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화학업체들이 중국 기업에 대항해 고성능 전기자동차 배터리 소재 생산 능력을 잇따라 늘리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쓰비시화학이 2023년까지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전해액 생산 능력을 연간 9만t으로 지금보다 50% 늘릴 계획이라고 13일 보도했다. 미쓰비시화학은 이를 위해 수십억엔(수백억원)을 투자해 미국과 영국, 중국 공장의 설비를 증설할 계획이다.

증설이 마무리되면 현재 20% 안팎인 세계 시장 점유율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쓰비시화학의 전해액은 배터리 용량 감소의 원인인 가스 발생을 억제하기 때문에 출력과 내구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미토모화학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또 다른 핵심 소재인 절연재와 양극재 생산 능력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 공장을 증설해 내년에 절연재 생산 능력을 두 배로 늘리고, 자회사 다나카화학연구소의 설비를 활용해 연간 전기차 수만 대 분량의 양극재를 생산하기로 했다. 2024년까지 배터리 소재사업의 매출을 지난해의 두 배인 1000억엔까지 늘린다는 목표도 세웠다.

일본 화학회사들이 생산 능력을 서둘러 확대하는 것은 세계 시장 점유율을 60~70%까지 끌어올린 중국을 따라잡기 위해서다. 지난해 일본은 절연재 시장 1위 자리마저 중국 기업에 넘겨줬다.

전기차 보급 확대로 배터리 시장이 급격히 커질 것이란 기대도 일본 화학회사들이 증설을 서두르는 이유로 꼽힌다. 야노경제연구소는 2025년 배터리 소재 시장 규모가 작년보다 75% 늘어난 367억달러(약 4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