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뉴욕경찰 제공
영상=뉴욕경찰 제공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서 백인 여성이 흑인 소년을 도둑으로 몬 영상이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사건 직후 그녀의 신상까지 언론에 공개됐다. 캘리포니아주 출신인 22세 여성이 그 당사자다. 이 여성은 CNN과의 전화 통화에서 본인이 먼저 공격을 받았고 흑인 소년을 도둑으로 지목한 것이 타당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뉴욕 경찰은 그녀가 흑인 소년의 허리를 붙잡아 넘어트리는 모습의 영상을 추가로 공개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재즈 트럼펫 연주자 키온 해럴드(40)는 같은달 26일 뉴욕 맨해튼 소호 지역의 한 부티크 호텔에서 아들(14)과 함께 머물고 있었다.

이날 오전 부자는 브런치를 먹기 위해 호텔방을 나섰고, 한 백인 여성(22)이 해럴드의 아들에게 다가와 휴대폰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이 여성은 해럴드의 아들이 자신의 휴대폰을 훔쳐갔다고 주장하며 호텔 매니저에게도 도움을 청했다. 특히 이 여성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호텔의 감시 영상을 보겠다고 요구한 뒤 이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마치 소년이 여성의 휴대폰을 훔쳐가는 모습을 영상으로 봤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해석된다.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서 소년을 휴대폰 도둑으로 몬 여성./사진=키온 해럴드 인스타그램 캡처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서 소년을 휴대폰 도둑으로 몬 여성./사진=키온 해럴드 인스타그램 캡처
당시 해럴드의 아들은 "이것은 내 휴대폰"이라고 답했지만, 이 여성은 막무가내로 화를 내며 휴대폰을 보여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해럴드는 "이 세상에 아이폰이 하나만 있는 줄 아느냐"며 반박했지만, 호텔 매니저도 '휴대폰을 보여달라'며 여성을 거들고 나섰다.

뉴욕경찰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실랑이를 벌이는 과정에서 이 여성은 소년에게 폭력도 행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상에는 여성이 소년에게 달려들어 허리를 잡고 밀치는 등의 행동을 한 것이 찍혔다. 이후 백인 여성의 휴대폰은 우버 차 안에서 발견됐다.

비난이 일자 호텔 측은 28일 성명을 내고 "무고한 고객에 대한 근거 없는 고발, 편견, 공격이었다"며 사과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