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사용 후 핵연료에서 추출한 플루토늄을 연료로 재활용하는 플루서멀 방식 원자력발전 도입을 본격 추진한다.

26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플루서멀 발전 도입에 동의하는 광역지방자치단체에 지원금을 주는 제도를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원전 재가동, 노후 원전의 폐로 등과 관련해 지자체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원자력발전시설 등 입지 지역 기반정비 지원 사업’에 플루서멀 발전 지원금을 추가할 계획이다.

플루서멀 발전은 사용 후 핵연료에서 추출한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섞어 가공한 혼합산화물(MOX)을 연료로 사용하는 원전 방식이다. 사용 후 핵연료를 재활용할 수 있어 일본 정부는 플루서멀 방식을 핵연료 재활용 정책의 하나로 지원해왔다. 각 원전의 사용 후 핵연료 저장 여력이 바닥난 데다 비축한 플루토늄으로 핵무기를 만들려는 것 아니냐는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일본은 46.1t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다. 원자폭탄 7000기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미국까지 압박에 나서자 일본은 2012년 플루토늄 보유량을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보유량을 줄이는 주요 방안이 플루토늄을 원료로 재활용하는 플루서멀 발전이다.

반면 원전이 있는 지자체는 플루서멀 방식의 도입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MOX를 사용하면 보통의 핵폐기물보다 훨씬 강한 방사능을 지닌 폐기물이 나온다는 이유에서다. 플루서멀 도입에 동의하는 지자체에 지원금을 주겠다는 일본 정부의 방침은 이 같은 반발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플루서멀 발전이 본격적으로 보급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이 방식을 운영하는 원전은 간사이전력의 다카하마원전 3·4호기 등 4기에 불과하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