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Fed의 무리수, 경기 회복 '뜨겁고 짧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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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주가가 각각 2% 이상 상승하는 등 기술주가 강세를 보였습니다. 덕분에 나스닥은 1.23% 올랐습니다. 또 S&P 500 지수도 0.7% 상승했습니다. 반면 은행주, 에너지주, 여행주 등이 하락하며 다우지수는 0.32%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은행주는 지난 금요일(19일) 미 중앙은행(Fed)이 이달 말 종료 예정인 보완적 레버리지 비율(SLR) 완화 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로 한 탓에 이틀째 하락했습니다. 또 에너지주는 최근 유가 약세로 인해 덩달아 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여행주는 유럽에서 변이 바이러스의 빠른 확산으로 독일 프랑스 등이 다 봉쇄 조치를 확대하자 여행 재개가 지연될 것이란 우려가 커졌습니다. 이날 미국에서도 27개 주에서 코로나 환자가 다시 5% 이상 증가하고 뉴저지주 등 일부에선 경제 봉쇄를 푸는 일정을 연기했습니다.
작년 11월 이후 경기민감주가 이끄는 '리플레이션 트레이드'가 시장을 주도해온 가운데서도 금리가 안정세를 보일 때면 기술주가 반등하곤 했습니다. 특히 이날 나스닥 지수는 소형주 지수인 러셀2000에 비해 작년 11월(백신 예방율이 90%를 넘는다는 뉴스가 나온 뒤) 이후 가장 큰 폭의 상대적 강세를 보였습니다.
이날도 금리 하락이 기술주 강세를 이끌었습니다. 미 국채 시장은 지난주 19일 SLR 종료 소식이 알려지면서 불안한 상황이었습니다. 대형은행들이 지급준비율 5%를 맞추기 위해 팬데믹 이후 늘린 최대 600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매각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탓입니다. 21일 저녁까지만 해도 10년물 수익률(금리)는 연 1.72% 수준에서 불안한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21일 저녁 7시50분께 갑자기 금리가 1.68%대로 떨어졌습니다. 22일 새벽엔 한 때 1.665%까지 내려왔습니다.
터키에서 중앙은행 총재가 4개월 만에 해임됐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터키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고 터키 증시가 10% 가량 추락한 탓입니다. 고금리를 싫어하는 레제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기준금리를 계속 올려온 나지 아발 중앙은행 총재를 해임한 여파입니다. 이 사태가 이머징마켓 전반의 위기로 번질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됐습니다. 이 때문에 미 국채로 매수세가 몰려들었습니다. 현재 신흥국의 대표주자인 브라질은 코로나 확산과 리더십 혼란으로 경제가 어렵고, 러시아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을 '살인자'라고 부른 이후 불안감이 커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금리가 최근 7주 연속 오른 게 지나치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헤지펀드 등의 공매도로 국채 시장이 과매도되어 있다는 겁니다. 올 들어 채권 가격이 10% 가량 떨어진 것을 들어 이는 2013년 테이퍼 텐트럼 당시와 비슷한 수준인 만큼 금리가 이제 당분간 안정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CNBC 마이크 산톨리 시장평론가)도 나왔습니다. 특히 스콧 미어드 구겐하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10년물 국채 금리가 내년 1월에 -0.5%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역사적 금리 추세를 반영한 구겐하임의 모델에 따르면 10년물 수익률이 -2%에서 1%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됐다는 겁니다. 며칠 뒤 4월이면 일본 투자자가 미 국채 시장으로 돌아올 것이란 기대도 큽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2월 시작된 금리 상승은 3월 말 결산법인인 일본 투자자들이 재무제표 관리를 위해 미 국채를 매도해온 게 주요 원인"이라며 "국채 시장이 다시 회복될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특히 연 1.6~1.7% 수준의 금리라면 수요가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옵니다.
이날 나타난 기술주 강세엔 금리 하락 외에도 몇 가지 이유가 더 있었습니다. 캐시 우드의 아크인베스트는 지난 주 테슬라의 목표주가가 2025년 3000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5년 내로 완전자율주행차를 만들고 로보택시까지 상용화시킨다면 가능하다는 분석이었습니다. 이에 장중 한 때 테슬라가 7%까지 치솟으며 기술주 랠리를 이끌었습니다. 장 후반 상승폭이 줄어들어 2.31% 오르는 데 그쳤지만요. 작년 9월 이후 기술주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면서 일부 주식은 밸류에이션도 낮아졌습니다. 찰스슈왑에 따르면 S&P 500 지수가 작년 3월23일 바닥을 찍은 뒤 9월2일 새롭게 사상 최고치에 오를 때까지는 기술주(인포테크 80.2%, 커뮤니케이션서비스 56.7%)가 급등했지만 그때부터 지난주까지는 소외(인포테크 1.8%, 커뮤니케이션서비스 11.5%)되어왔습니다. 반면 작년 9월2일부터는 지금까지 에너지주는 40.8%, 금융주는 34.1% 올랐지요. 번스타인의 스콧 사코나지 전략가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번스타인이 추적하는 기술주 300개 가운데 여전히 20%는 주가매출비율(PSR)이 15배를 넘으며 유망 기술주 110개 중 38%는 이익을 내지 못한다"면서도 "구글 페이스북 등 펀더멘털이 탄탄하고 주가가 많이 내린 대형 기술주들은 매력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경기 회복에 따라 경기민감주가 꾸준히 시장을 이끌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UBS의 마이크 헤펠 수석 투자전략가는 이날 "계속되는 통화 및 재정정책 지원과 확대되는 백신 보급에 힘입어 경제 재개가 임박했다. 우리는 올해 빠른 성장과 상승하는 금리로 인해 경기민감주와 가치주로의 순환매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 우리는 올해 말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2%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결론적으로 확산되는 경기 회복은 '리플레이션 트레이드'를 지지할 것이고 우리는 금융주, 에너지주, 소형주를 선호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인플라딜에 대한 보도가 잇따랐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의 자문관들이 이번 주 3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법안을 보고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중장비 제조업체 캐터필러 주가가 상승 반전하기도 했습니다. 인프라딜 성사 여부에 대해선 월가에 엇갈린 시각이 있지만 법안이 통과된다면 경기 회복세가 빨라지고, 국채 발행량은 늘어나 금리가 추가 상승할 수 있습니다.
하나 눈여겨볼 것은 모건스탠리의 보고서입니다. 모건스탠리는 작년 3월 말 코로나로 뉴욕 증시가 폭락했을 때 월가에서 처음으로 주식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제시했고 작년 10월부터는 증시 조정을 예견해온 곳입니다. 지난 1년간 가장 예측을 잘해온 곳이죠.
모건스탠리는 작년 3월 이후 새로운 경기 사이클이 시작됐다고 분석해왔습니다. 2009~2020년까지 10년 이상 이어진 장기 경기 사이클이 팬데믹으로 종료를 고하고, 새로운 경기 주기가 시작됐다는 겁니다. 이 사이클이 길게 이어질 것인 만큼 경기 회복 초기에 실적 회복세가 빠른 경기민감주, 소형주, 신흥시장에 투자하라고 조언해왔습니다.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도 같은 의견입니다.
하지만 지난 3월15일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소형주에 대한 투자등급을 '비중 축소'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너무 오른 만큼 이익을 취하라는 논리였습니다.
그리고 지난 주말 모건스탠리의 앤드류 시츠 전략가는 또 다른 관점을 제시했습니다. 이번 경기 사이클이 '매우 뜨겁고 짧을 수 있다'는 겁니다.
시츠 전략가는 이번 주기가 비정상적으로 뜨거워질 수 있는 이유로 ① 전례 없는 통화 및 재정 부양책 ② 누적된 저축액(다른 불황 때는 저축이 줄었지만 이번엔 미국, 유럽, 중국에서 모두 저축률이 사상 최고로 오름) ③ 빠른 고용 회복(Fed는 경제 전망에서 고용이 급속히 회복되어 내년 말 다시 완전고용 수준인 3%대 진입할 것으로 예상) ④ 그럼에도 계속될 완화적 정책적 지원(중앙은행은 완화정책을 지속하고 정부도 인프라딜 등 계속적 지출 확대 추진) 등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시츠 전략가는 "이런 이유로 모건스탠리의 경제학자들은 성장과 인플레이션이 향후 2년 동안 기대치를 초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너무 뜨거운 것은 짧게 타버릴 수 있다. 이번 사이클은 최근처럼 길어지기보다 지난 1940~1950년대와 비슷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1940~50년대 여러 번 있었던 호황기 때는 4%대 성장이 이뤄졌지만 기간은 3년 정도 지속되는 데 그쳤습니다. 주기적으로 불황이 찾아왔지요.
시츠 전략가는 "경제가 뜨거워지면서 인플레이션이 치솟으면 Fed가 금리 인상을 서두르면서 경기 사이클이 짧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전미실물경제협회(NABE)는 소속 경제학자들에 대한 설문을 통해 응답자 46%가 Fed가 2022년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Fed가 시사해온 2024년보다 최소 1년 이상 빠른 겁니다. 또 응답자의 61%는 인플레이션 위험이 20년 만에 가장 높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츠 전략가는 "경기 주기가 짧아진다면 투자자가 더 민첩해야 함을 의미한다"면서 "초기 사이클의 수혜 종목을 교체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은행주는 지난 금요일(19일) 미 중앙은행(Fed)이 이달 말 종료 예정인 보완적 레버리지 비율(SLR) 완화 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로 한 탓에 이틀째 하락했습니다. 또 에너지주는 최근 유가 약세로 인해 덩달아 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여행주는 유럽에서 변이 바이러스의 빠른 확산으로 독일 프랑스 등이 다 봉쇄 조치를 확대하자 여행 재개가 지연될 것이란 우려가 커졌습니다. 이날 미국에서도 27개 주에서 코로나 환자가 다시 5% 이상 증가하고 뉴저지주 등 일부에선 경제 봉쇄를 푸는 일정을 연기했습니다.
작년 11월 이후 경기민감주가 이끄는 '리플레이션 트레이드'가 시장을 주도해온 가운데서도 금리가 안정세를 보일 때면 기술주가 반등하곤 했습니다. 특히 이날 나스닥 지수는 소형주 지수인 러셀2000에 비해 작년 11월(백신 예방율이 90%를 넘는다는 뉴스가 나온 뒤) 이후 가장 큰 폭의 상대적 강세를 보였습니다.
이날도 금리 하락이 기술주 강세를 이끌었습니다. 미 국채 시장은 지난주 19일 SLR 종료 소식이 알려지면서 불안한 상황이었습니다. 대형은행들이 지급준비율 5%를 맞추기 위해 팬데믹 이후 늘린 최대 600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매각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탓입니다. 21일 저녁까지만 해도 10년물 수익률(금리)는 연 1.72% 수준에서 불안한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21일 저녁 7시50분께 갑자기 금리가 1.68%대로 떨어졌습니다. 22일 새벽엔 한 때 1.665%까지 내려왔습니다.
터키에서 중앙은행 총재가 4개월 만에 해임됐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터키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고 터키 증시가 10% 가량 추락한 탓입니다. 고금리를 싫어하는 레제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기준금리를 계속 올려온 나지 아발 중앙은행 총재를 해임한 여파입니다. 이 사태가 이머징마켓 전반의 위기로 번질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됐습니다. 이 때문에 미 국채로 매수세가 몰려들었습니다. 현재 신흥국의 대표주자인 브라질은 코로나 확산과 리더십 혼란으로 경제가 어렵고, 러시아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을 '살인자'라고 부른 이후 불안감이 커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금리가 최근 7주 연속 오른 게 지나치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헤지펀드 등의 공매도로 국채 시장이 과매도되어 있다는 겁니다. 올 들어 채권 가격이 10% 가량 떨어진 것을 들어 이는 2013년 테이퍼 텐트럼 당시와 비슷한 수준인 만큼 금리가 이제 당분간 안정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CNBC 마이크 산톨리 시장평론가)도 나왔습니다. 특히 스콧 미어드 구겐하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10년물 국채 금리가 내년 1월에 -0.5%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역사적 금리 추세를 반영한 구겐하임의 모델에 따르면 10년물 수익률이 -2%에서 1%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됐다는 겁니다. 며칠 뒤 4월이면 일본 투자자가 미 국채 시장으로 돌아올 것이란 기대도 큽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2월 시작된 금리 상승은 3월 말 결산법인인 일본 투자자들이 재무제표 관리를 위해 미 국채를 매도해온 게 주요 원인"이라며 "국채 시장이 다시 회복될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특히 연 1.6~1.7% 수준의 금리라면 수요가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옵니다.
이날 나타난 기술주 강세엔 금리 하락 외에도 몇 가지 이유가 더 있었습니다. 캐시 우드의 아크인베스트는 지난 주 테슬라의 목표주가가 2025년 3000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5년 내로 완전자율주행차를 만들고 로보택시까지 상용화시킨다면 가능하다는 분석이었습니다. 이에 장중 한 때 테슬라가 7%까지 치솟으며 기술주 랠리를 이끌었습니다. 장 후반 상승폭이 줄어들어 2.31% 오르는 데 그쳤지만요. 작년 9월 이후 기술주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면서 일부 주식은 밸류에이션도 낮아졌습니다. 찰스슈왑에 따르면 S&P 500 지수가 작년 3월23일 바닥을 찍은 뒤 9월2일 새롭게 사상 최고치에 오를 때까지는 기술주(인포테크 80.2%, 커뮤니케이션서비스 56.7%)가 급등했지만 그때부터 지난주까지는 소외(인포테크 1.8%, 커뮤니케이션서비스 11.5%)되어왔습니다. 반면 작년 9월2일부터는 지금까지 에너지주는 40.8%, 금융주는 34.1% 올랐지요. 번스타인의 스콧 사코나지 전략가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번스타인이 추적하는 기술주 300개 가운데 여전히 20%는 주가매출비율(PSR)이 15배를 넘으며 유망 기술주 110개 중 38%는 이익을 내지 못한다"면서도 "구글 페이스북 등 펀더멘털이 탄탄하고 주가가 많이 내린 대형 기술주들은 매력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경기 회복에 따라 경기민감주가 꾸준히 시장을 이끌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UBS의 마이크 헤펠 수석 투자전략가는 이날 "계속되는 통화 및 재정정책 지원과 확대되는 백신 보급에 힘입어 경제 재개가 임박했다. 우리는 올해 빠른 성장과 상승하는 금리로 인해 경기민감주와 가치주로의 순환매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 우리는 올해 말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2%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결론적으로 확산되는 경기 회복은 '리플레이션 트레이드'를 지지할 것이고 우리는 금융주, 에너지주, 소형주를 선호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인플라딜에 대한 보도가 잇따랐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의 자문관들이 이번 주 3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법안을 보고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중장비 제조업체 캐터필러 주가가 상승 반전하기도 했습니다. 인프라딜 성사 여부에 대해선 월가에 엇갈린 시각이 있지만 법안이 통과된다면 경기 회복세가 빨라지고, 국채 발행량은 늘어나 금리가 추가 상승할 수 있습니다.
하나 눈여겨볼 것은 모건스탠리의 보고서입니다. 모건스탠리는 작년 3월 말 코로나로 뉴욕 증시가 폭락했을 때 월가에서 처음으로 주식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제시했고 작년 10월부터는 증시 조정을 예견해온 곳입니다. 지난 1년간 가장 예측을 잘해온 곳이죠.
모건스탠리는 작년 3월 이후 새로운 경기 사이클이 시작됐다고 분석해왔습니다. 2009~2020년까지 10년 이상 이어진 장기 경기 사이클이 팬데믹으로 종료를 고하고, 새로운 경기 주기가 시작됐다는 겁니다. 이 사이클이 길게 이어질 것인 만큼 경기 회복 초기에 실적 회복세가 빠른 경기민감주, 소형주, 신흥시장에 투자하라고 조언해왔습니다.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도 같은 의견입니다.
하지만 지난 3월15일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소형주에 대한 투자등급을 '비중 축소'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너무 오른 만큼 이익을 취하라는 논리였습니다.
그리고 지난 주말 모건스탠리의 앤드류 시츠 전략가는 또 다른 관점을 제시했습니다. 이번 경기 사이클이 '매우 뜨겁고 짧을 수 있다'는 겁니다.
시츠 전략가는 이번 주기가 비정상적으로 뜨거워질 수 있는 이유로 ① 전례 없는 통화 및 재정 부양책 ② 누적된 저축액(다른 불황 때는 저축이 줄었지만 이번엔 미국, 유럽, 중국에서 모두 저축률이 사상 최고로 오름) ③ 빠른 고용 회복(Fed는 경제 전망에서 고용이 급속히 회복되어 내년 말 다시 완전고용 수준인 3%대 진입할 것으로 예상) ④ 그럼에도 계속될 완화적 정책적 지원(중앙은행은 완화정책을 지속하고 정부도 인프라딜 등 계속적 지출 확대 추진) 등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시츠 전략가는 "이런 이유로 모건스탠리의 경제학자들은 성장과 인플레이션이 향후 2년 동안 기대치를 초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너무 뜨거운 것은 짧게 타버릴 수 있다. 이번 사이클은 최근처럼 길어지기보다 지난 1940~1950년대와 비슷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1940~50년대 여러 번 있었던 호황기 때는 4%대 성장이 이뤄졌지만 기간은 3년 정도 지속되는 데 그쳤습니다. 주기적으로 불황이 찾아왔지요.
시츠 전략가는 "경제가 뜨거워지면서 인플레이션이 치솟으면 Fed가 금리 인상을 서두르면서 경기 사이클이 짧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전미실물경제협회(NABE)는 소속 경제학자들에 대한 설문을 통해 응답자 46%가 Fed가 2022년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Fed가 시사해온 2024년보다 최소 1년 이상 빠른 겁니다. 또 응답자의 61%는 인플레이션 위험이 20년 만에 가장 높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츠 전략가는 "경기 주기가 짧아진다면 투자자가 더 민첩해야 함을 의미한다"면서 "초기 사이클의 수혜 종목을 교체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