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 "TSMC, 삼성 제치고 반도체 독주…日도 뼈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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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커지면서 美·日정부 차량반도체 증산 요청도 퇴짜
삼성전자와 시총 200조원까지 벌어져…최첨단 공정도 앞서
1986년 美·日반도체협정으로 대만 파운드리 산업 키워줘
삼성전자와 시총 200조원까지 벌어져…최첨단 공정도 앞서
1986년 美·日반도체협정으로 대만 파운드리 산업 키워줘
세계 최대 반도체 수탁회사(파운드리)인 대만 TSMC가 반도체 시장에서 독주 체제를 갖추면서 기업 한 곳의 동향에 세계시장이 동요하는 이례적인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8일 진단했다.
지난 24일 대만 반도체 담당 부처인 경제부의 왕메이화 부장(장관)은 TSMC 임원과 긴급회담을 가졌다. 미국과 일본, 독일 등 주요국들이 대만 정부에 차량용 반도체 증산을 요청한데 따른 조치였다.
"어떻게든 서둘러 반도체를 증산해달라"는 왕 부장의 요청에 TSMC 관계자는 "가능하다면 자동차용 반도체 생산을 우선시하겠다"고 답했다.
TSMC의 답변은 정중해보이지만 사실상 각국의 요청에 퇴짜를 놓은 것이라고 대만의 반도체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전했다. 현 시점에서 TSMC가 공장을 증설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주요 경제대국의 요청마저 거절한 장면에서 TSMC의 힘을 가늠할 수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애플, 퀄컴, 소니 등 글로벌 전자기업이 하루가 멀다하고 TSMC의 본사가 있는 대만을 방문해 TSMC 제품의 판매를 요청하고 있다.
그 사이 TSMC의 주가는 2배로 뛰면서 시가총액 세계 10위에 진입했다. 시가총액이 6314억달러(약 698조원)으로 511조원인 삼성전자를 멀찍이 앞서나가고 있다.
기술력에서도 독주체제를 갖춰가고 있다. 2018년 세계 최초로 7nm(나노미터, 1nm=10억분의 1m) 공정의 양산에 성공한 TSMC는 지난해 초 5nm 공정도 양산을 시작했다. 2019년 7nm, 작년 하반기 5nm 공정의 양산에 들어간 삼성전자가 한발씩 뒤지는 모양새다.
3nm 공정도 올해 시험생산을 개시해 내년 양산을 목표로 하는 삼성전자를 앞서고 있다.
TSMC의 독주를 가능케 한 것은 역설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시달리는 미국과 일본이다. TSMC는 미일반도체협정이 체결된 이듬해인1987년 창업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세계 반도체 시장은 NEC와 도시바, 히타치 등 일본 기업이 장악하던 때였다.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미국이 일본을 압박해 반도체 시장을 인위적으로 재편한 것이 반도체 생산의 수평분업화다.
부가가치가 높은 반도체 설계 등 상류산업은 미국 기업이 장악하는 대신, 거액의 투자가 필요하지만 부가가치는 상대적으로 낮은 생산은 아시아 기업에 맡긴다는 구상이었다.
수평분업 구상에서 거대한 기회를 읽은 인물이 TSMC의 창업자인 모리스 창 전 회장이었다. 미국 반도체 기업의 하청업체로 출발한 TSMC는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미국에서도 퀄컴과 엔비디아 같은 반도체 대기업이 성장했지만 생산공장이 없는 점이 이제는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미국의 예상 이상으로 TSMC에 힘을 실어주게 됐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미국이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SMIC를 제재하면서 TSMC 존재감이 더욱 커지게 됐다"고 진단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지난 24일 대만 반도체 담당 부처인 경제부의 왕메이화 부장(장관)은 TSMC 임원과 긴급회담을 가졌다. 미국과 일본, 독일 등 주요국들이 대만 정부에 차량용 반도체 증산을 요청한데 따른 조치였다.
"어떻게든 서둘러 반도체를 증산해달라"는 왕 부장의 요청에 TSMC 관계자는 "가능하다면 자동차용 반도체 생산을 우선시하겠다"고 답했다.
TSMC의 답변은 정중해보이지만 사실상 각국의 요청에 퇴짜를 놓은 것이라고 대만의 반도체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전했다. 현 시점에서 TSMC가 공장을 증설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주요 경제대국의 요청마저 거절한 장면에서 TSMC의 힘을 가늠할 수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애플, 퀄컴, 소니 등 글로벌 전자기업이 하루가 멀다하고 TSMC의 본사가 있는 대만을 방문해 TSMC 제품의 판매를 요청하고 있다.
그 사이 TSMC의 주가는 2배로 뛰면서 시가총액 세계 10위에 진입했다. 시가총액이 6314억달러(약 698조원)으로 511조원인 삼성전자를 멀찍이 앞서나가고 있다.
기술력에서도 독주체제를 갖춰가고 있다. 2018년 세계 최초로 7nm(나노미터, 1nm=10억분의 1m) 공정의 양산에 성공한 TSMC는 지난해 초 5nm 공정도 양산을 시작했다. 2019년 7nm, 작년 하반기 5nm 공정의 양산에 들어간 삼성전자가 한발씩 뒤지는 모양새다.
3nm 공정도 올해 시험생산을 개시해 내년 양산을 목표로 하는 삼성전자를 앞서고 있다.
TSMC의 독주를 가능케 한 것은 역설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시달리는 미국과 일본이다. TSMC는 미일반도체협정이 체결된 이듬해인1987년 창업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세계 반도체 시장은 NEC와 도시바, 히타치 등 일본 기업이 장악하던 때였다.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미국이 일본을 압박해 반도체 시장을 인위적으로 재편한 것이 반도체 생산의 수평분업화다.
부가가치가 높은 반도체 설계 등 상류산업은 미국 기업이 장악하는 대신, 거액의 투자가 필요하지만 부가가치는 상대적으로 낮은 생산은 아시아 기업에 맡긴다는 구상이었다.
수평분업 구상에서 거대한 기회를 읽은 인물이 TSMC의 창업자인 모리스 창 전 회장이었다. 미국 반도체 기업의 하청업체로 출발한 TSMC는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미국에서도 퀄컴과 엔비디아 같은 반도체 대기업이 성장했지만 생산공장이 없는 점이 이제는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미국의 예상 이상으로 TSMC에 힘을 실어주게 됐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미국이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SMIC를 제재하면서 TSMC 존재감이 더욱 커지게 됐다"고 진단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