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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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콘돔 판매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에 콘돔 판매량이 늘었을 것이라는 추론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실제 콘돔 시장은 작년 내내 침체를 겪었다.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성생활이 활발해진 것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그런데 올해 들어 미국 콘돔 시장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고 미 CNN비즈니스가 3일 보도했다. 시장 조사업체 IRI에 따르면 지난 3월 마지막 주부터 4주간 미국 내 콘돔 판매 규모는 37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3.4% 급증했다. 작년 콘돔 판매가 전년 대비 4.4% 감소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증가세로 해석된다.

콘돔 수요의 증가세는 관련 기업들의 실적에서도 엿볼 수 있다. 콘돔 브랜드 '듀렉스'를 보유한 영국 생활용품 제조업체 레킷벤키저는 올해 1분기(1~3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비율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회사 측은 듀렉스 콘돔의 매출액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최근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덕을 봤다고 설명했다.

월그린과 CVS 등 미국 약국 체인에서도 최근 몇 주간 콘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증가했다. CVS 측은 콘돔 매출을 묻는 CNN의 질문에 대해 구체적인 숫자를 내놓지는 않았지만 "실질적인 성장을 거뒀다"고 답했다.

콘돔 브랜드 '트로잔'을 보유한 생활용품업체 처치&드와이트는 지난 1월 "올해 콘돔 시장이 유망하다"고 전망했다. 브리타 봄하드 처치&드와이트 마케팅 책임자는 "콘돔은 즐거움을 의미한다"며 "콘돔 주요 소비층인 18~24세 고객들은 하루빨리 자신들의 사회생활을 회복하길 희망한다"고 했다.

맷 파렐 처치&드와이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9일 애널리스트들에게 "(코로나19로 봉쇄됐던) 사회가 재개방되고 소비자들의 이동이 자유로워짐에 따라 매년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이전 콘돔 시장이 성장세를 보였던 것은 아니다. IRI에 따르면 미국 콘돔 시장 매출은 2017년 2.4%, 2018년 3.4% 내리 감소했다가 2019년 1.2% 증가했다. 주요 소비층인 18~24세 인구 감소, 다양한 피임약의 등장,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대한 두려움 감소, 성행위 감소, 점점 치열해지는 사회·경제적 경쟁 등이 주요인으로 지목됐다.

미국 인디애나대와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가 미국 의사협회지(JAMA)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소셜미디어, 기술 발달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2000~2018년 미국 성인들의 성생활은 둔화했다. 특히 실직자나 임시직 근로자, 소득이 적은 남성일수록 성생활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상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