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금리 3~4%까지 인상된다?…움추러든 뉴욕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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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개장 전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밤새 발표된 중국의 10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가 소폭 개선됐죠.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3.5% 증가해 예상치(3.0% 증가)나 지난 9월(3.1% 증가)을 웃돌았습니다. 물론 에너지난으로 석탄 채굴 등이 늘어난 전력 및 광업, 정부가 지원하는 전기차 등 일부 산업을 빼면 전반적 산업생산은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또 10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4.9% 증가했습니다. 예상치는 3.5%였습니다. 중국은 수출국으로 소비가 경제의 중심이 아니어서 소매판매가 미국만큼 중요한 지표는 아닙니다.
오전 8시 30분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 1.55% 선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지난주 말(1.56%)보다 소폭 하향 안정된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금리가 이때쯤부터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더니 오전 10시께 1.6% 선까지 다시 넘어섰습니다. 결국, 10년물은 1.62%에 마감됐습니다. 30년물도 급등해 1.997%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장중 2%를 다시 넘기도 했습니다. 오전 9시 30분 0~0.2% 상승세로 출발한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금리가 뛰자 힘을 잃었습니다. 나스닥은 오전 10시 10분께 전장 대비 마이너스로 떨어졌습니다. 결국, 다우 0.04%, 나스닥이 0.04% 소폭 내렸고 S&P500지수는 전장보다 0.05포인트, 0.00% 약보합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날 금리가 뛴 원인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탓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오전 8시 30분 발표된 뉴욕주의 제조업 활동을 보여주는 11월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는 30.9로 10월(19.8)보다 눈에 띄게 개선됐습니다. 신규 수주, 출하 등이 급증한 덕분입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주목한 물가 관련 지수들은 전월보다 더 악화했습니다. 가격수용지수는 50.8로 전월(43.5) 보다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가격지급지수도 83.0으로 전월(78.7)보다 상승했습니다. 또 6개월 후 경기 기대를 보여주는 기업환경지수는 36.9로 전월 52.0에 비해 크게 낮아졌습니다. 뉴욕연방은행은 "기업들의 6개월 뒤 낙관론은 지난달보다 감소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게다가 같은 시각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블룸버그 인터뷰에 나와 "Fed의 기준금리가 연 3~4%가 될 수 있다"라고 밝혀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3~4%가 된다면, 10년물 금리는 얼마나 올라야겠는가"라고 말했습니다. 더들리는 월가에서 유명한 사람입니다. 버클리에서 경제학박사를 받은 그는 골드만삭스에서 10년간 수석 경제학자로 일했던 사람입니다. 그리고 2007년 뉴욕연방은행에 합류했으며 2009년부터 2018년까지 FOMC에서 부의장을 역임했습니다. 시장과 Fed를 모두 매우 잘 아는 사람이죠. 그의 인터뷰를 옮겨보겠습니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이사가 새로운 미 중앙은행(Fed) 의장이 되면 통화정책이 많이 바뀔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지금 인플레이션 압력이 대부분 일시적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거의 같은 입장에 있다고 생각한다. 전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현재 정책 경로를 지지한다는 것을 기억해라. 많은 회의에서 반대 의견이 없었다. 그래서 저는 파월 의장이 브레이너드 이사로 바뀌어도 향후 몇 년간 통화정책에 차이가 거의 없으리라 생각한다."
▶일부는 지금의 인플레가 1960년대 봤던 것처럼 치명적일 수 있다고 본다. 지금 인플레이션이 어떤 종류라고 보는가.
"과거 이런 종류의 회복(팬데믹으로부터)을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답을 알고 있지 않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 오래 지속할 것이란 사실은 알고 있다. 임금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고 인플레이션 기대치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따라서 초기 촉발 요인이 일시적으로 판명되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오래 지속하는 인플레이션을 볼 수 있다. 또 Fed가 지금도 양적 완화를 지속하는 등 대응이 꽤 늦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은 여전히 국채와 모기지 증권을 사고 있다. 잠시 떨어져서 보면 놀랄만한 일이다. 인플레이션이 6%를 넘고 있는 상황에서 부양책을 추가할 것이라고 예상이나 했는가."
▶Fed 구성원들은 정책 변화에 정말 높은 기준을 가진 것 같다. 그들이 관점을 바꾸려면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나는 그들이 어려운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마음을 바꾸면 채권매입을 빨리 끝내기 위해 테이퍼를 가속해야 하기 때문이다. Fed는 이미 테이퍼링을 하는 도중엔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겠지만 명확하게 밝혔다. 따라서 테이퍼는 금리 인상 전에 종료되어야 하고, 테이퍼를 가속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들은 테이퍼 텐트럼을 피하고자 지난 6~12개월 동안 매우 열심히 커뮤니케이션을 해왔다. 이제 테이퍼를 가속하면 그렇게 피하려고 했던 테이퍼 텐트럼을 느끼게 될 것이다."
▶Fed가 데이터에 의존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나.
"당신이 지금 경제 데이터를 보면 높은 인플레이션 기대가 지속하고 있고 노동 시장은 매우 빡빡하다. 하지만 Fed가 실제로 움직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건 금리 인상을 하겠다는 징조이며, 테이퍼 텐트럼의 위험을 발생시킨다. 그래서 Fed는 아마 기다리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기다리다 보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보게 될 것이다."
▶Fed가 이미 정책 오류를 저질렀다는 말인가?
"Fed가 테이퍼를 시작하는 것이 너무 느리다는 점에서 실수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고용과 인플레이션이라는 목표를 향해 '상당한 추가 진전'을 이룰 때까지 채권매입 축소를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현재 매우 느리게 완화정책을 철회하려는 것을 볼 때 내년 6월까지는 테이퍼가 완료되지 않을 것이다. 제 생각엔 그들이 뒤처졌다고 생각한다."
▶일부에선 Fed가 통화정책을 바꿔도 노동력 부족 등 공급망 혼란을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 그들이 인플레이션을 잡을 도구가 있다고 보는가?
"통화정책은 분명히 공급 제약을 해결할 수 없다. 시간만이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통화정책이 할 수 있는 건 물가에 대한 일시적 충격이 기대 인플레이션과 임금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방지해 더 오래 지속하는 것을 막는 것이다. 현재 Fed의 가장 큰 위험은 노동 시장이 그들의 예상보다 더 빨리 빡빡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그들은 어느 시점에서 훨씬 더 긴축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Fed가 가진 정책 프레임워크(인플레이션이 2%를 일정 기간 초과해도 수용하는 것)가 맞다고 생각하는가?
"Fed는 그들의 프레임워크가 무엇인지 매우 명확히 했다. 그리고 기준금리 경로를 결정하는 데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 환경이 매우 빠르게 변할 수 있다는 것 보듯이 언제 뭘 할 것인지 그렇게 오랫동안 자신을 미래에 묶어두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위험하며, 지금 환경은 또 매우 불확실하다. 팬데믹에서 회복되는 데 많은 경험은 없지 않은가. Fed가 예측된 경로에 자신을 가두어 실수를 저지르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지금 월가에서는 Fed가 커브(수익률 곡선)에 뒤처져 있다는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러면서 Fed가 내년 두 차례, 이후에도 계속 금리 인상을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당신은 어떻게 보는가?
"Fed는 이른 경기 침체를 일으키고 싶어 하지 않지만, 결국 금융여건을 긴축시키는 긴축적 통화정책을 취할 것이다. 긴축은 경제를 둔화시키는 메커니즘으로 경제가 계속해서 과열되는 것을 방지한다. 더 높고 높은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경제를 둔화시키게 된다면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을 수 있는 분명한 위험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Fed가 뒤늦게 긴축에 나설수록 침체로 이어질 위험은 증가한다."
▶Fed가 앞으로 어떤 경로로 움직일 것으로 보는가?
"아마 내년 6월 이후나 조금 더 늦게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해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빨리, 더 높게 올릴 것이다. 흥미로운 건 사람들이다. 사람들은 2004~2006년 Fed가 17번 연속으로 긴축하던 일을 완전히 잊었다. FOMC가 열릴 때마다 0.25%씩 높여 기준금리를 1%에서 5.4%로 인상했다. 그건 좀 극단적일 수 있다. 하지만 당시엔 인플레이션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재정 정책도 오늘날처럼 완화적이지 않았다. 과거에 그랬다는 점에서 그것이 대안이 된다면, 저는 확실히 기준금리의 최고점이 현재 금융 시장에서 예상하는 1.75%를 훨씬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그건 기준금리가 3~4%도 될 수 있다는 얘기인가?
"그렇다. 내가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물론 수정구슬을 보듯 명확한 것 없다."
이날 블룸버그가 '브레이너드 이사가 Fed 의장이 되면 통화정책이 많이 바뀔 것 같냐'고 물어본 이유는 전날 재닛 옐런 재무장관의 인터뷰 탓입니다. 이번 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차기 파월 의장을 지명할 것이란 관측이 강한 가운데, 옐런은 CBS '페이스 더 네이션' 프로그램에 출연해 '제롬 파월이 다시 지명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저는 파월 의장이 Fed를 운영하는 일, 특히 전염병이 닥쳤을 때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는 일을 아주 잘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바로 다음 말이었습니다. 옐런은 "그러나(But) 중요한 것은 바이든 대통령이 경험이 많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고, 다양한 후보자가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옐런은 지난 2014년 벤 버냉키 의장의 3연임을 저지하고 부의장에서 의장으로 선임이 됐었습니다. 지금 브레이너드가 비슷한 상황입니다. 도이치뱅크는 "4, 8, 12년 전 지금 시점에서는 누가 Fed를 이끌 의장이 될 것인지 발표가 됐었지만, 올해는 언제 그런 뉴스를 들을 수 있을지 조차 알 수 없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날 파월 의장의 재선임 문제와 함께 조 바이든 대통령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화상 정상회담이 저녁 7시 45분으로 예정되면서 시장에서는 전반적으로 관망세가 나타났습니다. 내일부터 Fed 인사들의 발언 및 월마트 홈디포 등 주요 유통업체들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점도 관망세에 힘을 실었습니다.
미·중 정상회담에서는 미국의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을 고려할 때 관세 인하가 논의될 것이란 기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양국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관세 문제가 풀릴 것 같지 않다는 분석이 더 많습니다.
그리고 이는 회담이 열리기 다섯 시간 전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의 말로 확인됐습니다. 사키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1조20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법안에 서명한 것과 관련해 "미국은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보다 더 많은 돈을 인프라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습니다. 양국의 경쟁은 앞으로도 뉴욕 증시에 환호보다는 긴장을 불러넣을 듯 합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밤새 발표된 중국의 10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가 소폭 개선됐죠.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3.5% 증가해 예상치(3.0% 증가)나 지난 9월(3.1% 증가)을 웃돌았습니다. 물론 에너지난으로 석탄 채굴 등이 늘어난 전력 및 광업, 정부가 지원하는 전기차 등 일부 산업을 빼면 전반적 산업생산은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또 10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4.9% 증가했습니다. 예상치는 3.5%였습니다. 중국은 수출국으로 소비가 경제의 중심이 아니어서 소매판매가 미국만큼 중요한 지표는 아닙니다.
오전 8시 30분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 1.55% 선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지난주 말(1.56%)보다 소폭 하향 안정된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금리가 이때쯤부터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더니 오전 10시께 1.6% 선까지 다시 넘어섰습니다. 결국, 10년물은 1.62%에 마감됐습니다. 30년물도 급등해 1.997%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장중 2%를 다시 넘기도 했습니다. 오전 9시 30분 0~0.2% 상승세로 출발한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금리가 뛰자 힘을 잃었습니다. 나스닥은 오전 10시 10분께 전장 대비 마이너스로 떨어졌습니다. 결국, 다우 0.04%, 나스닥이 0.04% 소폭 내렸고 S&P500지수는 전장보다 0.05포인트, 0.00% 약보합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날 금리가 뛴 원인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탓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오전 8시 30분 발표된 뉴욕주의 제조업 활동을 보여주는 11월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는 30.9로 10월(19.8)보다 눈에 띄게 개선됐습니다. 신규 수주, 출하 등이 급증한 덕분입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주목한 물가 관련 지수들은 전월보다 더 악화했습니다. 가격수용지수는 50.8로 전월(43.5) 보다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가격지급지수도 83.0으로 전월(78.7)보다 상승했습니다. 또 6개월 후 경기 기대를 보여주는 기업환경지수는 36.9로 전월 52.0에 비해 크게 낮아졌습니다. 뉴욕연방은행은 "기업들의 6개월 뒤 낙관론은 지난달보다 감소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게다가 같은 시각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블룸버그 인터뷰에 나와 "Fed의 기준금리가 연 3~4%가 될 수 있다"라고 밝혀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3~4%가 된다면, 10년물 금리는 얼마나 올라야겠는가"라고 말했습니다. 더들리는 월가에서 유명한 사람입니다. 버클리에서 경제학박사를 받은 그는 골드만삭스에서 10년간 수석 경제학자로 일했던 사람입니다. 그리고 2007년 뉴욕연방은행에 합류했으며 2009년부터 2018년까지 FOMC에서 부의장을 역임했습니다. 시장과 Fed를 모두 매우 잘 아는 사람이죠. 그의 인터뷰를 옮겨보겠습니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이사가 새로운 미 중앙은행(Fed) 의장이 되면 통화정책이 많이 바뀔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지금 인플레이션 압력이 대부분 일시적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거의 같은 입장에 있다고 생각한다. 전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현재 정책 경로를 지지한다는 것을 기억해라. 많은 회의에서 반대 의견이 없었다. 그래서 저는 파월 의장이 브레이너드 이사로 바뀌어도 향후 몇 년간 통화정책에 차이가 거의 없으리라 생각한다."
▶일부는 지금의 인플레가 1960년대 봤던 것처럼 치명적일 수 있다고 본다. 지금 인플레이션이 어떤 종류라고 보는가.
"과거 이런 종류의 회복(팬데믹으로부터)을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답을 알고 있지 않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 오래 지속할 것이란 사실은 알고 있다. 임금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고 인플레이션 기대치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따라서 초기 촉발 요인이 일시적으로 판명되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오래 지속하는 인플레이션을 볼 수 있다. 또 Fed가 지금도 양적 완화를 지속하는 등 대응이 꽤 늦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은 여전히 국채와 모기지 증권을 사고 있다. 잠시 떨어져서 보면 놀랄만한 일이다. 인플레이션이 6%를 넘고 있는 상황에서 부양책을 추가할 것이라고 예상이나 했는가."
▶Fed 구성원들은 정책 변화에 정말 높은 기준을 가진 것 같다. 그들이 관점을 바꾸려면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나는 그들이 어려운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마음을 바꾸면 채권매입을 빨리 끝내기 위해 테이퍼를 가속해야 하기 때문이다. Fed는 이미 테이퍼링을 하는 도중엔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겠지만 명확하게 밝혔다. 따라서 테이퍼는 금리 인상 전에 종료되어야 하고, 테이퍼를 가속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들은 테이퍼 텐트럼을 피하고자 지난 6~12개월 동안 매우 열심히 커뮤니케이션을 해왔다. 이제 테이퍼를 가속하면 그렇게 피하려고 했던 테이퍼 텐트럼을 느끼게 될 것이다."
▶Fed가 데이터에 의존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나.
"당신이 지금 경제 데이터를 보면 높은 인플레이션 기대가 지속하고 있고 노동 시장은 매우 빡빡하다. 하지만 Fed가 실제로 움직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건 금리 인상을 하겠다는 징조이며, 테이퍼 텐트럼의 위험을 발생시킨다. 그래서 Fed는 아마 기다리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기다리다 보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보게 될 것이다."
▶Fed가 이미 정책 오류를 저질렀다는 말인가?
"Fed가 테이퍼를 시작하는 것이 너무 느리다는 점에서 실수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고용과 인플레이션이라는 목표를 향해 '상당한 추가 진전'을 이룰 때까지 채권매입 축소를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현재 매우 느리게 완화정책을 철회하려는 것을 볼 때 내년 6월까지는 테이퍼가 완료되지 않을 것이다. 제 생각엔 그들이 뒤처졌다고 생각한다."
▶일부에선 Fed가 통화정책을 바꿔도 노동력 부족 등 공급망 혼란을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 그들이 인플레이션을 잡을 도구가 있다고 보는가?
"통화정책은 분명히 공급 제약을 해결할 수 없다. 시간만이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통화정책이 할 수 있는 건 물가에 대한 일시적 충격이 기대 인플레이션과 임금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방지해 더 오래 지속하는 것을 막는 것이다. 현재 Fed의 가장 큰 위험은 노동 시장이 그들의 예상보다 더 빨리 빡빡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그들은 어느 시점에서 훨씬 더 긴축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Fed가 가진 정책 프레임워크(인플레이션이 2%를 일정 기간 초과해도 수용하는 것)가 맞다고 생각하는가?
"Fed는 그들의 프레임워크가 무엇인지 매우 명확히 했다. 그리고 기준금리 경로를 결정하는 데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 환경이 매우 빠르게 변할 수 있다는 것 보듯이 언제 뭘 할 것인지 그렇게 오랫동안 자신을 미래에 묶어두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위험하며, 지금 환경은 또 매우 불확실하다. 팬데믹에서 회복되는 데 많은 경험은 없지 않은가. Fed가 예측된 경로에 자신을 가두어 실수를 저지르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지금 월가에서는 Fed가 커브(수익률 곡선)에 뒤처져 있다는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러면서 Fed가 내년 두 차례, 이후에도 계속 금리 인상을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당신은 어떻게 보는가?
"Fed는 이른 경기 침체를 일으키고 싶어 하지 않지만, 결국 금융여건을 긴축시키는 긴축적 통화정책을 취할 것이다. 긴축은 경제를 둔화시키는 메커니즘으로 경제가 계속해서 과열되는 것을 방지한다. 더 높고 높은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경제를 둔화시키게 된다면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을 수 있는 분명한 위험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Fed가 뒤늦게 긴축에 나설수록 침체로 이어질 위험은 증가한다."
▶Fed가 앞으로 어떤 경로로 움직일 것으로 보는가?
"아마 내년 6월 이후나 조금 더 늦게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해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빨리, 더 높게 올릴 것이다. 흥미로운 건 사람들이다. 사람들은 2004~2006년 Fed가 17번 연속으로 긴축하던 일을 완전히 잊었다. FOMC가 열릴 때마다 0.25%씩 높여 기준금리를 1%에서 5.4%로 인상했다. 그건 좀 극단적일 수 있다. 하지만 당시엔 인플레이션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재정 정책도 오늘날처럼 완화적이지 않았다. 과거에 그랬다는 점에서 그것이 대안이 된다면, 저는 확실히 기준금리의 최고점이 현재 금융 시장에서 예상하는 1.75%를 훨씬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그건 기준금리가 3~4%도 될 수 있다는 얘기인가?
"그렇다. 내가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물론 수정구슬을 보듯 명확한 것 없다."
이날 블룸버그가 '브레이너드 이사가 Fed 의장이 되면 통화정책이 많이 바뀔 것 같냐'고 물어본 이유는 전날 재닛 옐런 재무장관의 인터뷰 탓입니다. 이번 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차기 파월 의장을 지명할 것이란 관측이 강한 가운데, 옐런은 CBS '페이스 더 네이션' 프로그램에 출연해 '제롬 파월이 다시 지명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저는 파월 의장이 Fed를 운영하는 일, 특히 전염병이 닥쳤을 때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는 일을 아주 잘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바로 다음 말이었습니다. 옐런은 "그러나(But) 중요한 것은 바이든 대통령이 경험이 많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고, 다양한 후보자가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옐런은 지난 2014년 벤 버냉키 의장의 3연임을 저지하고 부의장에서 의장으로 선임이 됐었습니다. 지금 브레이너드가 비슷한 상황입니다. 도이치뱅크는 "4, 8, 12년 전 지금 시점에서는 누가 Fed를 이끌 의장이 될 것인지 발표가 됐었지만, 올해는 언제 그런 뉴스를 들을 수 있을지 조차 알 수 없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날 파월 의장의 재선임 문제와 함께 조 바이든 대통령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화상 정상회담이 저녁 7시 45분으로 예정되면서 시장에서는 전반적으로 관망세가 나타났습니다. 내일부터 Fed 인사들의 발언 및 월마트 홈디포 등 주요 유통업체들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점도 관망세에 힘을 실었습니다.
미·중 정상회담에서는 미국의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을 고려할 때 관세 인하가 논의될 것이란 기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양국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관세 문제가 풀릴 것 같지 않다는 분석이 더 많습니다.
그리고 이는 회담이 열리기 다섯 시간 전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의 말로 확인됐습니다. 사키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1조20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법안에 서명한 것과 관련해 "미국은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보다 더 많은 돈을 인프라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습니다. 양국의 경쟁은 앞으로도 뉴욕 증시에 환호보다는 긴장을 불러넣을 듯 합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