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화폐화' 주도하는 머스크…'달러 패권'까지 흔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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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혁신기업 테슬라 대해부
(3)·끝 '혁신의 귀재' 새로운 실험과 리스크
회사 자산에 비트코인 편입
"가격 더 오를 수 있다" 판단
현금성 자산 8%가 비트코인
인플레 헤지 수단으로도 유용
(3)·끝 '혁신의 귀재' 새로운 실험과 리스크
회사 자산에 비트코인 편입
"가격 더 오를 수 있다" 판단
현금성 자산 8%가 비트코인
인플레 헤지 수단으로도 유용
“비트코인이 무슨 수로 화폐 역할을 해. 온라인 거래소랑 괴짜 피자집 주인 빼면 받아주는 데가 있어?” 그간 암호화폐(가상화폐) 비트코인을 두고 나온 지적이다. 이젠 있다. 그것도 글로벌 대기업이다.
세계 최대 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가 차값을 비트코인으로 받는다. 테슬라는 자산 포트폴리오에도 비트코인을 정식으로 추가했다. ‘혁신의 귀재’로 불리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 같은 결정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글로벌 기업들도 비트코인을 정식 자산이나 거래 수단으로 채택하는 파급 효과가 일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크게 네 가지 이유로 비트코인을 회사 자산에 전격 도입했다고 분석한다. 가장 큰 이유는 투자 가치다. 시장조사기업 모닝스타에 따르면 달러 기준 비트코인 가치는 작년 2월 9일부터 지난 8일까지 1년간 356% 폭등했다. 머스크는 여기서 더 값이 오를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봤다. 이달 초엔 “지금 비트코인은 기성 금융권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했다. 일부 전자상거래 기업의 움직임이 근거다.
세계 온라인 결제시장의 60% 정도를 차지하는 온라인 결제기업 페이팔은 올해 안에 비트코인을 결제에 사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비트코인은 인플레이션 리스크 헤지 수단도 된다. 저금리가 이어지고 있고, 인플레이션 수치는 올라가는 와중에 현금성 자산을 쌓아두는 것은 손해라는 판단이다. 테슬라는 이날 이사회를 통해 금괴와 금환거래 펀드에도 현금을 쓸 수 있게 기업 투자 규정을 바꿨다고 알렸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한동안 현금 가치 하락이 예상돼 요즘은 과도한 현금보유 자체가 리스크인 시기”라고 설명했다.
테슬라의 이미지와 ‘팬덤’도 강화될 전망이다. 미국 NPR은 “비트코인과 테슬라는 기술 유토피아적 이상주의를 표방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비트코인 팬덤이 테슬라로도 옮겨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전기차산업을 키워 자동차 시장에 큰 균열을 가져온 테슬라의 이미지와 들어맞는 투자”라며 정보기술(IT) 마니아들이 테슬라를 더 많이 찾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머스크가 자신의 궁극적 목표인 화성 이주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비트코인 시장을 키우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화성에서 인류가 쓸 수 있는 대안 결제수단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우주에선 현물 화폐를 쓰기 어려운 반면 암호화폐는 현물이 아예 필요하지 않다.
글로벌 투자은행 RBC캐피털마켓은 이날 애플이 암호화폐를 도입하는 다음 주자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세계에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애플 제품 사용자들이 퍼져 있고, 전자지갑 서비스 ‘애플월렛’을 이미 운영 중이어서 암호화폐로 거래 영역을 확대할 경우 수익을 크게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미치 스티브 RBC캐피털마켓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암호화폐 거래 사업에 진출하면 곧바로 시장 점유율을 잠식할 수 있다”며 “사용자 규모 등으로 추산해 볼 때 연간 400억달러 이상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블록체인 연구기관 체이낼러시스에 따르면 2019년 비트코인 거래 중 1.3%만이 실제 상거래에 활용됐다. 아직까지는 98% 이상이 거래소에서만 돌고 있다는 얘기다. 금융기업 웨드부시의 댄 이브스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투자는 비트코인이 주요 결제 수단으로 부상하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며 “다른 기업들이 테슬라의 선례를 따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세계 최대 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가 차값을 비트코인으로 받는다. 테슬라는 자산 포트폴리오에도 비트코인을 정식으로 추가했다. ‘혁신의 귀재’로 불리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 같은 결정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글로벌 기업들도 비트코인을 정식 자산이나 거래 수단으로 채택하는 파급 효과가 일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비트코인 통해 수익 내고 인플레 헤지
테슬라가 8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테슬라는 기존 현금성 자산 190억달러(약 21조2170억원)의 7.8%가량인 15억달러(약 1조6750억원)를 지난달 비트코인으로 바꿨다. 테슬라는 이날 “향후 추가적으로 기존 자산을 디지털 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고 밝혔다.전문가들은 테슬라가 크게 네 가지 이유로 비트코인을 회사 자산에 전격 도입했다고 분석한다. 가장 큰 이유는 투자 가치다. 시장조사기업 모닝스타에 따르면 달러 기준 비트코인 가치는 작년 2월 9일부터 지난 8일까지 1년간 356% 폭등했다. 머스크는 여기서 더 값이 오를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봤다. 이달 초엔 “지금 비트코인은 기성 금융권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했다. 일부 전자상거래 기업의 움직임이 근거다.
세계 온라인 결제시장의 60% 정도를 차지하는 온라인 결제기업 페이팔은 올해 안에 비트코인을 결제에 사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비트코인은 인플레이션 리스크 헤지 수단도 된다. 저금리가 이어지고 있고, 인플레이션 수치는 올라가는 와중에 현금성 자산을 쌓아두는 것은 손해라는 판단이다. 테슬라는 이날 이사회를 통해 금괴와 금환거래 펀드에도 현금을 쓸 수 있게 기업 투자 규정을 바꿨다고 알렸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한동안 현금 가치 하락이 예상돼 요즘은 과도한 현금보유 자체가 리스크인 시기”라고 설명했다.
테슬라의 이미지와 ‘팬덤’도 강화될 전망이다. 미국 NPR은 “비트코인과 테슬라는 기술 유토피아적 이상주의를 표방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비트코인 팬덤이 테슬라로도 옮겨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전기차산업을 키워 자동차 시장에 큰 균열을 가져온 테슬라의 이미지와 들어맞는 투자”라며 정보기술(IT) 마니아들이 테슬라를 더 많이 찾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머스크가 자신의 궁극적 목표인 화성 이주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비트코인 시장을 키우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화성에서 인류가 쓸 수 있는 대안 결제수단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우주에선 현물 화폐를 쓰기 어려운 반면 암호화폐는 현물이 아예 필요하지 않다.
애플이 다음 주자 될까
시장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본격 도입하면서 다른 기업으로도 파급 효과가 일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모하메드 엘 애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투자와 지급수단 둘 다로 인정한 것”이라며 “암호화폐 시장을 크게 키우는 추진력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금융기업 갤럭시디지털의 마이클 노보그라츠 창업자는 “암호화폐가 글로벌 기업 사업모델의 일부가 되는 시발점이 나왔다”고 했다.글로벌 투자은행 RBC캐피털마켓은 이날 애플이 암호화폐를 도입하는 다음 주자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세계에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애플 제품 사용자들이 퍼져 있고, 전자지갑 서비스 ‘애플월렛’을 이미 운영 중이어서 암호화폐로 거래 영역을 확대할 경우 수익을 크게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미치 스티브 RBC캐피털마켓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암호화폐 거래 사업에 진출하면 곧바로 시장 점유율을 잠식할 수 있다”며 “사용자 규모 등으로 추산해 볼 때 연간 400억달러 이상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블록체인 연구기관 체이낼러시스에 따르면 2019년 비트코인 거래 중 1.3%만이 실제 상거래에 활용됐다. 아직까지는 98% 이상이 거래소에서만 돌고 있다는 얘기다. 금융기업 웨드부시의 댄 이브스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투자는 비트코인이 주요 결제 수단으로 부상하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며 “다른 기업들이 테슬라의 선례를 따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