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석유기업 '빅2' 엑슨모빌-셰브런, M&A 성사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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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유가 하락하자 위기감
작년 논의하다 중단…재개할 수도
합병 땐 아람코 이어 세계 2위로
바이든 '기후변화 규제' 걸림돌
작년 논의하다 중단…재개할 수도
합병 땐 아람코 이어 세계 2위로
바이든 '기후변화 규제' 걸림돌
미국의 양대 석유기업 엑슨모빌과 셰브런이 지난해 합병을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제 유가가 마이너스를 보일 정도로 급락하자 위기감을 느낀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대런 우즈 엑슨모빌 최고경영자(CEO)와 마이크 워스 셰브런 CEO가 두 회사의 합병을 염두에 두고 논의했다. 법률 검토를 진행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중단된 상태다. 하지만 앞으로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고 WSJ는 보도했다.
엑슨모빌과 셰브런이 합병을 고민하는 것은 코로나19 탓이다. 지난해 코로나19가 세계로 퍼져나가면서 두 회사의 주력인 석유와 천연가스 수요가 크게 줄어들었다. 합병을 통한 규모의 경제 효과 및 비용 절감에 양사의 경영진이 주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두 회사가 합치면 연간 운영·자본 비용을 250억달러가량 절감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두 회사의 합병이 성사되면 세계 에너지업계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 두 회사의 시가총액(지난달 29일 기준)을 합치면 3536억달러(약 395조원)가 된다. 하루 석유 및 가스 생산량도 합산 700만 배럴(코로나19 전 기준)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에 이어 세계 2위 석유기업으로 등극할 수 있는 시가총액과 생산능력이다. 역사적으로도 두 회사의 모태는 석유왕 존 D 록펠러의 스탠더드오일로 뿌리가 같다. 스탠더드오일은 반독점 규제로 1911년 여러 회사로 분할됐다.
하지만 두 회사가 실제로 합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지구온난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석유기업의 대형화 시도에 부정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아서다. 엑슨모빌 투자자들이 셰브런과의 합병에 부정적인 점도 걸림돌이다.
반면 다른 산유국들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선 대형 석유기업이 필요한 만큼 바이든 행정부가 엑슨모빌과 셰브런의 결합을 지지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벌인 석유 가격 전쟁에서 미국 정부가 속수무책이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1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대런 우즈 엑슨모빌 최고경영자(CEO)와 마이크 워스 셰브런 CEO가 두 회사의 합병을 염두에 두고 논의했다. 법률 검토를 진행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중단된 상태다. 하지만 앞으로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고 WSJ는 보도했다.
엑슨모빌과 셰브런이 합병을 고민하는 것은 코로나19 탓이다. 지난해 코로나19가 세계로 퍼져나가면서 두 회사의 주력인 석유와 천연가스 수요가 크게 줄어들었다. 합병을 통한 규모의 경제 효과 및 비용 절감에 양사의 경영진이 주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두 회사가 합치면 연간 운영·자본 비용을 250억달러가량 절감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두 회사의 합병이 성사되면 세계 에너지업계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 두 회사의 시가총액(지난달 29일 기준)을 합치면 3536억달러(약 395조원)가 된다. 하루 석유 및 가스 생산량도 합산 700만 배럴(코로나19 전 기준)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에 이어 세계 2위 석유기업으로 등극할 수 있는 시가총액과 생산능력이다. 역사적으로도 두 회사의 모태는 석유왕 존 D 록펠러의 스탠더드오일로 뿌리가 같다. 스탠더드오일은 반독점 규제로 1911년 여러 회사로 분할됐다.
하지만 두 회사가 실제로 합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지구온난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석유기업의 대형화 시도에 부정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아서다. 엑슨모빌 투자자들이 셰브런과의 합병에 부정적인 점도 걸림돌이다.
반면 다른 산유국들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선 대형 석유기업이 필요한 만큼 바이든 행정부가 엑슨모빌과 셰브런의 결합을 지지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벌인 석유 가격 전쟁에서 미국 정부가 속수무책이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