 못해도 훌륭한 일" 개발자 독려
공동연구 8개월만에 '예방효과 95%'
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
코로나 극복에 모든 걸 걸다
바이오엔테크와 손잡고 개발 착수
오스트리아 공장 직접 방문하며 '올인'
"성공 못해도 훌륭한 일" 개발자 독려
공동연구 8개월만에 '예방효과 95%'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올인’
불라 CEO는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하던 올해 3월 중순 회사의 백신 개발자들을 불러모았다. 필립 도미처 화이자 수석개발자에게는 “지금부터 당신의 임무는 코로나19 백신을 만드는 것”이라며 “무엇이든 필요하면 요청하라”고 했다. 그는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훌륭한 일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는 화이자보다 먼저 백신 개발에 들어갔던 바이오엔테크와 7억5000만달러에 이르는 백신 개발 파트너십도 맺었다. 바이오엔테크는 작고 유연하다는 장점이 있었고, ‘광속(lightspeed)’이란 이름의 개발팀을 꾸려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는 중이었다.

27년 근무한 ‘화이자맨’
1961년생인 불라 CEO는 그리스 마케도니아 지방의 테살로니키 출신이다. 현재 국적도 그리스다. 테살로니키 아리스토텔레스대에서 수의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졸업 이후에는 한동안 수의사로 일했다. 1993년 화이자에 처음 입사해 수의학 기술부장을 지냈다.34세가 되던 해 그는 부인과 함께 그리스를 떠나 화이자 유럽본부에 합류했다. 2005~2009년에는 유럽, 아프리카, 중동 등지에서 화이자 동물보건부문 사장으로 근무했다. 이후 2009~2010년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태평양 담당 사장을 지냈다. 또 화이자의 글로벌 백신, 온콜로지(종양학), 소비자 헬스케어 부문 대표도 역임했다. 2018년 화이자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승진했고 작년 1월 1일 화이자 CEO가 됐다. 그는 화이자에서만 27년 넘게 근무 중이다.
불라 CEO는 백신 개발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지만 최근 ‘주식 매각’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백신 예방 효과를 발표한 지난달 9일 보유하고 있던 화이자 주식의 62%를 560만달러(약 61억원)에 팔아치웠기 때문이다.
논란이 일자 화이자 대변인은 “주식 매각은 개인의 재무 계획이자, 규정에 따라 사전에 결정된 것”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CEO가 자사주를 팔기로 한 날에 맞춰 화이자가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매각은 완벽하게 합법적으로 이뤄졌지만 사람들이 보기엔 그렇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