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美 코로나 재정투입, 금융위기 때의 4배…올 경제 폭발 성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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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특파원과 화상 간담회
“미국 정부가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직후부터 투입한 재정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네 배에 달한다. 올해 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다.”(장 보뱅 블랙록 투자연구소장)
뉴욕 월스트리트의 투자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올해 미국 경제 전망을 낙관했다. 대규모 부양책을 집행한 데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도 세계에서 가장 빠른 편이란 이유에서다. 미국 내 접종률은 지난달 말 기준 이미 전체 인구 대비 30%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중국과 인도, 한국 경제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작년 말 9000억달러와 지난달 1조9000억달러 부양책을 합하면 미 국내총생산(GDP·21조달러)의 13%에 달한다”며 “작년 봄 비슷한 규모의 부양책을 내놨는데, 경제가 부분적으로 회복하고 있는 지난달에도 추가 시행했다는 점에서 놀라운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금융위기 때 재정 집행이 늦어지면서 회복이 더뎠던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당국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보뱅 소장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손실이 금융위기 때의 25% 정도라고 추산했다. 그는 “금융위기 땐 충격이 약 10년간 이어졌지만 이번엔 1년여 만에 극복할 조짐”이라며 “앞으로 지속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종합금융그룹 스티펠의 배리 배니스터 수석주식전략가는 작년부터 미 증시에 불이 붙었으나 추가 상승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거품’이 낀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는 “지난 110년 역사에서 거품이 낀 적은 1928년과 1936년, 1966년, 1998~1999년 등 네 번밖에 없었다”며 “더 많이 오르면 거품이 생길 수 있지만 아직은 아니다”고 말했다.
보뱅 소장도 “지속 가능한 투자 전략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투자의 패러다임이 180도 바뀌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과거엔 기후변화와 지속가능 투자가 수익성을 일정 부분 포기한다는 의미를 담았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오히려 강력한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배니스터 전략가는 “기후변화와의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에너지 생산 업종은 고정 비용 때문에 기본적으로 ‘규모의 경제’ 산업일 수밖에 없다”며 “친환경산업이 대두되면서 비용 상승 등 상당한 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의 높은 성장률은 한국 등 주변국에도 작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란 진단이다. 오게너스 센터장은 “한국과 대만은 중국 본토와 완전히 일치하는 경기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며 중국 성장의 혜택을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신흥시장 중에선 인도가 독보적일 것으로 봤다. 올해 인도 성장률은 13.6%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작년 5.0% 위축됐던 세계 경제는 올해 5.6% 성장으로 반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남미 지역의 회복 속도는 매우 더딜 것이란 게 오게너스 센터장의 관측이다. 그는 “남미 등 일부 신흥국에선 올해 말은커녕 내년 상반기에도 백신 접종률이 60%를 밑돌 수 있다”며 “올해 말이 돼도 작년 1월 수준의 경제를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해리스 소장은 미·중 대립이 심해지면서 세계 경제의 성장동력이 조금 훼손될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세계 경제는 지난 30년간 매우 강력한 방식으로 통합돼 왔다”며 “아무런 고통 없이 세계화 과정을 되돌리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이 지역 강대국으로 부상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중국 역시 지식재산권과 경제체제 확장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같은 시장에서 국가 주도형 기업과 민간 기업이 경쟁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뉴욕 월스트리트의 투자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올해 미국 경제 전망을 낙관했다. 대규모 부양책을 집행한 데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도 세계에서 가장 빠른 편이란 이유에서다. 미국 내 접종률은 지난달 말 기준 이미 전체 인구 대비 30%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중국과 인도, 한국 경제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증시 급등했지만 거품 단계 아냐”
이던 해리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글로벌 경제연구소장은 최근 뉴욕 외신기자센터(FPC) 주최로 열린 간담회에서 “백신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빨리 접종되고 있다”며 “금융위기 때와 달리 금융과 부동산 위기를 동반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회복 속도가 더 빠를 것”이라고 진단했다.그는 “작년 말 9000억달러와 지난달 1조9000억달러 부양책을 합하면 미 국내총생산(GDP·21조달러)의 13%에 달한다”며 “작년 봄 비슷한 규모의 부양책을 내놨는데, 경제가 부분적으로 회복하고 있는 지난달에도 추가 시행했다는 점에서 놀라운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금융위기 때 재정 집행이 늦어지면서 회복이 더뎠던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당국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보뱅 소장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손실이 금융위기 때의 25% 정도라고 추산했다. 그는 “금융위기 땐 충격이 약 10년간 이어졌지만 이번엔 1년여 만에 극복할 조짐”이라며 “앞으로 지속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종합금융그룹 스티펠의 배리 배니스터 수석주식전략가는 작년부터 미 증시에 불이 붙었으나 추가 상승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거품’이 낀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는 “지난 110년 역사에서 거품이 낀 적은 1928년과 1936년, 1966년, 1998~1999년 등 네 번밖에 없었다”며 “더 많이 오르면 거품이 생길 수 있지만 아직은 아니다”고 말했다.
유망한 미래 투자처는 ESG산업
그동안 뉴욕증시에서 대형 기술주(빅테크) 위주로 주가가 급등했지만 앞으로는 기후변화 및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종목이 유망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투자은행 KBW(키프 브루옛&우드)의 프레드릭 캐넌 수석주식전략가는 “점점 더 많은 글로벌 투자 자금이 기업별 ESG 점수를 따지기 시작했다”며 “유럽에 이어 미국에서도 ESG 투자가 과거보다 훨씬 큰 관심을 모으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 회복에 따른 물가 상승 영향으로 금융 및 에너지 업종 역시 유망하다고 추천했다.보뱅 소장도 “지속 가능한 투자 전략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투자의 패러다임이 180도 바뀌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과거엔 기후변화와 지속가능 투자가 수익성을 일정 부분 포기한다는 의미를 담았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오히려 강력한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배니스터 전략가는 “기후변화와의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에너지 생산 업종은 고정 비용 때문에 기본적으로 ‘규모의 경제’ 산업일 수밖에 없다”며 “친환경산업이 대두되면서 비용 상승 등 상당한 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인도·한국 시장 등 주목할 만
루이스 오게너스 JP모간체이스 리서치센터장은 중국과 주변국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올해 중국의 성장률이 정부 목표(6%대)보다 크게 높은 9.4%에 달할 것”이라며 “과열을 우려해야 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실제로 9%대 성장률을 달성하면 2011년(9.6%) 이후 10년 만이 된다.중국의 높은 성장률은 한국 등 주변국에도 작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란 진단이다. 오게너스 센터장은 “한국과 대만은 중국 본토와 완전히 일치하는 경기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며 중국 성장의 혜택을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신흥시장 중에선 인도가 독보적일 것으로 봤다. 올해 인도 성장률은 13.6%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작년 5.0% 위축됐던 세계 경제는 올해 5.6% 성장으로 반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남미 지역의 회복 속도는 매우 더딜 것이란 게 오게너스 센터장의 관측이다. 그는 “남미 등 일부 신흥국에선 올해 말은커녕 내년 상반기에도 백신 접종률이 60%를 밑돌 수 있다”며 “올해 말이 돼도 작년 1월 수준의 경제를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해리스 소장은 미·중 대립이 심해지면서 세계 경제의 성장동력이 조금 훼손될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세계 경제는 지난 30년간 매우 강력한 방식으로 통합돼 왔다”며 “아무런 고통 없이 세계화 과정을 되돌리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이 지역 강대국으로 부상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중국 역시 지식재산권과 경제체제 확장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같은 시장에서 국가 주도형 기업과 민간 기업이 경쟁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