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세계적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72)가 기증한 친필 원고와 서적, 음반 등 1만여 점의 자료를 한자리에 모은 자료관이 개관한다.

내달 1일 무라카미 하루키의 모교인 와세다대(도쿄 신주쿠구)에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관이 문을 연다.

무라카미와 와세다대는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와세다대학 국제문학관(통칭 ‘무라카미 하루키 라이브러리’)의 내부 모습을 공개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국제문학관은 무라카미가 재학 중 자주 다녔던 모교의 연극박물관에 인접한 4호관을 세계적인 건축가 구마 겐고가 리모델링해 지어졌다.

지상 5층, 지하 1층, 연면적 2,100㎡의 이 건물을 ‘무라카미 문학’을 테마로 재건축한 비용(12억 엔)은 의류업체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의 야나이 다다시(72) 회장이 쾌척했다. 야나이 회장은 무라카미와 같은 나이로 와세다대에 같은 해 입학한 동문이다.

문학관 입구에는 나무로 만든 아치 모양의 터널이 있다.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에 설치된 서가에는 ‘노르웨이의 숲’ ‘해변의 카프카’ 등 대표작과 세계 각국의 번역본이 전시돼 있다. 1층에서 지하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에는 무라카미 문학에 영향을 끼친 과거의 명작이나 동시대 일본 문학 등 다양한 작품이 테마별로 진열됐다.

1층의 오디오룸에는 빌리 홀리데이, 냇 킹 콜 등 무라카미가 즐겨 들었고 소설에도 등장하는 왕년의 재즈 피아니스트나 가수의 음반이 전시돼 있다. 카페, 라운지가 들어선 지하 1층에는 ‘직접 운영했던 재즈 카페 ‘피터 캣’에 놓여 있던 그랜드 피아노가 설치돼 있으며, 무라카미의 서재를 그대로 재현한 장소도 마련됐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시작은 내가 기증한 자료나 책이 중심이지만, 점점 다른 사람의 책이나 자료도 소장해 폭넓고 유동적인 연구 시설이 되길 기대한다”고 소감했다. 와세다대 측도 무라카미의 작품만이 아니라 해외 학생 및 연구자 간 교류의 장으로 활용되는 문학 연구의 세계적 거점을 이번 건립의 목표로 내걸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