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美 일자리, 시장 전망의 절반 수준…실업률은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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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한달 간 미국에서 일자리가 예상만큼 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신규 고용 증가세가 더뎠지만 실업률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기업들의 인력난을 반영했다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일자리 지표가 사실상 완전 고용을 가리키면서 올해 3월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마치고 기준 금리를 올리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는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 시간표는 예정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 노동부는 12월 비농업 고용 일자리 수가 전달 보다 19만9000개 늘었다고 7일 발표했다. 전문가 전망치인 42만2000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수치다.
같은 기간 실업률은 3.9%로 전문가 전망치인 4.1% 보다 낮았다. 미국의 노동 참여율은 61.9%로 큰 변화가 없었다. 지난해 노동 수요가 컸지만 기업들의 구인난이 지속됐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블룸버그통신은 평가했다.
이번 고용 지표는 코로나19 신종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영향은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오미크론 유행 후 매일 50만명씩 감염자가 보고되는 것을 고려하면 미국 경제 회복 속도가 늦어질 위험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이번 지표에서 제조업과 건설업 분야 고용은 모두 견고한 증가세를 보였다. 생산활동에 제약이 컸던 공장과 건설업체 등의 상황이 나아지기 시작할 것이란 신호라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Fed는 통화 정책의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물가와 고용 상황을 참고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그동안 물가상승률과 함께 노동부의 일자리 수 발표에 관심이 쏠렸던 이유다.
지난 5일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통해 Fed는 "앞서 예상했던 것보다 더 일찍 또는 더 빠르게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금리인상에 돌입하는 예상 시기는 올해 3월로 앞당겨졌다.
이날 발표된 고용지표가 Fed의 이런 결정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옐레나 술랴테바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실업률이 4% 미만으로 떨어졌다는 것은 경제 상황이 완전 고용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일자리 증가폭이 실망스럽지만 Fed는 금리 인상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알리안츠의 모하메드 엘 에리안 수석은 "Fed가 앞서 보낸 신호를 바꿀 만한 내용이 보고서엔 없다"고 했다. Fed가 예상대로 긴축 일정을 시작할 것이란 의미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