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기술의 시대, FAANG 10개 더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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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에서 9월은 조심스러운 달입니다. 통계적으로도 투자자에게 친화적이지 않으며, 올해는 뉴욕 증시가 20%나 급등하는 바람에 주식 밸류에이션에 대한 우려도 큰 상태입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경기 회복세와 통화정책, 재정정책 등에서 기존 증시를 받쳐온 토대에 변화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동안 막대한 돈이 통화 및 재정정책을 통해 풀리면서 위험자산인 주가 상승을 불러일으켰는데, 이런 환경이 변곡점을 맞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원래 9월은 경제가 완전히 회복될 것으로 추정되던 시기입니다. 하지만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해 경기 회복은 지연되고 있습니다. 이는 소비자 심리, 고용 등에 영향을 주며 경기를 끌어내리고 있습니다. 월가는 (각종 부양책으로 인해) 달아올랐던 경제 지표들이 정점을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하락할 줄 알았는데, 지금은 그런 예상보다 훨씬 급하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미 중앙은행(Fed)은 델타 변이를 '단기 위험'으로 보고 통화정책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8월 신규고용이 저조하게 나오는 바람에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발표할 것 같지는 않지만, 올해 실시될 가능성은 여전히 살아있습니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이어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Fed는 자산매입축소를 조속히 끝내고 기준금리를 높일 채비를 해놓아야겠지요. 재정정책 측면에서도 가계, 중소기업에 직접 돈을 나눠주는 식의 부양책은 더 없습니다. 6일로 연방정부의 추가 실업급여 지급도 종료됐고, 세입자 퇴거 유예 조치도 지난 7월 말 끝났습니다. 이제는 "직업을 구하라"는 게 전반적 메시지입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4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법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최종 통과 여부 및 규모는 아직 불명확합니다. 의회를 통과된다 해도 이 돈은 10년간 나눠 집행됩니다.
월가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월스트리트에서 ‘신화’ ‘족집게’로 통하는 바이런 빈 블랙스톤 부회장은 매년 8월 월가의 인사들 100여 명을 초청해 얘기를 나눈 뒤 보고서를 냅니다. 1965년 애널리스트로 월가에 입문한 그는 1986년 모건스탠리에서 수석 투자전략가를 맡은 이래 매년 초 ‘10 서프라이즈‘(올해 10가지 투자자를 놀라게 할 일)’라는 연간 투자 전망을 발표해온 사람입니다. 이 리스트는 매년 초 월가 투자자들이 읽어야 할 투자 지침으로 꼽히고 있지요. 그런 만큼 그의 인맥은 넓고 깊습니다.
지난달 31일 발간한 보고서(Byron Wien: The Worried Extrapolators)에서 여러 가지 사안에 대한 월가의 뷰를 엿볼 수 있습니다. 주요 내용을 요약 정리해봤습니다.
① 미국 경제, 잘되고 있다
참여자들은 미국 경제가 잘되고 있다는 데 동의했습니다. 미국은 지난해 팬데믹에 따른 봉쇄로 인해 잃어버린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회복했습니다. 아직 약 600만 명의 실업자가 남아있지만, 시간제로 일할 기회는 풍부합니다. 레저 및 접대 업종은 회복에서 뒤처져 왔지만 지난 7월 노동부 고용보고서에선 다시 살아난다는 고무적 징후가 있었습니다. ② 막대한 돈을 푼 덕분
대부분은 연방정부의 재정 및 통화정책 덕분에 미국 경제가 살아났다고 믿었습니다. 미국의 실질 성장률은 올해 6~8%, 2022년 4%로 예상됐지만, 장기 성장률은 1~2% 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봤습니다. 매년 인구 성장에서 1%포인트, 생산성 향상에서 1%포인트 가량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얘기입니다. 미국의 인구 증가는 저출산 때문에 이민에 의존해왔지만, 이민 개혁에 진전이 없으므로 이 분야는 문제로 지목됐습니다. ③ 재정 적자 악화→통화정책 확장 유지
거의 모든 참여자가 전례 없는 속도로 쌓이는 막대한 연방 부채에 대해 걱정했습니다. Fed의 자산은 지난 1년 반 동안 4조 달러에서 8조 달러로 두 배로 늘어났지요. Fed는 자산매입축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와 의회가 추진 중인 인프라 법안(American Jobs plan + American Families plan)이 올해 통과된다면, 통화정책은 어쨌든 확장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습니다.
재정 적자 문제는 더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인프라 법안을 충분히 지원할 만큼 많은 증세가 이뤄지고, 그 증세가 투자와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④ 인플레이션 이미 발생
거의 모든 이가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해 걱정했습니다. 많은 이들은 Fed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이 금리가 낮은 상태를 유지하는 유일한 이유라고 생각했습니다. 한 참가자는 미국 국채가 유럽 및 일본의 국채보다 수익률이 높아 해외 투자자가 몰리는 점도 미국 금리 하락의 원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은 이미 발생하고 있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었습니다. 대부분 소비자물가지수(CPI) 5% 상승, 임대료 6% 상승, 고용비용지수 5% 상승, 생산자물가 상승 등이 단순히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임대료, 임금 등 인플레이션의 '끈적끈적한' 요소가 한 자릿수 중반대에 있습니다. 이 때문에 가을께면 물가가 원자재 가격 하락 및 공급망 혼란 개선으로 다시 1~2%대로 낮아질 것이라고 주장하기 어려울 것으로 봤습니다. 다만 제롬 파월 Fed 의장이 내년 2월에 연임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하게 주장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⑤ 금리 오른다…주식 관심은 여전
가장 큰 화제는 금리가 오를지가 아니었습니다. 언제 오를지, 그리고 금리 상승이 경제와 주식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올해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또 대부분은 주식 시장이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까지 상승해도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3%나 4%로 상승하면 주식에 문제를 일으킬 것으로 봤습니다.
그런데도 대부분은 주식에 대해 꽤 확신하는 듯했습니다. 한 사람은 자신을 "완전히 투자한 하락론자(곰)"라고 묘사하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내년도 증시가 괜찮을 거라고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 낙관론이 보상을 받을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⑥ 팬데믹 인한 변화, 지속할 것
거의 모든 참석자는 팬데믹으로 인한 변화가 지속할 것이라고 봤습니다. 많은 기업은 근로자가 일주일에 3~4일 사무실에 나오는 하이브리드 근무(3/2 모델)을 채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경험한 것처럼, 처음 한두 번 만난 뒤엔 줌(Zoom)을 통해 관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젊은이들은 근무 유연성을 중시하고 재택근무 여부에 따라 취업을 결정한다는 증거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온라인 구매에 익숙해졌으며 이는 물류와 유통산업, 부동산 자산에 장기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는 바이러스의 흔적과 한동안 함께 살 수밖에 없지만, 사람들은 식사를 함께하는 등 사교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참고 인내하고 있지만요.
⑦ 기술의 시대, “향후 15년 FAANG 10개 더 나온다”
기술에 정통한 이들은 지난 30년보다 앞으로 30년간 더 파괴적인 혁신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음성 및 안면 인식, 지급 및 송금 시스템, 자율주행 자동차, 원격진료, 심장병과 암 등에 대한 치료법이 발전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팬데믹으로 가속화된 기술 혁신은 이미 경제의 많은 영역에서 엄청난 생산성 성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한 투자자는 향후 15년 동안 지금은 작지만 ‘FAANG’ 규모에 도달할 수 있는 10개의 파괴적 혁신기업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참석자의 약 20%가 비트코인을 소유했으며, 이들 대부분은 젊은 참가자였습니다. ⑧ 중국 투자 피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코로나가 통제될 때까지 중국과의 협상을 늦춰야 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런데 그런 진전이 쉽게 나타나고 있지 않습니다. 참여자들은 앞으로 중국과의 모든 협상에서 국가 안보 문제가 중요한 문제라고 봤습니다. 일부는 극초음속 미사일 등 중국의 급속한 군사 기술 발전에 대해 우려했습니다. 또 일부는 중국 정부의 기술 및 부동산 부문에 대한 규제로 인해 중국 증시에 대한 투자를 피하고 있었습니다. 부동산 투자자들은 물류, 상업용 부동산 시장, 의료 부문에서 투자 기회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중국 노출도가 큰 신흥시장은 중국의 성장에 투자하는 또 다른 방법일 수 있다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⑨ 유가 하락은 2030년대
기후변화는 현세기의 가장 중요한 과학적 도전 과제입니다. 세계는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석유 산업에 정통한 투자자는 녹색 에너지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 있는 시기는 아직 멀었다고 말했습니다. 파리 협정의 모든 약속이 지켜진다 해도 2040년 세계 에너지 수요의 46%는 석유와 가스입니다.
단기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브렌트유 가격은 향후 몇 년 동안 배럴당 65~75달러 범위가 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2030년대에 들어서면 총 석유 수요가 정체되면서 가격이 하락할 수 있습니다. 전기 자동차가 대규모로 확대된다면 전기의 생산과 저장 등에 대한 질문이 생겨날 겁니다. 여름 정전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신재생 에너지의 생산 비용이 감소하고 있는 건 낙관론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⑩ ESG는 이견 없는 투자 테마
ESG(환경, 사회 변화, 거버넌스)가 앞으로 중요한 투자 주제가 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었습니다. 대형 금융사는 고객과 규제 당국에 의해 이 개념을 포트폴리오로 구현하도록 강요받고 있습니다. 이는 정부가 주도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보완할 겁니다. 유럽의 모든 대형 연금 펀드는 ESG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ESG 원칙을 준수하게 되면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영향은 그리 크지 않으며 현재의 생산성 향상으로 상쇄될 수 있습니다. ⑪ 주식은 더 오른다
참가자의 약 절반은 주식 시장의 다음 10% 움직임이 ‘더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다음 10% 움직임이 ‘더 낮아질 것’이라고 확신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한 참석자는 단기적으로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주거 및 산업용 부동산이 매력적인 자산이라는 언급이 있었습니다.
참여자들은 시장의 다음 10% 움직임이 더 높을 것이라고 낙관했지만, 급증하는 재정 적자와 Fed의 자산 확대가 달러와 세계 기축 통화로서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이런 가운데 미국의 경기 회복세와 통화정책, 재정정책 등에서 기존 증시를 받쳐온 토대에 변화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동안 막대한 돈이 통화 및 재정정책을 통해 풀리면서 위험자산인 주가 상승을 불러일으켰는데, 이런 환경이 변곡점을 맞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원래 9월은 경제가 완전히 회복될 것으로 추정되던 시기입니다. 하지만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해 경기 회복은 지연되고 있습니다. 이는 소비자 심리, 고용 등에 영향을 주며 경기를 끌어내리고 있습니다. 월가는 (각종 부양책으로 인해) 달아올랐던 경제 지표들이 정점을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하락할 줄 알았는데, 지금은 그런 예상보다 훨씬 급하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미 중앙은행(Fed)은 델타 변이를 '단기 위험'으로 보고 통화정책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8월 신규고용이 저조하게 나오는 바람에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발표할 것 같지는 않지만, 올해 실시될 가능성은 여전히 살아있습니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이어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Fed는 자산매입축소를 조속히 끝내고 기준금리를 높일 채비를 해놓아야겠지요. 재정정책 측면에서도 가계, 중소기업에 직접 돈을 나눠주는 식의 부양책은 더 없습니다. 6일로 연방정부의 추가 실업급여 지급도 종료됐고, 세입자 퇴거 유예 조치도 지난 7월 말 끝났습니다. 이제는 "직업을 구하라"는 게 전반적 메시지입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4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법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최종 통과 여부 및 규모는 아직 불명확합니다. 의회를 통과된다 해도 이 돈은 10년간 나눠 집행됩니다.
월가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월스트리트에서 ‘신화’ ‘족집게’로 통하는 바이런 빈 블랙스톤 부회장은 매년 8월 월가의 인사들 100여 명을 초청해 얘기를 나눈 뒤 보고서를 냅니다. 1965년 애널리스트로 월가에 입문한 그는 1986년 모건스탠리에서 수석 투자전략가를 맡은 이래 매년 초 ‘10 서프라이즈‘(올해 10가지 투자자를 놀라게 할 일)’라는 연간 투자 전망을 발표해온 사람입니다. 이 리스트는 매년 초 월가 투자자들이 읽어야 할 투자 지침으로 꼽히고 있지요. 그런 만큼 그의 인맥은 넓고 깊습니다.
지난달 31일 발간한 보고서(Byron Wien: The Worried Extrapolators)에서 여러 가지 사안에 대한 월가의 뷰를 엿볼 수 있습니다. 주요 내용을 요약 정리해봤습니다.
① 미국 경제, 잘되고 있다
참여자들은 미국 경제가 잘되고 있다는 데 동의했습니다. 미국은 지난해 팬데믹에 따른 봉쇄로 인해 잃어버린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회복했습니다. 아직 약 600만 명의 실업자가 남아있지만, 시간제로 일할 기회는 풍부합니다. 레저 및 접대 업종은 회복에서 뒤처져 왔지만 지난 7월 노동부 고용보고서에선 다시 살아난다는 고무적 징후가 있었습니다. ② 막대한 돈을 푼 덕분
대부분은 연방정부의 재정 및 통화정책 덕분에 미국 경제가 살아났다고 믿었습니다. 미국의 실질 성장률은 올해 6~8%, 2022년 4%로 예상됐지만, 장기 성장률은 1~2% 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봤습니다. 매년 인구 성장에서 1%포인트, 생산성 향상에서 1%포인트 가량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얘기입니다. 미국의 인구 증가는 저출산 때문에 이민에 의존해왔지만, 이민 개혁에 진전이 없으므로 이 분야는 문제로 지목됐습니다. ③ 재정 적자 악화→통화정책 확장 유지
거의 모든 참여자가 전례 없는 속도로 쌓이는 막대한 연방 부채에 대해 걱정했습니다. Fed의 자산은 지난 1년 반 동안 4조 달러에서 8조 달러로 두 배로 늘어났지요. Fed는 자산매입축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와 의회가 추진 중인 인프라 법안(American Jobs plan + American Families plan)이 올해 통과된다면, 통화정책은 어쨌든 확장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습니다.
재정 적자 문제는 더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인프라 법안을 충분히 지원할 만큼 많은 증세가 이뤄지고, 그 증세가 투자와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④ 인플레이션 이미 발생
거의 모든 이가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해 걱정했습니다. 많은 이들은 Fed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이 금리가 낮은 상태를 유지하는 유일한 이유라고 생각했습니다. 한 참가자는 미국 국채가 유럽 및 일본의 국채보다 수익률이 높아 해외 투자자가 몰리는 점도 미국 금리 하락의 원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은 이미 발생하고 있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었습니다. 대부분 소비자물가지수(CPI) 5% 상승, 임대료 6% 상승, 고용비용지수 5% 상승, 생산자물가 상승 등이 단순히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임대료, 임금 등 인플레이션의 '끈적끈적한' 요소가 한 자릿수 중반대에 있습니다. 이 때문에 가을께면 물가가 원자재 가격 하락 및 공급망 혼란 개선으로 다시 1~2%대로 낮아질 것이라고 주장하기 어려울 것으로 봤습니다. 다만 제롬 파월 Fed 의장이 내년 2월에 연임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하게 주장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⑤ 금리 오른다…주식 관심은 여전
가장 큰 화제는 금리가 오를지가 아니었습니다. 언제 오를지, 그리고 금리 상승이 경제와 주식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올해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또 대부분은 주식 시장이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까지 상승해도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3%나 4%로 상승하면 주식에 문제를 일으킬 것으로 봤습니다.
그런데도 대부분은 주식에 대해 꽤 확신하는 듯했습니다. 한 사람은 자신을 "완전히 투자한 하락론자(곰)"라고 묘사하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내년도 증시가 괜찮을 거라고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 낙관론이 보상을 받을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⑥ 팬데믹 인한 변화, 지속할 것
거의 모든 참석자는 팬데믹으로 인한 변화가 지속할 것이라고 봤습니다. 많은 기업은 근로자가 일주일에 3~4일 사무실에 나오는 하이브리드 근무(3/2 모델)을 채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경험한 것처럼, 처음 한두 번 만난 뒤엔 줌(Zoom)을 통해 관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젊은이들은 근무 유연성을 중시하고 재택근무 여부에 따라 취업을 결정한다는 증거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온라인 구매에 익숙해졌으며 이는 물류와 유통산업, 부동산 자산에 장기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는 바이러스의 흔적과 한동안 함께 살 수밖에 없지만, 사람들은 식사를 함께하는 등 사교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참고 인내하고 있지만요.
⑦ 기술의 시대, “향후 15년 FAANG 10개 더 나온다”
기술에 정통한 이들은 지난 30년보다 앞으로 30년간 더 파괴적인 혁신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음성 및 안면 인식, 지급 및 송금 시스템, 자율주행 자동차, 원격진료, 심장병과 암 등에 대한 치료법이 발전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팬데믹으로 가속화된 기술 혁신은 이미 경제의 많은 영역에서 엄청난 생산성 성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한 투자자는 향후 15년 동안 지금은 작지만 ‘FAANG’ 규모에 도달할 수 있는 10개의 파괴적 혁신기업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참석자의 약 20%가 비트코인을 소유했으며, 이들 대부분은 젊은 참가자였습니다. ⑧ 중국 투자 피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코로나가 통제될 때까지 중국과의 협상을 늦춰야 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런데 그런 진전이 쉽게 나타나고 있지 않습니다. 참여자들은 앞으로 중국과의 모든 협상에서 국가 안보 문제가 중요한 문제라고 봤습니다. 일부는 극초음속 미사일 등 중국의 급속한 군사 기술 발전에 대해 우려했습니다. 또 일부는 중국 정부의 기술 및 부동산 부문에 대한 규제로 인해 중국 증시에 대한 투자를 피하고 있었습니다. 부동산 투자자들은 물류, 상업용 부동산 시장, 의료 부문에서 투자 기회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중국 노출도가 큰 신흥시장은 중국의 성장에 투자하는 또 다른 방법일 수 있다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⑨ 유가 하락은 2030년대
기후변화는 현세기의 가장 중요한 과학적 도전 과제입니다. 세계는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석유 산업에 정통한 투자자는 녹색 에너지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 있는 시기는 아직 멀었다고 말했습니다. 파리 협정의 모든 약속이 지켜진다 해도 2040년 세계 에너지 수요의 46%는 석유와 가스입니다.
단기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브렌트유 가격은 향후 몇 년 동안 배럴당 65~75달러 범위가 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2030년대에 들어서면 총 석유 수요가 정체되면서 가격이 하락할 수 있습니다. 전기 자동차가 대규모로 확대된다면 전기의 생산과 저장 등에 대한 질문이 생겨날 겁니다. 여름 정전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신재생 에너지의 생산 비용이 감소하고 있는 건 낙관론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⑩ ESG는 이견 없는 투자 테마
ESG(환경, 사회 변화, 거버넌스)가 앞으로 중요한 투자 주제가 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었습니다. 대형 금융사는 고객과 규제 당국에 의해 이 개념을 포트폴리오로 구현하도록 강요받고 있습니다. 이는 정부가 주도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보완할 겁니다. 유럽의 모든 대형 연금 펀드는 ESG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ESG 원칙을 준수하게 되면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영향은 그리 크지 않으며 현재의 생산성 향상으로 상쇄될 수 있습니다. ⑪ 주식은 더 오른다
참가자의 약 절반은 주식 시장의 다음 10% 움직임이 ‘더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다음 10% 움직임이 ‘더 낮아질 것’이라고 확신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한 참석자는 단기적으로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주거 및 산업용 부동산이 매력적인 자산이라는 언급이 있었습니다.
참여자들은 시장의 다음 10% 움직임이 더 높을 것이라고 낙관했지만, 급증하는 재정 적자와 Fed의 자산 확대가 달러와 세계 기축 통화로서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