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무너지는 기술주…'대분열'(the great div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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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움직임은 여전히 뉴욕 금융시장을 좌우하고 있습니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지난 5일(현지시간) 금요일 아침 예상을 훨씬 웃돈 2월 고용지표(일자리 37만9000개 증가)에 다시 연 1.62%까지 급등했다가 이후 저가매수 유입으로 안정을 찾았었습니다. 덕분에 금요일 뉴욕 증시도 괜찮은 모습을 보였지요.
하지만 8일 오전 4시 뉴욕 채권시장의 정규장 입찰이 시작되자 순식간에 1.617%까지 뛰었습니다. 지난 6일 상원에서 부양법안이 통과된 게 영향을 줬습니다. 1조9000억 달러가 풀릴 것이란 예상에 경기 회복 기대뿐 아니라 인플레 우려까지 높아진 탓입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시설이 피습당했다는 소식에 브렌트유가 한 때 배럴당 71달러를 넘은 것도 물가 걱정을 키웠습니다. 금리가 오르자 나스닥 100 선물은 2% 대까지 급락했습니다. 개장 전 금리가 다시 1.5%대 후반으로 내려오자 다우와 S&P 500은 상승세를 보였고, 나스닥만 소폭 하락한 채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다우는 급등하고 나스닥은 더 떨어졌습니다. 은행, 산업, 소재, 에너지 등 경기민감주와 가치주가 급등한 반면 기술주 등 성장주는 하락세가 깊어졌습니다. '리플레이션 트레이드'(경기 회복 및 물가 상승을 예상해 수혜주에 투자하는 것)가 극에 달한 겁니다. 이런 엇갈린 움직임을 놓고 '대분열'(the great divide)이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이날 GE(+4.19%), 디즈니(+6.27%), 아메리칸에어라인(+4.99%) 골드만삭스(2.08%) 등이 52주 신고가를 갱신했습니다. 전통 가치주이면서 경제 재개의 수혜주로 꼽히는 주식들입니다. 디즈니 주가는 캘리포니아주가 4월부터 제한적인 테마파크 재개방을 허용한 데 힘입어 급등했습니다.
반면 테슬라(-5.84%), 줌(-7.85%), 쇼피파이(-5.18%), 니오(-7.61%), 펠로톤(-3.60%) 등 고평가 기술주뿐 아니라 애플(-4.17%), 넷플릭스(-4.47%), 알파벳(-4.27%) 등 메가테크까지 모든 기술주가 무너져 내렸습니다.
결국 다우는 306.14포인트, 0.97% 올랐습니다. 장중 650포인트 이상 솟구치며 사상 최고치 기록을 세웠습니다. 반면 S&P 500 지수는 0.54% 하락했고 나스닥은 2.41%나 폭락했습니다. 나스닥 100 지수는 최고치에서 10% 이상 하락해 조정장에 진입했습니다. 올 들어 4% 내렸습니다. 바이든 정부의 부양책은 이달 중 집행될 계획입니다. 자녀 두 명을 둔 가구라면 최대 5600달러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JP모간은 정부가 1조 달러를 집행할 때마다 S&P 500 기업의 주당순이익(EPS)이 4~5달러 늘어난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EPS 기준으로 6~7%의 주가 상승여력이 더 생기는 겁니다.
부양책 소식(경기회복+물가 상승)뿐 아니라 좋은 백신 뉴스가 이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미국에선 이제 하루 접종자가 300만 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이미 6000만 명이 접종을 마쳤고, 골드만삭스는 이르면 석 달 내로 집단면역 단계에 들어갈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 백신 접종자들은 실내 소모임을 할 때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가이드라인을 내놓았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에서 일자리 붐이 일면서 실업률이 4.1%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조 브리그스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재개, 재정 부양책, 억눌린 저축 등이 강한 수요로 이어져 고용 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는 특히 실업률이 3% 중반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팬데믹 발생 직전인 2020년 2월 수준인 3.5%까지 금새 돌아갈 것이란 예상입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MSNBC와의 인터뷰에서 "부양책이 문제가 될 만한 인플레이션이나 높은 금리 상승을 일으킬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부양책이 미국 경제 회복에 '매우 강력한' 연료가 될 것이며, 내년에 미국 경제가 완전고용 상태로 되돌아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모든 게 이날 '그레이트 디바이드'를 만들어냈습니다.
CNBC의 마이크 산톨리 주식평론가는 '미스터리 브로커'를 소환했습니다. 그의 미스터리 브로커는 10년째 정체를 밝히지 않은 채 증시를 예측해온 사람입니다. 산톨리는 그의 멘트를 가끔씩 트위터로 전달합니다. 그는 작년 말 기술주 버블이 닷컴버블 수준에 달했다고 하락을 경고했었습니다. 그리고 올 1월4일엔 가치주 로테이션을 예상하면서 기술주 대신 은행주를 사라고 강력히 추천했습니다.
미스터리 브로커는 이날 "기술주 버블은 공식적으로 터지고 있다. 지금 조정은 전반적인 게 아니라 투기적 기술주에 국한된 것이다. 기술주의 좋은 반등이 있겠지만 올 가을 초까지 제대로 된 바닥이 나타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또 "가치주와 소형주를 선호하고 지금도 좋아한다. 이런 거래는 끝나지 않았으며 앞으로 몇 년 동안 진행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시장이 오락가락하는 건 거센 로테이션(성장주→가치주) 때문이며 전반적 조정이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지금 시장 움직임은 금리에 연동되고 있습니다. 경기가 좋아지면 금리가 오르는 건 당연하지만 올 초만 해도 연 1%도 안됐던 10년물 채권 수익률이 단기에 급등한 속도가 문제입니다. 얼마나 더 오를 지도 모르는 데다, 주식 밸류에이션을 뒤흔들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번 주 투자자들은 금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10일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그리고 9일부터 이어질 국채 입찰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10일 10년물 국채 입찰이 지난주 7년물 때처럼 저조할 경우 금리는 다시 요동칠 수도 있습니다.
저도 저의 '미스터리 브로커'를 불러냈습니다. 월가에서 채권트레이더로 일하는 사람입니다. 그와의 Q&A를 정리했습니다.
Q. 금리가 어디까지 급하게 오를 것 같은가.
A. 1.6%까지는 뚫렸고 약간 오버슈팅(일시적 과열에 의한 폭등)이 있는 것 같다. 지난 5일 1.6%에서 딥바잉(저가 매수)이 들어왔다. 10~20bp(1bp=0.01%포인트) 정도는 더 오를 수 있겠지만 단기적으로 더 많이 오르긴 어렵다고 본다. 당분간 1.3~1.8%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본다.
Q. 그렇게 보는 이유는 뭔가.
A. 이미 백신 접종에 따른 경제 재개와 좋아질 경제지표, 1조9000억 달러의 부양책, 그리고 이어질 인프라딜까지 모두 국채 시장에 반영되어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 그래서 금리가 급등한 것이다. 이런 금리가 더 오르려면 뭔가 새로운 정보나 뉴스가 필요하다.
Q. 이번 주 10년물 등 국채 입찰이 계속되는데 지난주 7년물 때처럼 수요가 따르지 못하는 것 아닌가.
A. 7년물은 원래 인기가 없어 수요가 적은 채권이다. 국채 벤치마크는 2,3,5,10,30년 이렇게 간다. 10일 10년물 입찰이 중요한데 지금 같은 분위기로는 금리가 더 오를 것 같기 때문에 1.6%에서 (지난주 딥바잉은 있었지만) 많은 수요가 몰릴 지 조금 불안하다. 3월말 결산을 앞둔 일본 금융사들도 아직 들어오긴 이르다. 잘 지켜봐야한다. Q. 오는 16~17일 열리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어떻게 예상하는가.
A. 지금 이런 시장 상황이라면 3월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이다. 제롬 파월 의장이 지난 주 '하나의 특정 금리나 가격을 단독으로 보는 건 적절치 않다. 전반적 금융시장 여건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했는데 현재 골드만삭스의 금융여건지수를 보면 여전히 좋은 편이다. FOMC에서 할 수 있는 건 은행들의 초과지급준비금에 주는 초과지준금리(IOER)을 조금 올리는 정도에 그칠 것이다.
Q. 초과지준금리(IOER)을 높인다는 건 금리 인상 전조로 해석할 수도 있지 않을까?
A. 현재 단기자금 시장에 너무 많은 돈이 풀려있다. 기업, 개인들이 쌓아놓은 돈에 은행들도 돈이 많다. 그래서 머니마켓에선 단기 금리가 마이너스까지 떨어졌다. 이는 Fed가 설정한 기준금리 0.0~0.25%를 벗어난 것이다. 이를 바로 잡기위해 현재 0.10%인 IOER을 0.15%로 높일 수 있다. 그러면 은행들이 좀 더 많은 자금을 Fed에 유치하면서 단기 금리가 오를 수 있다. 다만 Fed는 시장 오해를 막기 위해 '기술적인 조치이며, 긴축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설명할 것이다.
Q. 3월 FOMC는 별 재미가 없겠다.
A. 아니다. 경제 예측과 위원들의 향후 금리를 전망하는 점도표가 나온다. 이게 가장 중요한 게 될 것이다.
Q. 점도표에서 위원들의 향후 금리 예상이 많이 올라갈까?
A. 높아지긴 하겠지만 과도하지 않다면 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수 있다. 이미 시장에선 2022년 첫 금리 인상을 예상한 베팅이 이뤄지고 있다. 위원들이 그보다 더 빠르게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본다면 큰 변수가 되겠지만 그렇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Q. 시장 일부에서는 Fed가 수익률곡선 컨트롤(YCC) 등 새로운 정책을 내놓기를 원하는데.
A. Fed가 YCC를 채택할 확률은 낮다고 본다. YCC는 기본적으로 금리를 한 곳에 고정하는 것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그 금리를 지켜야한다. 그건 Fed에 큰 부담을 주게 된다. 오히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T) 등은 어떤 채권을 얼마나 살 지 구체적인 건 여전히 Fed의 재량에 달려있다.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다.
OT도 증시가 20%씩 폭락하고 금리가 이런 속도로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 혼란이 일어나면 할 것이다.
Q. 3월부터 물가가 오른다고 하는데, 얼마나 올라갈까. 또 금리가 불안해지는 것 아닌가
-3월부터는 작년 경제 봉쇄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에 물가가 오를 텐데 2%대를 보고 있다. 2% 후반까지는 올라갈 것 같은데 3%대 가능성이 있지만 4%는 전혀 아니다. 또 그런 물가가 장기적으로 계속 되기는 어렵다는 게 현재 월가 콘센서스다.
오는 10일 나오는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여전히 1%대로 나올 것이다.(1월은 전년대비 1.4% 올랐음)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지난 5일(현지시간) 금요일 아침 예상을 훨씬 웃돈 2월 고용지표(일자리 37만9000개 증가)에 다시 연 1.62%까지 급등했다가 이후 저가매수 유입으로 안정을 찾았었습니다. 덕분에 금요일 뉴욕 증시도 괜찮은 모습을 보였지요.
하지만 8일 오전 4시 뉴욕 채권시장의 정규장 입찰이 시작되자 순식간에 1.617%까지 뛰었습니다. 지난 6일 상원에서 부양법안이 통과된 게 영향을 줬습니다. 1조9000억 달러가 풀릴 것이란 예상에 경기 회복 기대뿐 아니라 인플레 우려까지 높아진 탓입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시설이 피습당했다는 소식에 브렌트유가 한 때 배럴당 71달러를 넘은 것도 물가 걱정을 키웠습니다. 금리가 오르자 나스닥 100 선물은 2% 대까지 급락했습니다. 개장 전 금리가 다시 1.5%대 후반으로 내려오자 다우와 S&P 500은 상승세를 보였고, 나스닥만 소폭 하락한 채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다우는 급등하고 나스닥은 더 떨어졌습니다. 은행, 산업, 소재, 에너지 등 경기민감주와 가치주가 급등한 반면 기술주 등 성장주는 하락세가 깊어졌습니다. '리플레이션 트레이드'(경기 회복 및 물가 상승을 예상해 수혜주에 투자하는 것)가 극에 달한 겁니다. 이런 엇갈린 움직임을 놓고 '대분열'(the great divide)이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이날 GE(+4.19%), 디즈니(+6.27%), 아메리칸에어라인(+4.99%) 골드만삭스(2.08%) 등이 52주 신고가를 갱신했습니다. 전통 가치주이면서 경제 재개의 수혜주로 꼽히는 주식들입니다. 디즈니 주가는 캘리포니아주가 4월부터 제한적인 테마파크 재개방을 허용한 데 힘입어 급등했습니다.
반면 테슬라(-5.84%), 줌(-7.85%), 쇼피파이(-5.18%), 니오(-7.61%), 펠로톤(-3.60%) 등 고평가 기술주뿐 아니라 애플(-4.17%), 넷플릭스(-4.47%), 알파벳(-4.27%) 등 메가테크까지 모든 기술주가 무너져 내렸습니다.
결국 다우는 306.14포인트, 0.97% 올랐습니다. 장중 650포인트 이상 솟구치며 사상 최고치 기록을 세웠습니다. 반면 S&P 500 지수는 0.54% 하락했고 나스닥은 2.41%나 폭락했습니다. 나스닥 100 지수는 최고치에서 10% 이상 하락해 조정장에 진입했습니다. 올 들어 4% 내렸습니다. 바이든 정부의 부양책은 이달 중 집행될 계획입니다. 자녀 두 명을 둔 가구라면 최대 5600달러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JP모간은 정부가 1조 달러를 집행할 때마다 S&P 500 기업의 주당순이익(EPS)이 4~5달러 늘어난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EPS 기준으로 6~7%의 주가 상승여력이 더 생기는 겁니다.
부양책 소식(경기회복+물가 상승)뿐 아니라 좋은 백신 뉴스가 이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미국에선 이제 하루 접종자가 300만 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이미 6000만 명이 접종을 마쳤고, 골드만삭스는 이르면 석 달 내로 집단면역 단계에 들어갈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 백신 접종자들은 실내 소모임을 할 때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가이드라인을 내놓았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에서 일자리 붐이 일면서 실업률이 4.1%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조 브리그스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재개, 재정 부양책, 억눌린 저축 등이 강한 수요로 이어져 고용 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는 특히 실업률이 3% 중반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팬데믹 발생 직전인 2020년 2월 수준인 3.5%까지 금새 돌아갈 것이란 예상입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MSNBC와의 인터뷰에서 "부양책이 문제가 될 만한 인플레이션이나 높은 금리 상승을 일으킬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부양책이 미국 경제 회복에 '매우 강력한' 연료가 될 것이며, 내년에 미국 경제가 완전고용 상태로 되돌아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모든 게 이날 '그레이트 디바이드'를 만들어냈습니다.
CNBC의 마이크 산톨리 주식평론가는 '미스터리 브로커'를 소환했습니다. 그의 미스터리 브로커는 10년째 정체를 밝히지 않은 채 증시를 예측해온 사람입니다. 산톨리는 그의 멘트를 가끔씩 트위터로 전달합니다. 그는 작년 말 기술주 버블이 닷컴버블 수준에 달했다고 하락을 경고했었습니다. 그리고 올 1월4일엔 가치주 로테이션을 예상하면서 기술주 대신 은행주를 사라고 강력히 추천했습니다.
미스터리 브로커는 이날 "기술주 버블은 공식적으로 터지고 있다. 지금 조정은 전반적인 게 아니라 투기적 기술주에 국한된 것이다. 기술주의 좋은 반등이 있겠지만 올 가을 초까지 제대로 된 바닥이 나타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또 "가치주와 소형주를 선호하고 지금도 좋아한다. 이런 거래는 끝나지 않았으며 앞으로 몇 년 동안 진행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시장이 오락가락하는 건 거센 로테이션(성장주→가치주) 때문이며 전반적 조정이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지금 시장 움직임은 금리에 연동되고 있습니다. 경기가 좋아지면 금리가 오르는 건 당연하지만 올 초만 해도 연 1%도 안됐던 10년물 채권 수익률이 단기에 급등한 속도가 문제입니다. 얼마나 더 오를 지도 모르는 데다, 주식 밸류에이션을 뒤흔들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번 주 투자자들은 금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10일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그리고 9일부터 이어질 국채 입찰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10일 10년물 국채 입찰이 지난주 7년물 때처럼 저조할 경우 금리는 다시 요동칠 수도 있습니다.
저도 저의 '미스터리 브로커'를 불러냈습니다. 월가에서 채권트레이더로 일하는 사람입니다. 그와의 Q&A를 정리했습니다.
Q. 금리가 어디까지 급하게 오를 것 같은가.
A. 1.6%까지는 뚫렸고 약간 오버슈팅(일시적 과열에 의한 폭등)이 있는 것 같다. 지난 5일 1.6%에서 딥바잉(저가 매수)이 들어왔다. 10~20bp(1bp=0.01%포인트) 정도는 더 오를 수 있겠지만 단기적으로 더 많이 오르긴 어렵다고 본다. 당분간 1.3~1.8%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본다.
Q. 그렇게 보는 이유는 뭔가.
A. 이미 백신 접종에 따른 경제 재개와 좋아질 경제지표, 1조9000억 달러의 부양책, 그리고 이어질 인프라딜까지 모두 국채 시장에 반영되어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 그래서 금리가 급등한 것이다. 이런 금리가 더 오르려면 뭔가 새로운 정보나 뉴스가 필요하다.
Q. 이번 주 10년물 등 국채 입찰이 계속되는데 지난주 7년물 때처럼 수요가 따르지 못하는 것 아닌가.
A. 7년물은 원래 인기가 없어 수요가 적은 채권이다. 국채 벤치마크는 2,3,5,10,30년 이렇게 간다. 10일 10년물 입찰이 중요한데 지금 같은 분위기로는 금리가 더 오를 것 같기 때문에 1.6%에서 (지난주 딥바잉은 있었지만) 많은 수요가 몰릴 지 조금 불안하다. 3월말 결산을 앞둔 일본 금융사들도 아직 들어오긴 이르다. 잘 지켜봐야한다. Q. 오는 16~17일 열리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어떻게 예상하는가.
A. 지금 이런 시장 상황이라면 3월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이다. 제롬 파월 의장이 지난 주 '하나의 특정 금리나 가격을 단독으로 보는 건 적절치 않다. 전반적 금융시장 여건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했는데 현재 골드만삭스의 금융여건지수를 보면 여전히 좋은 편이다. FOMC에서 할 수 있는 건 은행들의 초과지급준비금에 주는 초과지준금리(IOER)을 조금 올리는 정도에 그칠 것이다.
Q. 초과지준금리(IOER)을 높인다는 건 금리 인상 전조로 해석할 수도 있지 않을까?
A. 현재 단기자금 시장에 너무 많은 돈이 풀려있다. 기업, 개인들이 쌓아놓은 돈에 은행들도 돈이 많다. 그래서 머니마켓에선 단기 금리가 마이너스까지 떨어졌다. 이는 Fed가 설정한 기준금리 0.0~0.25%를 벗어난 것이다. 이를 바로 잡기위해 현재 0.10%인 IOER을 0.15%로 높일 수 있다. 그러면 은행들이 좀 더 많은 자금을 Fed에 유치하면서 단기 금리가 오를 수 있다. 다만 Fed는 시장 오해를 막기 위해 '기술적인 조치이며, 긴축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설명할 것이다.
Q. 3월 FOMC는 별 재미가 없겠다.
A. 아니다. 경제 예측과 위원들의 향후 금리를 전망하는 점도표가 나온다. 이게 가장 중요한 게 될 것이다.
Q. 점도표에서 위원들의 향후 금리 예상이 많이 올라갈까?
A. 높아지긴 하겠지만 과도하지 않다면 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수 있다. 이미 시장에선 2022년 첫 금리 인상을 예상한 베팅이 이뤄지고 있다. 위원들이 그보다 더 빠르게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본다면 큰 변수가 되겠지만 그렇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Q. 시장 일부에서는 Fed가 수익률곡선 컨트롤(YCC) 등 새로운 정책을 내놓기를 원하는데.
A. Fed가 YCC를 채택할 확률은 낮다고 본다. YCC는 기본적으로 금리를 한 곳에 고정하는 것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그 금리를 지켜야한다. 그건 Fed에 큰 부담을 주게 된다. 오히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T) 등은 어떤 채권을 얼마나 살 지 구체적인 건 여전히 Fed의 재량에 달려있다.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다.
OT도 증시가 20%씩 폭락하고 금리가 이런 속도로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 혼란이 일어나면 할 것이다.
Q. 3월부터 물가가 오른다고 하는데, 얼마나 올라갈까. 또 금리가 불안해지는 것 아닌가
-3월부터는 작년 경제 봉쇄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에 물가가 오를 텐데 2%대를 보고 있다. 2% 후반까지는 올라갈 것 같은데 3%대 가능성이 있지만 4%는 전혀 아니다. 또 그런 물가가 장기적으로 계속 되기는 어렵다는 게 현재 월가 콘센서스다.
오는 10일 나오는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여전히 1%대로 나올 것이다.(1월은 전년대비 1.4% 올랐음)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