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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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은 기업들이 전세계 소비자들에게 자사의 제품과 기술력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도쿄올림픽에도 지난 4년간 다양하게 진화한 첨단기술이 선을 보이고 있다.

지난 23일 개막식에서 단연 화제를 모은 이벤트는 올림픽주경기장의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은 드론쇼였다. 금빛 올림픽 엠블럼을 연출했던 1824대의 드론들이 평화를 상징하는 푸른 지구로 변신하는 모습은 TV로 개막식을 지켜본 세계인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드론쇼에는 인텔의 '슈팅스타'라는 모델이 사용됐다. 340g의 경량에도 불구하고 초속 11m의 바람을 견디는 이 모델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드론쇼에도 사용됐다.

'평창의 재탕'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 인텔은 드론의 성능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드론에 장착하는 고성능 발광다이오드(LED)를 1개에서 4개로 늘렸다. 스즈키 구니마사 인텔재팬 사장은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보다 선명하고 섬세한 그래픽을 표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쇼에 투입한 드론의 숫자도 1200대였던 평창의 1.5배로 늘렸다.

세계적인 조류인 탈석탄화도 이번 대회의 주요 테마다. 도쿄올림픽 주경기장과 체조 등 10개 종목이 열리는 오다이바의 유메노오하시에 설치된 성화에는 올림픽 최초로 수소 연료가 사용된다.

세계 최대 수소 제조시설인 후쿠시마 수소에너지 연구필드에서 제조한 수소를 일본 정유회사 에네오스홀딩스가 도쿄의 성화대까지 옮겨온다. 수소 제조에는 태양광과 같은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사용했다. 덕분에 제조부터 사용 단계까지 전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그린수소가 올림픽 기간 동안 성화를 밝힌다.

성화횃불의 재료인 알루미늄은 일본의 인테리어 기업인 릭실이 알루미늄창틀을 재활용해 제작했다. 특히 재료의 30%를 동일본대지진의 피해자들이 임시로 거주하던 가설주택의 알루미늄창틀을 활용해 '부흥 올림픽'의 의미를 더했다.

일본 전역에서 이어진 올림픽 성화봉송에는 71㎝ 길이의 횃불 약 1만개가 사용됐다. 벚꽃을 형상화한 복잡한 디자인을 살리면서도 무게를 1.2㎏으로 낮추기 위해 금속가공 전문업체인 UACJ는 3년의 시행착오 끝에 횃불을 완성했다.

환경 선진국 스웨덴은 선수단의 공식 유니폼에 ESG(환경·사회·기업 지배구조)의 철학을 담았다. 스웨덴 유니폼 제작을 맡은 유니클로는 분리수거한 패트병을 재활용한 재생폴리에스테르를 원단으로 사용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