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밍크 대량 살처분 이후…여우·친칠라 모피 수요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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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 디오르, 펜디 등 유럽 명품 업체들이 여우와 친칠라 모피를 공격적으로 사들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밍크 모피 확보가 어려워지자 여우와 친칠라가 대체재로 떠오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로이터통신은 연 220억달러가 넘는 세계 모피 거래 시장이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고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며 13일(현지시간) 이 같이 보도했다. 세계 최대 밍크 모피 생산국인 덴마크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1700만마리에 달하는 밍크를 살처분한 것이 발단이 됐다. 덴마크의 밍크 공급이 뚝 끊기자 밍크 가격은 아시아 지역에서만 30% 폭등했다.
업계의 이목은 핀란드로 쏠리고 있다. 핀란드에서 밍크 100만 마리, 여우 25만마리 규모의 모피가 쏟아져 나올 예정이어서다. 한국과 중국, 미국 등지의 바이어들이 치열한 물량 확보전을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경매 회사 사가퍼는 15일부터 생방송을 통해 세계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모피를 판매할 계획이다. 주요 품목은 유럽과 북아메리카에서 생산된 펄 벨벳, 실버블루 벨벳 색의 밍크와 은여우 털이다. 러시아산 흰 핀라쿤 털도 판매된다.
사가퍼는 지난해 북미 시장 경쟁사인 NAFA를 인수했다. 올 들어 시장 점유율은 55%에 달한다. 마그너스 영 사가퍼 최고경영자(CEO)는 "밍크 공급이 확 줄어든 이후 대안으로 여우 모피를 찾는 고객들이 급증했다"며 "모피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는 핀란드에서 모피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루이비통, 디오르, 펜디 등을 보유하고 있는 LVMH는 100% 인증된 밍크, 여우, 핀라쿤 털만 사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때아닌 모피 확보 경쟁이 벌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덴마크 모피 산업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한 전문가는 "중국 시장에서 모피 붐이 벌어진 2000년부터 2013년을 제외하고는 1950년대 이후 모피 수요는 계속 감소해왔다"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