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봉쇄에 폐쇄됐다 재개장…변이 바이러스에 아프리카 중심 왕래
[샵샵 아프리카] 1년 만에 다시 찾은 요하네스버그 국제공항
지난 17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제중심지 요하네스버그의 OR탐보 국제공항을 1년 만에 다시 찾았다.

지난해 2월 19일 특파원 부임으로 첫발을 내디딘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1년이 훌쩍 흘렀다.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많은 일이 있었다.

시침을 1년 전으로 되돌려본다.

그때는 아직 남아공에 본격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가 발병하기 전이었다.

한국에서는 중국에 이어 확진자가 급증하려던 시점.
이름도 생소한 OR탐보 공항 도착 후 기내에서 체온 검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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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줄지어 나가니 바깥은 더웠다.

한국에서 입고 온 겨울옷이 부담스러웠다.

입국 심사와 세관 검사가 까다롭다고 들었는데, 중국 등 아시아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많이 발생한 탓인지 동양인을 꺼리는 눈치였다.

덕분에 거의 짐 검사도 받지 않았다.

다만 코로나19가 처음 보고되면서 전 세계의 눈총을 받았던 중국 사람으로 오인할까 봐 신경도 쓰였다.

당시 남아공은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 닥치지 않은 청정국이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은 3월 5일부터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했고 이어 폭증세를 보였다.

남아공 정부는 3월 27일부터 3주간 전국적 봉쇄령을 내렸다.

국제선은 물론이고 국내선 항공기 운항도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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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만 버티면 되겠지 했는데 전 세계적 확산세가 계속되자 봉쇄조치는 연장에 연장을 거듭했다.

5단계로 세분화한 봉쇄조치는 상황에서 따라 기어를 바꾸기는 했지만,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331일째인 20일 현재 봉쇄령은 조정된 3단계다.

남아공이 아프리카에서 가장 심각한 감염국이 되는 상황에서 교민들의 귀국행렬도 이어졌다.

하지만 국제선 운항이 안 되는 상황이어서 귀국을 위해 특별기나 다른 나라의 전세기를 이용해야 했다.

공항도 직접 이용이 어려워 수도 프리토리아에서 버스에 몇 명씩 나눠타고 공항까지 이동했다.

카타르항공이 특별기를 띄울 때는 프리토리아 주재 카타르대사관 앞에 모여 버스에 탔다.

당국은 술, 담배 판매까지 금지했다.

남아공의 코로나19 봉쇄가 얼마나 심각하게 진행됐는지 짐작게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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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파동이 수그러들면서 지난해 10월부터 남아공 하늘길이 다시 열렸다.

그러나 유럽 등 당시 유행이 심한 나라로부터 입국은 제한됐다.

그러나 관광산업 비중이 상당한 남아공은 경제 상황을 고려해 코로나19 음성 증명서만 휴대하면 입국이 가능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남아공은 지난해 12월부터 2차 코로나19 파동을 겪었다.

이전 1차 파동의 갑절이 넘는 확진자와 사망자 증가세를 겪었다.

그래도 하늘길을 다시 닫지는 않았다.

폐쇄됐던 국경 검문소 최소 20곳도 지난 15일부터 재개방했다.

오히려 전염성이 강한 남아공발 변이바이러스의 출현으로 다른 여러 나라가 남아공발 항공기 입국을 규제했다.

그래서인지 도착 항공편 알림판 국제선에는 베이징발, 암스테르담발, 싱가포르발 등을 제외하고는 주로 아프리카 나라들이 많이 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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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덕분에 OR탐보 공항은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드문드문 이용객의 모습도 보인다.

한국에서 도착한 승객은 중간 기착지인 카타르 도하 국제공항이 훨씬 붐비고 한국의 인천 국제공항도 이곳보다는 승객이 많았다고 전했다.

공항 입국장 앞 대기실은 비교적 한산했지만 20명 남짓한 사람들이 와 기다리고 있었다.

대기실을 둘러싼 크고 작은 삼성 스마트폰 광고판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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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이 공항을 처음 방문하더라도 낯설지 않을 듯했다.

OR 담보 공항에서 1년 전과 달라진 점은 너나 할 것 없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 사람들이다.

입국장 게이트 앞에는 경찰이 진을 치고 있고 코로나19 이동진료소가 생긴 것도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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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에서 남아공에 입국하려면 코로나19 음성 증명서와 입국과 관련해 이메일로 답장을 받아 제시하는 것만 빼면 따로 격리도 하지 않는다.

지금은 한국에서 도하를 거쳐 남아공까지 꼬박 만 하루 가까이가 걸리지만, 나중에 직항도 생겨 코로나 걱정 없이 마음 놓고 오갈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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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