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완성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온라인 중고차 거래 시장에 뛰어든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성장한 중고차 시장에서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GM은 올여름께 온라인 중고차 거래 플랫폼 ‘카브라보’를 선보일 예정이다. GM 브랜드인 쉐보레·뷰익·GMC 딜러들이 보유한 차량과 자동차 금융 자회사 GM파이낸셜이 렌터카 업체 등에서 회수한 차량을 판매한다.

GM의 고급 브랜드 캐딜락은 자체 중고차 판매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GM 딜러들이 보유하고 있는 중고차 재고는 40만 대에 달한다. GM은 자사 차량뿐 아니라 다른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도 판매할 계획이다.

미국에선 신차보다 중고차 거래가 활발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에선 연간 4000만 대가량의 중고차가 판매된다. 트럭을 포함한 신차 판매량보다 두 배 많다. 중고차 시장은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신차 공급이 줄어들면서 중고차 가격이 급등해서다. GM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한 이유다.

스티브 칼라일 GM 북미 사장은 “중고차 시장은 지난 5년간 성장했고 경기침체에도 신차 시장보다 잘 버텼다”고 말했다.

GM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면서 새로운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최대 중고차 판매업체 카바나의 보유 차량은 5만5000여 대에 불과하다. 재고 기준으로 GM이 단숨에 1위로 올라선다는 뜻이다. 칼라일 사장은 “카브라보는 카바나 카맥스 등 기존 경쟁사보다 더 많은 대리점과 중고차 재고를 보유할예정”이라며 “카브라보는 이들과 경쟁하는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업체들은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카맥스 측은 “GM의 발표를 검토하고 있다”며 “카맥스가 앞으로도 업계를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