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헤지펀드 운용사들이 올해 비상장기업에 대한 사모주식 투자로 막대한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헤지펀드 운용사들이 사모투자했던 비상장기업들이 올해 주식시장에 공모 데뷔하면서 운용사들이 최대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집계됐다. 블룸버그는 "비상장기업 투자는 지분을 비교적 저렴하게 사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내년에도 이 같은 투자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써드포인트를 이끄는 헤지펀드 매니저 댄 롭(사진)은 "기업 투자 단계에서 조기 진입을 통해 (추후 공모시장에서 인정받게 될 기업가치의 극히 일부분인) 엔트리 가격으로 우량기업들에 대한 소유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써드포인트의 경우 역외펀드를 통해 11월까지 25.7%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업스타트 센티넬원 리비안 등 비상장기업 투자 전략이 유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블룸버그는 "올들어 S&P500 지수가 28% 가까이 급등하는 등 주식시장이 호황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비상장기업 사모투자가 운용사들에 큰 수익을 안겨줬다는 것에 놀랄지도 모른다"면서 "그러나 급등락을 거듭한 주식시장에서 잘못 베팅하거나 폭발적인 단타 매매의 덫에 걸렸던 운용사들도 많았다는 점에서 사모투자가 각광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투자 실패 사례로 멜빈캐피털을 꼽았다. 멜빈캐피털은 올해 1월 게임스톱에 대해 대량 공매도에 나섰지만, '밈(Meme) 주식' 광풍으로 개인투자자들이 게임스톱 매입을 통해 주가를 끌어올리면서 한달새 자산이 반토막나는 수모를 겪었다. 멜빈캐피털의 운용자산은 1월 최저치에서 28.5% 가량 회복했지만, 11월 기준으로 여전히 마이너스 42%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 빅테크 주식에 투자했던 타이거글로벌 등도 중국 당국의 빅테크 기업 규제 리스크 등으로 인해 수익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1월 기준 수익률 상위권을 기록한 헤지펀드 운용사들로는 센베스트(75%), 임팔라(55.5%·12월23일 기준), SRS(46%) 등이 꼽혔다. 최저 수익률을 기록한 운용사에는 멜빈캐피털 외에 알파다인(-22%), 로코스(-25%) 등이 이름을 올렸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